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구호 김찬호 총재. 그는 최근 지진 피해를 입은 네팔에서 구호활동을 펼치고 돌아왔다. 김 총재는 “어려움에 처한 네팔인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고영웅 기자

네팔에서 발생한 강한 지진으로 많은 수의 사상자가 생기면서, 전 세계적 도움의 손길이 네팔로 향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여러 단체와 개인들이 구호에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구호개발기구(NGO)인 ‘한국재난구호’ 역시 최근 현지로 날아가 의약품과 생필품 등을 전달하며 이에 동참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김찬호 총재(해동종합건설 회장)가 있다.

기업인으로 ‘사회공헌’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던 그는, 지난해 초 한국재난구호 총재로 취임했다. 각종 사업과 이로 인한 업무로 인해 바쁜 나날을 보내는 그이지만, 더불어 사는 사회인 만큼 이웃들에 대한 책임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한국재난구호 총재 자리를 수락했다.

그리고 얼마 전 김 총재는 한국재난구호 조성래 이사장 등과 함께 네팔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펼치고 돌아왔다. 기업 회장으로서 며칠씩 자리를 비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네팔, 무엇보다 사랑의 보살핌이 절실한 네팔 어린이들이 마음이 걸려, 하던 일을 내려놓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찬호 총재가 네팔 현지에서 구호식량을 나르고 있다. ⓒ한국재난구호 제공

“아내가 독실한 크리스천이라 그런지, 제가 네팔로 떠난다고 했을 때 반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족들보다 오히려 주변 지인들이 절 말리더군요. 위험할 수 있다고. 기업의 회장이 잘못되면 회사는 어떻게 하느냐면서. 스스로도 좀 망설인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려움에 처한 네팔인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다녀오게 된 거죠. 가길 잘한 것 같아요.”

네팔에 도착했을 때, 그는 생각보다 지진 피해가 더 큰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흙으로 지은 집들은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내렸고, 네팔인들은 다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지진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었다고. 김 총재는 “우리가 갔던 지역에서도 많은 이들이 지진으로 목숨을 잃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이곳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최선을 다해 이들을 도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그 때부터 김 총재와 조 이사장 등은 수도 카트만두와 그 외 여러 지역을 오가며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어려움에 처한 네팔인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더했다. 그런 과정에서 자칫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무사히 구호활동을 마칠 수 있었다.

“한번은 구호식량을 전달하기 위해 어느 지역에 갔더니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어서, 그곳 사람들이 무려 5시간을 걸어 식량을 받을 수 있는 곳까지 나온 일이 있었습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하지만 그렇게라도 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했죠. 또 어느 마을에 들러 그곳 주민들에게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주었는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작은 것에 행복해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제가 더 기쁘기도 했습니다. 이번 네팔 구호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된 것 같아요.”

▲한국재난구호 김찬호 총재(맨 오른쪽)와 조성래 이사장(왼쪽 두 번째)이 네팔 현지에서 구호식량을 나르고 있다. ⓒ한국재난구호 제공

이를 계기로 사회적 책임에 대한 그의 생각도 더욱 더 단단해졌다. 그는 “그 동안 사업을 일구며 하루하루 정신없이 보냈는데, 이제 주변을 돌아보면서 좋은 일을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며 “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들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국재단구호 조성래 이사장도 “이번에 총재님과 함께 네팔에 다녀오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그 중 하나는 여전히 이 세상에는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고, 이를 위해 우리가 더욱 더 뛰고 달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주님께서 그렇게 하셨던 것처럼, 굶주리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 사랑을 전하는 일에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995년 설립된 한국재난구호는,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내외에서 구호개발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국가와 민족·종교·이념의 벽을 넘어, 재난이 발생한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긴급구호활동을 펼치는 등 피해를 입은 이들의 생존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