▲샬롬나비 제10회 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다. ⓒ하석수 기자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이 29일 오후 서울 백석대학교대학원 목양동 2층 세미나실에서 ‘대형교회와 소형교회의 상생’을 주제로 제10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개회예배에선 이윤재 목사(분당 한신교회)가 설교했고, 기조강연은 김영한 박사가 전했다. 이어 권문상 교수(웨신대), 고영수 목사(강소형교회네트워크 대표), 황금성 목사(부천 멋진교회)가 발제하고, 김승진 목사(가치와경영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발제자와 논평자들이 참여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대형화로만 가는 것은 성경 뜻과 어긋나”

‘탈성장 시대 교회의 새 패러다임: 영성공동체 교회’를 제목으로 기조강연한 김영한 박사는 “‘탈성장’은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하는 용어다. 첫째는 외적 변화의 요청이다. 성장지상주의의 청산을 도모하는 탈성장주의 기획은 교회 뿐 아니라 전(全) 지구적인 시대의 요청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함축되어 있다”며 “둘째는 내적 변화의 요청이다. 한국교회의 성장지상주의가 지나친 탓에 어떠한 대안적 기획도 불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대형교회 중심적인 내적 제도의 청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청산은 작은 교회를 요청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작은 교회는 규모가 작고 자원이 부족하지만 대형교회가 가질 수 없는 요소를 가질 수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작은 교회는 더 소통적이며 덜 배타적이다. 또한 작은 교회는 자기 소유의 공간을 가질 수 없기에, 목사의 공간과 평신도 공간의 이분화를 특징으로 하는 전형적인 교회 공간을 실현시킬 수 없다. 때문에 목사와 평신도는 소통적이며 친화적 성격이 더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저(低)성장 내지 탈(脫)성장 시대에 교회의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며 “그것은 교회가 오늘날 영성공동체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특징을 ①하나님 말씀과 성령의 역동적 지배 ②수도원적 영성의 비판적 계승 ③공동체성 회복 ④지역 생명망으로서 교회 ⑤개교회주의와의 결별 ⑥최소한의 운용 ⑦친환경성 ⑧타인에 대한 헌신이나 돌봄의 윤리 ⑨영성을 살리고 지역사회에 참여하는 교회로 꼽았다.

그는 특히 “작은 교회에 대해 좀 더 성경적·신학적·목회적으로 접근하고, 체계적으로 사역자들을 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배당이라는 건물, 개별 교회와 교단이라는 조직 등에 너무 얽매여서 대형화의 길로만 나아가는 것은 성경의 원래 뜻과는 어긋난다. ‘강소형교회’(Small but Strong Church)는 미래 목회의 대안일 수 있다”고 했다.

김 박사는 “강소형교회는 80~150명 정도의 ‘작지만 강한 교회’를 말한다. 교회를 개척해 설립하는 시기부터 대형교회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이 ‘강소형교회’를 꿈꾸며 세워나가는 것”이라며 “따라서 강소형교회를 세우기 원하는 목회자들은, 자신들의 교회에 어떤 부분들이 부족한가를 깨달아서 약한 부분을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 ‘분명한 목회 비전’을 세워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작은 교회가 살아야 한국교회는 탈성장 시대에 진정한 활로를 찾을 수 있다. 교회는 정말로 해야 할 의미 있는 일, 영원이란 관점에서 남는 몇 가지 일에 모든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며 “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예배와 소그룹(교제), 봉사(선교)다. 교회는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알고, 사랑해야 한다. 소그룹 활동으로 성도 간 깊은 관계(코이노니아) 속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해야 한다. 봉사(선교)를 통해 하나님과 이웃 간의 참된 관계를 확장해야 한다. 이런 핵심 사항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교회는 단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탈성장 시대 교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영성공동체로서의 교회”라며 “교회의 생명은 그리스도의 생명을 지닌 성도들의 영적·정신적·사회적 교제로서의 공동체적 연결에 있다. 말씀과 성령이 역동적으로 역사하는 공동체가 영성공동체다. 교단들을 가로지르는 ‘작은 교회 간 연합’이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김영한 박사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하석수 기자

“어느 한 교회도 다른 둘 이상의 교회보다 크지 않아”

이어 권문상 교수는 ‘대형교회와 소형교회의 상생의 신학적 원리와 실제’를 제목으로 한 발표에서 “교회들은 대형이든 중형이든 소형이든 관계 없이, 한 그리스도의 교회 안에 그 정체성이 확보된다는 ‘일체론적 삼위 하나님’ 이해를 따르는 ‘하나의’ 교회론을 인식해야 한다”며 “각 교회는 전체 교회이다. 각 교회는 다른 교회들 안에서 교회로서의 진정성을 확립한다. 어느 한 교회도 다른 둘 이상의 교회보다 크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대형교회는 소형교회들의 ‘부도’를 막을 책임이 있다”고 했다.

권 교수는 “또한 삼위 하나님이 상호의존적 존재이지만 각기 자유로운 존재이듯이, 각각의 교회는 상호 존중하는 가운데 자립에의 의지를 가져야 한다”면서 “각 교회는 자유로운 하나님의 교회이기 때문이다. 사랑 안에서 서로 섬김으로 형제애를 가지고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도움만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이런 의미에서 소형교회는 나름대로 ‘소신’과 철학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영수 목사는 ‘대형교회와 소형교회의 동반성장의 실천적 원리’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고 목사는 “동반성장은 단순히 한국 기독교가 위기를 맞게 되어 그 탈출구로 외치는 일시적 구호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는 성경이, 그리고 목회 현장에서의 경험이 가르쳐 주고 있는 목회의 실천적 원리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중·대형교회 목회자들의 ‘인식과 관점의 변화’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 목사는 성공적 동반성장을 위한 실제적 대안 중 하나로 ‘훈련된 평신도 파송’을 들기도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중·대형교회가 훈련된 평신도 가정을 몇 가정씩 묶어, 자립할 때까지 파송해 소형교회를 섬기게 해 주는 일”이라며 “이러한 방식은 소형교회들이 힘 있는 예배를 드리게 하고, 새로 온 성도들을 쉽게 등록 및 정착하게 하며, 교회의 사역에 탄력을 붙게 한다. 또 소형교회의 재정적 어려움에도 실제적 도움이 된다”고 했다.

끝으로 ‘숲을 이루는 교회’를 제목으로 발표한 황금성 목사는 경기도 부천에 있는 참된교회(담임 장창진 목사)의 교회 분립 및 개척 사례를 주로 소개하며, 대형-소형교회 상생의 길을 제시했다. 황 목사가 담임하는 멋진교회 역시 참된교회에서 25번째 분립한 교회다.

황 목사는 “참된교회는 25년 동안 51개의 교회를 개척 혹은 분립했다. 이것은 초대 담임이었던 박창하 목사의 목회 철학에서 비롯됐다”며 “참된교회에 부임한 부목사들은 2~3년 동안 목회 실무를 익히고, 바로 분립·개척의 사명을 받는다. 참된교회는 초기에 교인 20~30명과 함께 재정을 (분립·개척한 교회에) 지원했다. 넉넉한 지원은 아니었지만 모두 교회 개척 초기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서, 어느덧 부천 지역에 참된교회의 분립 교회들로 숲을 이루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