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합감리교회 로고.

미 연합감리교회(UMC)가 동성애에 대한 새로운 논의 과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UMC의 언론 담당자인 히스 한(Heath Hahn)은 “‘단체식별과정’(Group Discernment Process)이라고 불리는 안을 제안했다. 이 안에 의하면, 성(性)과 관련해 한 번 기각된 모든 청원은 입법위원회로 올 수 없다. 대신 864명의 대표들이 15명 이하의 소규모 그룹에서 청원들을 검토하게 된다”고 말했다. 총회는 교단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그는 “위원회는 지역·인종·언어·성·나이별 다양성을 가지며, 사제들과 평신도로 구성돼 있다. 또한 각각의 소규모 그룹에 청원 추천을 요청하고, 회원들은 추천서를 검토하고 서명할 기회를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위원회 회원들은 논쟁에 있어서 보다 온건한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히스 한은 “우리의 목표는 ‘중도의 목소리’를 끌어내는 것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동성애과 관련해 입법위원회에 서명하지 않으면서, 논쟁이 시작되면 말하지 않는다. 동성애에 대해 다양한 신학적 견해를 가진 위원회 회원들은, 과정 중에 특정한 결과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전했다.

UMC는 규례서에 ‘동성애’는 “기독교의 가르침과 양립할 수 없다”고 기록돼 있으며, 더 나아가 ‘결혼’을 “한 남성과 한 여성 간의 연합”으로 정의하고, 사제들이 동성결혼을 주례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독신인 동성애자에게는 성직 안수를 허용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연합감리교회는 이 같은 방침을 유지해야 하는지 여부를 논의해 왔으며, 일각에서는 규례서를 변경하기 위한 로비도 했다. 지난 2012년 총회에서 ‘양립할 수 없다’(incompatible)를 ‘서로 다름을 인정한다’(agree to disagree)로 바꾸는 수정안이 제시됐으나,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규례서의 단어 사용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면서, 연합감리교회가 신학적 견해 차이로 분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종교와민주주의연구소에서 연합감리회 행동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존 롬페리스(John Lomperis) 박사는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세부적인 계획이 마무리되고 공식화될 때 충분한 의견을 개진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진실된 대화는 상대방에게 실제로 귀를 기울이는 데 있어서 쌍방의 관심을 필요로 한다. 우리 교회는 결혼과 성적 절제에 대한 성경적·역사적, 그리고 교단의 공식적인 가르침에서 떨어진 소수들의 커다란 목소리를 듣고 이를 수용하고자 많은 애를 썼다. 그러나 UMC의 많은 활동가들은 단순히 성경, 교회, 이 문제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사실에는 관심이 없음을 분명하게 드러냈다”며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UMC 총회는 매 4년마다 진행되며, 차기는 2016년 5월 10~20일까지 오레곤 포틀랜드에서 열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