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얼마 전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나무 막대기로 손자를 때려 숨지게 한 할머니가 경찰에 붙잡힌 사건이었다. 51세의 할머니가 겨우 아홉 살의 손자를,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허벅지와 종아리 머리 등을 막대기로 때려서 숨지게 했다. 모자이크 처리된 화면으로도 선명히 보이는, 아이의 온 몸은 시커먼 매 자국으로 살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경찰 조사 결과 거짓말을 한 손자에게 화가 났던 할머니는, 손자를 체벌 한 이후에도 이틀 동안 밥을 굶기며 벌을 세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 손자의 사인은 다발성 타박상에 의한 쇼크사로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이었으며, 막대기로 계속 가격해서 피하출혈이 일어났다고 했다.

가끔 부모나 친족에 의한 학대가 살해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엄마가 자신이 낳은 자식을 때려서 죽이거나 계모가 전처의 아이 둘을 잔인하게 학대하고 살해하는 등의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뭐라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가슴이 아프다. 

무자비한 폭력과 타인에게 큰 고통을 주는 행위가 남성에게도 일어나고, 그 폭력의 결과 또 다른 가해자가 생겨나는 것을 보고 있다. 그런데 여성의 분노와 폭력은 한 서린 잔인성을 드러내고 있다.  

여성이 엄마나 할머니의 이름으로 가하는 폭력과 상처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분노가 조절되지 않는 심리적 문제를 분노조절장애라고 하는데, 이것은 우울증과 연관이 있고, 우울증은 치유되지 않은 상처의 문제이다. 

핵폭탄 같은 분노를 품고 있는 우울증이 타인을 살해한다는 것을 아는가. 분노를 폭발시키며 조절이 되지 않는 여성들은, 깊은 상처를 해결하지 못한 채 슬픔을 안고 살아온 것이다. 슬픔이 외로움이 되고, 허무를 부르고, 분노가 되어 누군가를 죽이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들의 마음 건강이 중요하다. 여성들의 깊은 상처는 어느 나라에서든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유교 사상이 아직도 남아 있는 우리나라에서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두 배 세 배 노력해야 살아남는다. 어린 시절과 더불어 현재도 상처를 받고 있는 여성들은, 슬픔이 커지고 분노도 덩달아 커지게 된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살아야 하는 가장인 여성들은, 돈에 대한 상처와 불안이 커서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아홉 살 손자를 그토록 무참히 때려서 죽게 한 비정한 할머니도, 손자가 돈을 훔쳤다는 이유로 죽음을 부르는 체벌을 한 것이었다. 가난하고 상처가 많은 여성에게 돈은 분노가 되고, 불안이 되고 또다시 슬픔이 된다.

나는 그 할머니가 죽은 손자를 보면서 애통해했다고 믿는다. 그제야 정신을 차려, 죽은 손자를 보며 자신의 잘못을 참회했다고 믿고 싶다. 자신의 분노가 얼마나 끔찍한 참상을 불렀는지, 크나큰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이제 손자는 다시는 곁에서 볼 수 없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우리는 너무 늦지 말아야 한다. 분노가 조절되지 않는 슬픈 여성들은, 너무 늦지 않게 지금이라도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분석하고 알아차려야 한다. 슬픔을 치유받아야 분노가 생기지 않는다. 치유되지 않은 슬픔은 외로움과 함께 계속되는 분노를 불러일으켜서 자신과 타인을 죽인다. 

당신의 슬픔이 어디에서부터 왔는가를 살펴보자. 다섯 살 때부터 왔는가, 혹은 사춘기 무렵부터였는가? 아니면 결혼 이후 남편이 준 상처 때문에 온 것인가?

슬픔을 치유하자. 성경에는 우리가 다시는 눈물이 없고 슬픔이 없는 삶을 살게 되리라는 말씀이 새겨져 있다. 치유가 되어야 슬픔이 사라진다. 살아가는 동안 또 다른 슬픔이 생길지라도, 이미 생긴 슬픔이 영혼을 물들여 파괴적인 분노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성인 나와 당신, 내면에 가득 찬 슬픔을 치유의 강물에 흘려보내자. 누구나 슬픔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무의식에 자리잡을 수 있다. 이제는 알아차려야 한다. 그리고 치유로 나아가 슬픔이 작용하는 부정적인 경험을 중지하면, 따스한 햇살 같은 기쁨과 행복을 전할 수 있다. 주위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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