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콥선교회 주최 ‘세계교회 영적 동맹을 위한 제3회 국제 콘퍼런스’가 ‘세계 선교를 위한 글로벌 연대와 협력(Global Alliance and Cooperation for World Mission)을 주제로 20일 BTJ열방센터에서 개막했다. 이 콘퍼런스에는 국내외 목회자들과 선교사들 2400여 명이 참석했다.

‘세계·사람·동역자·자신·하나님’ 보는 눈과 마음 변화해야

▲김명혁 목사가 강연하고 있다. ⓒ인터콥 제공

첫 주제강연에는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가 나섰다. 김 목사는 “연대와 협력은 세계 선교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역사적 안목과 초문화적 경험이 부족한 한국교회 선교에 있어서는 더욱더 그렇다”며 “한국교회는 세계와 사람, 동역자와 자신, 하나님을 각각 바라보는 눈과 마음이 변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먼저 ‘세계를 바라보는 눈과 마음의 변화’에 대해 김명혁 목사는 “세계를 정복의 대상으로 볼 때, 세계 선교에 있어 연대와 협력은 불가능하다”며 “세계화는 세계를 정복의 대상으로 보는 정책이나 자세가 아니라 섬김과 아울러 함께 사는 삶의 대상으로 보는 자세이다. 마찬가지로 세계화 시대의 세계 선교는 북한이나 무슬림권 등을 정복의 대상이 아닌, 섬김과 함께 사는 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아무리 하나님을 사랑하고 복음을 사랑하는 열정이 뜨겁다 할지라도, 북한을 미워하고 일본을 질투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무시하는 눈과 마음을 가지고 있는 한, 동북아시아에 있어 선교의 연대와 협력은 이룰 수 없다”며 “우리는 이사야 19장 23-25절에서 이러한 우리의 생각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하나님의 높고 넓은 생각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사람을 바라보는 눈과 마음’도 마찬가지로, 현지 사람들을 정복과 지배의 대상이자 하나의 노획물과 전리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품고 섬겨야 한다. ‘선교의 동역자들’에 대해서도 귀하게 여기며 바라보는 따뜻한 눈과 마음을 갖고, 하나님께서 당신의 구원 사역을 이루시기 위해 나 혼자 뿐 아니라 사역의 동역자들을 붙여 주시고 현지 사역자들을 일으켜 주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김 목사는 “연대와 협력선교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선교사 자신일 수 있는데, 이는 선교 뿐 아니라 목회와 모든 사역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자기를 가장 중요하고 필요하고 유능하게 보기 때문에, 즉 자기를 과대평가하기 때문에 협력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을 바울처럼 극도로 비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협력에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자기를 하나님이 구속 사역을 이루시기 위해 택하여 사용하는 ‘충성된 머슴’의 한 사람이라고 보는 긍정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명혁 목사는 “현실적으로 한국교회의 협력과 연합 가능성을 어둡게 보면서도, 세계 선교에 있어 연대와 협력의 가능성은 조금 더 밝게 보고 싶다”며 “오직 기도의 무릎을 꿇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하늘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주님 맡기신 일을 이뤄가는 선교사들이, 교회나 교단이라는 조직체에 매여 있는 사람들보다 쉽게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여러분들을 통해 세계 선교의 연대와 협력이 보다 잘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파키스탄, 선교하기 좋은 곳…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첫날 오후 국가별 첫 발제자로 나선 파키스탄 올리버(Oliver) 목사는 “파키스탄에는 많은 핍박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교회가 일어나고 있다”며 “파키스탄 사람들은 지금 진리를 찾아 헤매고 있으며, 누군가 그들에게 진리를 전한다면 그리스도에게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 파키스탄 국기를 향해 두 손을 들고 기도하고 있다. 이는 올리버 목사가 강연 후 “파키스탄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상주=류재광 기자

