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사진)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메시지를 발표했다.

양 대표회장은 이 메시지에서 “하나님의 창조하신 것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이 가정”이라며 “그러나 오늘날 하나님의 아름다운 창조물인 가정이 마구 파괴되고 해체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기장 기초적인 단위가 바로 가정이다. 가정이 병들면 사회를 건강하게 지탱할 수 없다”면서 “국가와 사회, 가정 모두 하나님이 세워주시고 지켜주셔야만 평안을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치인과 경제인은 각자의 자리에서, 또 종교인은 종교인의 위치를 자각하고 내가 아닌 이타주의를 실현해 나감으로써 상처난 이 나라와 사회, 가정을 치유하는 데 앞장서주시기를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메시지 전문.

가정의 달 메시지

신록이 우거져 가는 5월에 하나님의 평강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5월은 가정의 달로 불립니다. 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 18일 성년의 날 등 가정의 참된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날들이 연이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창조하신 것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이 가정입니다. 하나님은 아담을 창조하신 후 혼자 지내는 것을 좋지 않게 보시고 하와를 지으셨습니다. 그리고 “보기 좋았더라” 하시며 창조의 마침표를 찍으셨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하나님의 아름다운 창조물인 가정이 마구 파괴되고 해체되고 있습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미래의 충격’에서, 가족은 깨어져 나가고 새로운 방법으로 다시 모이게 될 것이라면서 태아를 사거나 아기를 사는 상점이 생겨날 것이라는 충격적인 예견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한 산업화시기를 거쳐 모든 것이 풍요로운 정보화, 도시화,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물질이 정신보다 우위에 있고, 경제가치가 도덕관념을 무너뜨리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인 사랑과 박애, 평화를 추구하는 노력은 훼손되고 개인의 경제적인 이익 실현을 목표로 무한경쟁에 내몰리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우리의 전통적인 가정의 모습은 효와 화목입니다. 그러나 가정에서 부모들은 부모대로 자녀들은 자녀들대로 개인적인 욕구 충족에 사로잡혀 가족간의 대화와 교감이 단절되고 그로 인한 가정 해체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젊은이들의 결혼 포기와 자녀 출산 기피 풍조는 이미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 사회의 기장 기초적인 단위가 바로 가정입니다. 가정이 병들면 사회를 건강하게 지탱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지난 2월 헌법재판소가 간통죄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한 가정을 파탄에 빠지게 하는 간통이라는 범죄에 대해 더 이상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은 가정이 깨지든 말든 국가가 상관하지 않겠다는 포기선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사회가 변했다한들 간통은 윤리적, 성적 살인행위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국가가 파렴치한 개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선량한 개인과 건강한 가정을 파괴해도 괜찮다는 것입니까?

인권을 가장한 저속한 시대조류가 우리 사회를 심각하게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얼마 전 오는 6월 9일 서울광장에서 동성애축제를 개최하도록 허락했습니다. 동성애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역하는 크나큰 범죄행위입니다. 만일 우리 사회가 성소수자의 인권에 연연하여 동성애의 확산을 막지 못할 경우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인간의 존엄성은 파괴되고, 대한민국은 음란한 욕구 발산에 사로잡힌 퇴폐문화가 판을 치게 될 것입니다.

저는 박원순 시장에게 음란퇴폐 동성애 축제를 취소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허락한 사항이라 취소할 수 없다는 실망스런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은 성소수자들의 인권만 중요하고 그들로 인하여 파괴될 우리 사회의 건전한 성 윤리와 도덕적 가치 규범, 더 나아가 청소년에게 미칠 해악은 안중에도 없다는 말입니까? 누가 그를 서울시장으로 뽑아주었습니까? 서울시민입니까? 성도착 동성애자들입니까?

이뿐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추악한 정치스캔들로 나라가 온통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때 잘나가던 사업가요 정치인이었던 사람이 과거 정권에 연루돼 검찰수사를 받던 중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그는 교회 장로로 지역에서는 장학재단을 설립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인재를 키우는 존경받는 지도자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삶의 이면은 그리 깨끗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후 현 정권에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를 받들어 개혁 사정의 날을 세웠던 이완구 전 총리가 취임 70일 만에 불명예스럽게 사퇴했습니다. 현직 총리가 부패 스캔들의 한가운데 놓인 것 자체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었지만 그의 발목을 잡은 결정적인 원인은 그의 잦은 말 바꾸기, 즉 거짓말이었습니다. 이 총리의 사퇴 과정은 도덕성과 정직성이 결여된 공직자에 대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민들은 언제부터인가 정치인들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홍보수석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지만 국민들의 마음에 그 진심이 와 닿지 않고 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렇다고 야당의 편을 들지도 않습니다. 이번 사건이 지금 야당이 과거 여당이던 시절과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은 거짓에 중독된 탐욕스런 지도층에 나라를 맡겨도 되는 것인지, 이러다 대한민국이 침몰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엊그제 전국 4군데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여당은 3개 의석을 얻고 승리했으나 그 결과만 놓고 국민의 마음을 얻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야당은 선거 호재에도 불구하고 여당을 견제하는 대안세력으로서 또다시 역부족을 드러냈습니다. 선거 결과가 어떠하든 상처를 입는 것은 국민입니다. 대통령과 정부, 여야 정치인들이 국민을 걱정하는 게 아니고 거꾸로 국민이 대통령과 정부, 정치인들의 장래를 걱정해야 하는 작금의 상황이 바로 오늘의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말해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성경에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경성함이 헛되도다”(시 127: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국가와 사회, 가정 모두 하나님이 세워주시고 지켜주셔야만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정치인과 경제인은 각자의 자리에서, 또 종교인은 종교인의 위치를 자각하고 내가 아닌 이타주의를 실현해 나감으로써 상처난 이 나라와 사회, 가정을 치유하는 데 앞장서주시기를 호소합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대한민국이 거짓과 탐욕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되고 오늘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함으로 국민 모두가 잘 사는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2015년 5월 1일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양병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