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 교육국이 ‘단기선교 준비에서 정리까지’ 원데이 세미나를 23일 서울 광화문 감리교 본부 회의실에서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현철호 목사(백운교회)가 ‘단기선교의 기획 및 실제’를 주제강의했다. 그는 ‘선교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 단기선교 준비 및 훈련 내용, 매뉴얼과 백운교회의 실제 사례와 평가 등에 대해 나눴다. 현철호 목사는 지난 1995년 이후 40여 차례나 단기선교를 경험했고, 이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현철호 목사는 “선교에 앞서, 선교의 주도권은 전적으로 하나님께 있음을 기억해야 하고, 그러므로 단기선교 여행 역시 주도권은 하나님께 있다”고 전제한 뒤, “단기선교와 관련해 지역교회 목회자들에게 많은 질문을 받는데, 이야기를 들어 보면 선교에 대해 지도자로서 가져야 할 철학(신학)과 방법이 없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 목사는 “선교는 교회의 여러 활동 중 하나이거나 목회자 성격에 따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존재는 마땅히 선교적이어야 한다”며 “선교의 대사명이 교회에 위임됐고, 그 선교는 성령의 능력에 의해 힘이 생긴다”고 했다.

단기선교의 유형은 세 가지로 분류했다. 첫째로 정탐이나 비전트립, 현지답사 등을 목적으로 보통 1-2주 혹은 최대 4주간 실시하는 ‘단기선교여행(Short-Term Mission Trip)’, 둘째로 선교 헌신자들이 장기선교를 떠나기 전 현지 문화나 언어 습득을 위해 1년 미만의 훈련을 받는 ‘단기선교훈련(Short-Term Mission Training)’, 셋째로 훈련 과정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현장에서 6개월 이상 전문인으로 사역하는 ‘단기선교사역(Short-Term Mission Ministry)’이다. 그는 “한국교회의 단기선교는 보통 기간으로 볼 때 단기선교 ‘여행’이고, 성격으로 볼 때는 단기선교 ‘훈련’에 속한다”고 했다.

한국교회 단기선교여행은 장기 선교사들의 파송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1980년대 경제 성장과 민주화 운동, 많은 국가들과의 외교관계 수립과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1988년)로 물꼬가 터졌다. 1990년대에는 OM과 YWAM 등 선교단체들을 중심으로 르네상스를 맞게 됐고, 선교한국대회 등이 중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분당샘물교회 피랍 사건 등으로 부침을 겪기도 했다.

이후 ‘단기선교여행의 유익’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그는 “파송하는 교회가 얻는 유익으로는 첫째로 지역교회가 선교적 교회가 될 수 있으며, 둘째로 장기선교사 발굴의 기회가 되고, 셋째로 보다 전략적이고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선교 참여가 가능하다”며 “참가자가 얻는 유익은 첫째로 세계를 품는 그리스도인들이 될 수 있고, 둘째로 타문화권의 사람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극복할 수 있으며, 셋째로 삶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방문하는 현지의 장기선교사가 얻는 유익은 첫째로 영적인 열정이 회복될 수 있으며, 둘째로 선교 비전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셋째로 격려와 후원을 받을 계기가 된다”며 “선교지 신앙공동체도 바람직한 성도의 모습을 배울 수 있고, 동역자가 있다는 사실로 인해 격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현철호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문제점도 지적했다. 첫째로 올바르지 않은 동기로 동참할 가능성이 있고, 둘째로 장기 사역자들의 시간과 힘을 분산시킬 수도 있으며, 셋째로 장기 사역 계획에 어긋난 일방적인 사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 넷째로 미흡한 준비와 훈련 부족으로 오히려 현지 교회나 선교에 장애가 될 수도 있고, 다섯째로 다녀온 후 참가자들이 오히려 선교에 부정적이 될 가능성도 있다. 여섯째로 짧은 경험만으로 장기 사역자와 사역을 쉽게 판단하고 비판하거나, 일곱째로 서구에서 도입된 고비용 선교를 답습할 우려도 있다.

현철호 목사는 “단기선교 기획 과정에서는 목적을 분명하게 규정해야, 준비과정이 계획되고 예산이 정해지며 사역적 열매와 보람, 참가자들의 헌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추상적이지 않되, 포괄적 목적 하에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하고, 동시에 그 목적이 참가자나 교회 공동체, 현지 선교사 모두에게 유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행 과정에서 아침 시간에는 예배와 말씀 묵상을, 낮 시간에는 설사 준비한 것들을 모두 해볼 수 없는 여건이 생기더라도 조급해하거나 불평하지 말고, 철저히 현지 선교사의 인도에 따라야 한다”며 “특히 현지 선교사를 ‘가이드’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밤 시간에는 중보기도와 팀원 격려, 다음 날 준비 등을 하면 좋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현지 사역으로는 워십댄스와 융판동화, 노방전도와 봉사활동 등이 있다.

놓치기 쉬운 ‘후속 과정’에 대해서도 전했다. 현 목사는 “보고예배나 간증, 사진전이나 영상보고 등을 통해, 직접 가지 못한 기도후원자와 재정후원자, 파송한 공동체와 ‘은혜의 전리품’을 함께 나눠야 한다”며 “보고자료집을 제작하거나 후원자들에게 감사 편지를 작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6개월 가량 한 달에 한 번 꼴로 후속 모임을 가지면서 현지 선교사로부터 선교지 소식을 나누고 중보기도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제발표 후에는 조세영 목사(금성교회)가 ‘미션트립으로서의 단기선교: 예배와 공동체를 경험하게 하는 선교’, 권용주 목사(원주제일교회)가 ‘비전트립으로서의 단기선교: 선교적 비전을 찾아주는 선교’, 심은수 목사(베다니교회)가 ‘제자훈련을 중심으로 하는 단기선교: 헌신자로 성장하는 기회로서의 선교’, 김영중 목사(주안교회)가 ‘단기선교 오답노트: 선교를 준비하며 겪는 시행착오와 해법’을 각각 사례발표하고 있다. 자유질문 및 공동토의는 김영석 목사(배화여대)가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