올리버 목사는 “파키스탄에는 인도와 분리되기 전부터 기독교가 뿌리내리고 있었고, 잘 알려진 윌리엄 캐리(William Carey) 이후 많은 선교사들이 이곳을 찾아 많은 열매를 거뒀다”며 “그러나 국경이 나뉜 뒤 영국에서 온 선교사들은 모두 떠났고, 성숙하지 못한 성도들이 혼란을 겪으면서 교회의 암흑기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재자들은 기독교인들과 선교사들이 보유한 부동산을 몰수했고, 무슬림들에 의해 암살당하기도 하면서 우리는 공포를 느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많은 선교사들의 용기와 노력으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며 “이런 선교 정신이 바로 기독교의 본질이라 생각한다. 파키스탄 기독교인들에게 바로 이러한 정신이 전해지면서, 현지에 부흥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현지에서 일어난 ‘기적’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하루는 기독교 서점에 무슬림 자살폭탄테러범이 찾아왔는데, 하나님께서 그 서점 주인인 목사님께 지혜를 주셨다. 목사님은 테러범에게 ‘마지막 소원 하나만 들어 달라’며 고린도전서 13장이 쓰여 있는 ‘차트’를 읽어볼 것을 권했고, 테러범은 말씀을 읽은 후 마음이 바뀌어 그냥 떠났다”고 했다. 또 “테러범이 말씀을 읽는 동안 ‘어둠의 권세’에서 놓였고, 1주일 뒤 돌아와 ‘예수님을 꿈에서 만났다. 그분이 내 인생을 바꿨다. 내게 성경을 달라. 내가 속한 조직원들이 날 죽이려 하지만, 죽기 전에 예수님을 더 알기 원한다’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올리버 목사는 “파키스탄은 선교하기 매우 좋은 곳이니, 두려워하지 마시고 오셔서 복음을 전한다면 큰 수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미전도종족의 1/3 가량이 파키스탄에 있다. 우리는 이제까지 ‘종족’이라는 벽 안에 갇혀 있었지만, 이제 열방으로 나아갈 것이다. 파키스탄 교계는 오는 2030년까지 9만 명의 선교사 파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위일체 하나님, ‘모든 민족으로’ 강조… ‘하나님의 나라’ 완성과 연관

첫날 밤 최바울 선교사(인터콥 본부장)는 ‘하나님의 나라(The Kingdom of God)’를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하나님의 나라는 신약성경에 100회 이상 나타나고, 복음서의 중심 주제이자 예수님 메시지의 중심이었다”며 “예수님은 첫 번째 메시지부터 ‘천국(Kingdom of Heavern)’을 말씀하신 데 이어, 구원에 대해 말씀하실 때도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가 없다(요 3:5)’, 기도에 대해 가르쳐 달라는 제자들의 요구에도 서두에 ‘주의 나라가 임하옵시며’가 자리했고, 부활 이후에도 ‘하나님의 나라(행 1:3)’를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최 선교사는 “이렇듯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반복적으로 가르치셨음에도, 제자들은 여전히 유대 민족주의를 극복하지 못한 채 ‘이스라엘 나라’의 회복에 대한 관심(행 1:6)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에 대해 예수님은 ‘땅끝까지 증인이 되라(행 1:8)’고 말씀하심으로써 ‘모든 민족’을 향해 비전을 갖고 나아가라고 하셨다. 그러므로 성도들과 교회는 민족주의를 넘어서,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오순절 성령강림을 설명하면서 “불과 바람으로 임하신 성령의 권능, 기름부으심, 치유, 카리스마적 은사, 성령의 열매 등을 말하면서도 ‘선교’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커다란 오류”라며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은 십자가 죽으심과 부활, 승천으로 이어지는 메시아적 구속사의 사건인 동시에 모든 민족을 향한 성령의 사역이 불과 바람과 권능으로 전개되는 종말론적 사건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바울 선교사는 둘째 날 밤에도 ‘언약신학과 선교언약(Covenant Theology and the Covenant of Mission)’이라는 주제로 메시지를 증거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예수님이 이스라엘에 오신 목적은 엄밀히 말해 온 세상을 향한 그분의 선교언약 때문이었다”며 “선교언약은 구약과 신약 시대에 통일성과 연속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점진적으로 뚜렷해지고 명백해진다”는 내용을 전할 예정이다.

미전도종족 복음화 위한 복음주의 세계교회 영적 동맹의 장

주최측은 이번 콘퍼런스에 대해 “세계교회 지도자들 및 목회자들 간 교류와 교제를 통해 한국교회의 국제화 및 리더십 강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또 ‘10/40창’ 미전도종족의 복음화를 위한 복음주의 세계교회의 영적 동맹을 견고히 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주요 강사로 국내에서는 김명혁 목사 외에 김상복 목사(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김재성 박사(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김승동 목사(구미상모교회), 노봉린 박사(하와이국제신학교 총장), 한정국 목사(KWMA 사무총장) 등이, 해외에서는 데이비드 아일랜드 목사(뉴저지 Christ Church USA), 조엘 호건 목사(CRC교단 선교부 총재), 조지 호스니 박사(Horizons International 대표), 토마스 케네스 목사(뉴저지 Calvary Temple) 등이 각각 나선다. 이 외에 중동, 터키,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등 10/40창 교회 지도자들이 현지 상황을 나눌 예정이다.

인터콥선교회는 “세계는 갈수록 어두워지고, 많은 교회들이 시대의 도전 앞에 점점 무력해지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신실한 세계교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일어나 영적으로 연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한국교회 곳곳에는 아직도 오직 복음의 능력으로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진정한 복음주의자들이 남아 있다”며 “죽기를 각오한, 주님의 충성된 제자들과 교회들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는 완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2년 제1회 글로벌 얼라이언스 국제콘퍼런스는 중국, 아랍, 인도, 파키스탄, 중앙아시아, 일본, 한국의 목회자 700여 명이 모여 시작됐으며, 세계선교 완성을 위한 각 민족교회의 역할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나누며 연대할 것을 결의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