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성공회 저스틴 웰비(Justin Welby·사진) 캔터베리대주교가 이슬람국가(IS)를 ‘심각한 악’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각) 리비아 IS 대원들이 약 30명의 에티오피아 기독교인들을 살해하는 동영상을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웰비 대주교는 전날인 18일 이집트를 방문해 종교 및 정치 지도자들과 만나, 지난 2월 IS에 의해 희생된 21명의 이집트 기독교인들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그런데 하루 뒤 IS가 또 다른 살해 영상을 공개한 것. 이 영상에서 희생자들은 “적대적인 에티오피아교회에 속한 십자가의 숭배자들”이라고 언급됐다. 에티오피아 당국은 이들을 리비아를 통해 유럽으로 가고자 했던 난민으로 추정했다.

이에 대해 웰비 대주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IS가 심각한 악이라고 생각한다. IS를 지지하는 이들도 조금만 떨어져서 본다면 무엇이 옳은 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박해 아래에 있는 이들에 대해 우리의 등을 돌리는 것은 ‘절대로 수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 해법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군사적 조치의 필요성을 재차 언급하기도 했다. 웰비 대주교는 “각각의 정부가 함께 행동에 나서는 동안, 종교 지도자들도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그들은 사도 바울 이전부터 존재하면서, 삶의 많은 부분에서 중요하고, 문화에도 필수적인 요소인 기독교인들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수백 년을 지켜온 가치를 위해 싸울 필요가 있다. 때로는 여기에 국제적인 규모의 군사력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웰비 대주교는 지난해 10월 잡지 프로스펙트와의 인터뷰에서도 ‘절대적 평화주의 전통’을 지지하는 한편 “중동의 종교 지도자들이 군사적 지원을 요청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었다.

영국 콥트교회의 앙가엘로스(Angaelos) 사제 역시 IS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IS에 의해 에티오피아 기독교인들이 살해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깊은 슬픔을 느꼈다. 무고한 이들을 상대로 한, 불필요하고 정당성이 없는 이러한 처형은 불행히도 너무 익숙해지고 있다. 우리는 신앙 포기를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살해당한, 순결한 기독교인들을 다시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와 에티오피아 기독교인들은 수백 년 동안 유산을 공유해 왔으나, 동 시대 순교자들의 피를 통해 더욱 위대한 관계성을 나누게 되었다”며 “우리는 스스로 종교인이라고 고백했던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생명의 희생적이고 귀한 성품을 우리에게 일깨울 것이다. 리비아에 있는 콥트교회 가정의 용기 있는 반응을 보면서, 우리는 이 같은 잔인한 행위의 결과 고통받게 된 모든 이들에게 동일한 힘, 용기, 평안을 주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