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은급재단 관계자들이 추모공원 C씨 측과 충돌을 빚고 있다.

예장 합동 은급재단이 벽제중앙추모공원(이하 추모공원)을 공식적으로 다시 방문했지만, 이곳을 무단 점유한 채 불법 영업하고 있는 C씨 측이 원천 봉쇄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은급재단 이사회를 통해 추모공원 처리를 위임받은 김동한 목사와 김만영 장로 등 관계자 10여 명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지난 20일 경기도 고양시 대자동 소재 추모공원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들은 소유주가 아니면서도 추모공원을 점유하고 있는 C씨 측이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소리 지르며 물리적으로 막는 모습을 속절없이 지켜봐야 했다. 더구나 이날 현장에는 C씨 측이 동원한 외부 용역도 눈에 띄는 등 험악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입수한 동영상과 증언에 따르면, 이날 은급재단 관계자들은 추모공원을 점유하고 있는 C씨 측에게 문을 열 것과 점유를 풀고 소유권과 관리권이 있는 자신들의 지시를 따를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추모공원 점유자들은 이러한 요구에 “권한이 없다”며 반말을 하고 큰소리를 치는 등 상식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이날 C씨는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으나, 설치권자였다가 사임서를 낸 김모 목사가 점유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가 하면, 용역 등에게 사무실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지시하는 등 현장 지휘를 하며 은급재단 관계자들의 출입을 원천봉쇄했다.

이들은 은급재단 관계자들이 도착하기 직전, 전화로 누군가의 지시를 받으면서 “온다, 빨리, 빨리, 문 잠가! 문 잠가!”라고 말하며 다급하게 문을 잠그고 반대쪽 계단으로 피했다. 잠시 후 계단으로 은급재단 측 사람들이 올라오면서 소란이 일어났다. 동영상 확인 결과 은급재단 관계자들이 오기 전에 이미 C씨 측이 직원들과 용역들을 대기시켰다. 또 C씨는 현장에 나오지 않았다.

이들이 사전에 직원 A씨 등을 시켜 문을 잠그고 그 열쇠를 갖고 현장에서 피하게 한 점, 용역들을 시켜 사무실을 원천봉쇄하고 반말을 하는 등 은급재단 직원들을 농락한 점이 이번 사건의 핵심. 집주인의 자격으로 추모공원을 방문한 이들에게 무단 점유하고 있는 세력이 이러한 행태를 보인 것이다.

더욱이 은급재단 관계자들이 도착하기 직전 누군가의 지시를 받아 사무실 문을 잠그고 열쇠를 가지고 반대편 계단 쪽으로 대피한 A씨는 추모공원 경리 및 회계담당자이자 C씨의 측근임이 밝혀져, 추모공원 내에 근무 및 상주하는 직원들이 C씨의 지휘를 받는 측근 및 지인들이란 판단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날 김모 목사는 자신이 설치권자임을 강조하며 큰소리를 치고, 용역으로 들어온 이들에게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지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 C씨의 아들 L씨는 1층 데스크 뒤 사장실로 쓰이는 방에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에는 추모공원 내부를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는 CCTV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은급재단 관계자들은 사무실 열쇠를 가져와서 문을 열 것을 계속하여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은급재단 관계자들은 결국 12시 30분경 중식 이후 오겠다며 일단 철수했다. 이후 오후 2시경 재방문했으나, 김모 목사는 나가 버리고 납골당 직원 대부분은 사무실을 걸어 잠근 채 종적을 보이지 않았고, 용역들만 그 앞을 지키고 있었다.

은급재단 관계자들은 추모공원을 무단 점유하고 있는 이들이 계속 문을 걸어 잠그고 C씨나 김모 목사가 현장에 나타나지 않자, 관리소장 김모 씨를 불러 약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눈 후 오후 3시경 어쩔 수 없이 철수했다. 이날 은급재단은 실무자를 21일부터 관리소장으로 파견한다고 통보했으나, 추모공원 점유자들의 비협조와 원천봉쇄로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