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 언론대책위원회 정기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예장 통합(총회장 정영택 목사) 언론홍보대책위원회(위원장 이종윤 목사) 정기포럼이 28일 오후 서울 여전도회관에서 열렸다. 조현 기자(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가 주제강연을, 이홍정 목사(예장 통합 사무총장)와 박진규 교수(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권용식 목사(홍보협력소위원장)가 발제를 했다.

‘한국교회와 언론과의 바람직한 소통은 어떻게 하는가?’를 제목으로 주제강연한 조현 기자는 “종교매체가 아닌 일반매체는 한 종교만을 다루지 않는다. 따라서 사회적인 시각과 상식에 기초한다”며 “그러므로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늘었다면, 이는 기독교에 대한 사회 일반 대중의 부정적인 시각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조 기자는 한국교회가 △호감 △신뢰 △선구자 △민족 △에티켓을 잃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 기독교가 착근에 성공한 것은 탁월한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온 이유도 크지만, 이 땅의 내적인 원인이 더욱 크다”며 “구한말 선각자들이 기독교를 선택한 원인은 기독교 자체에서보다 그 사대와 사회, 기존 종교의 실상에서 찾는 게 더 정확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만약 우리 사회가 외세에 나라를 잃지 않고, 전쟁의 참화에 빠지지 않은 채 안정돼 있었고, 기존 종교들이 제 구실을 했다면 기독교가 매우 빠르게 착근에 성공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민초들에게 부정의한 기존 종교와는 달리 평등한 모습으로 다가왔던 기독교가 호응을 받았다는 사실과 함께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민족을 살릴 선각자들이 기독교를 민족 변혁의 기재로 선택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 기자는 “이들 선각자는 나라 잃고 떠돌던 유대인들이 신앙심으로 뭉쳐 애굽을 탈출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을 향해 가는 구약에 크게 고무됐다”며 “유대인들과 우리 민족의 고난은 매우 유사했기에, 이들의 신앙이 우리 민족에게 큰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유대인들처럼 이들 또한 신앙과 민족 구원은 둘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김약연·이승훈처럼 이 땅의 민족운동과 교육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선지자들 뿐 아니라 호남의 이세종-이현필-최흥종-손양원 등으로 이어지는 영성의 맥은, 천주교 2천 년 역사가 자랑하는 프란치스코 성인이나 베네딕토 성인 못지 않다”며 “그러나 한국 기독교에선 이들의 존재조차 대부분 모른다”고 했다.

조 기자는 “그러면서 여전히 미국의 신학교는 한국의 신학생들이 아니면 운영이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며 “그 정도로 다른 나라의 인물과 사상에 학구열을 불태우면서, 정작 이 나라의 가장 척박한 상황에서 순교를 당하면서 나라도 없는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나라운동을 전개한 선지자·영성가들을 도외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따라서 한국 기독교는 자신들이 가장 자랑으로 내세울 만한 선구자들과 전통을 스스로 버려, 내세울 게 오직 건물을 크게 지은 목회자들밖에 없는, 지극히 종교답지 않은 세속적인 모습만을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다”며 “이에 따라 상징으로 내세운 인물들이 비리나 추문에 얽혀 한국교회 전체의 이미지가 먹칠을 당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조 기자는 “교회 밖의 사람들과 사회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상식적인 사회 언어를 잃어버린 것도, 한국교회의 호감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라며 “20세기 초기부터 학교와 병원을 지어 대중들과 소통하고 YMCA 등을 통해 시민의식을 교육시켜 오며 민주의식을 싹틔워 준 한국 기독교가, 이렇게 대중과 소통이 막혀 ‘개독’이라는 비판까지 받을 지경에 왔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포럼에서 통합 언론홍보대책위 위원들이 인사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어 ‘총회의 언론홍보 정책의 선교적 지향’을 제목으로 발표한 이홍정 목사는 “진실 전달은 기독교 언론 홍보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기독교 언론 홍보는 필연적으로 진실에 대한 해석의 과정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전달자와 수신자 모두가 진실의 해석자”라고 했다.

이 목사는 또 “‘본래적 진실’과 ‘전달자와 수신자에 의해 해석된 진실’ 사이에 생기는 격차는, 기독교 언론 홍보가 지닐 수밖에 없는 당연한 한계”라며 “다만 이 한계를 극대화시키는, 의도된 진실 왜곡이 문제다. 진실을 왜곡시키는 많은 비본질적 동기들이 돈과 권력, 명예를 추구하는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따라서 비본질적 동기에 의해 뒤틀린 기독교 언론 홍보에 의한 진실의 왜곡도, 그 왜곡된 진실에 대한 교정도, 그 근본에는 존재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독교 언론 홍보는 영적-수직적 차원의 생명망 강화를 위해 한국교회가 복음에 대한 전인적 이해를 하도록 도와야 한다”며 “파편적이고 부분적인 복음 이해로는 지속가능성의 사상적 토대를 형성할 수 없다. 또한 기독교 언론 홍보는 한국교회가 수평적 의사소통구조를 강화하고 교회와 사회의 정치 문화를 쇄신하며, 평신도를 삶의 현장의 사도로 동력화시켜 나가도록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그는 “기독교 언론 홍보는 성문 밖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의 부름에 응답하며 평등과 해방을 지향하는, 메시아적이며 예언자적인 소통이어야 한다”면서 “복음의 관점에서 대사회 문제에 대해 응답할 때, 정치적 처세가 아니라 이 시대의 고통받는 사람들을 당파적으로 편드는 메시지, 그러나 거기에 멈추지 않고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하나님 안에 있는 치유와 화해의 은총 아래로 초대하는 메시지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