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류재광 기자

한국교계·국회평신도5단체협의회(한평협)가 20일 아침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제1주기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한국 교계·국회 추모예배’를 드렸다. 이 예배에는 세월호 유가족 및 희생자 가족을 비롯해 정계·교계 지도자와 교인들이 참석했다.

예배에서는 전용태 장로(세계성시화운동본부 총재, 한평협 공동대표)의 사회로 감경철 장로(국가조찬기도회 회장/한평협 공동대표)가 대표기도, 노경남 전도사(굿뉴스사관학교 교장)가 성경봉독한 뒤 소강석 목사(한평협 지도목사/새에덴교회 담임)가 설교했다.

▲설교를 전하는 소강석 목사. ⓒ류재광 기자

‘잊지 말아야 합니다’(신 32:4~7)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소강석 목사는 “지난해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접하고 배 속에서 발버둥치는 자녀들이 떠올라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고, 그 직후 국회에서 열렸던 특별기도회는 눈물바다가 됐다”며 “세월호는 우리의 현실이자 일그러진 자화상으로, 각 분야 지도자들은 혼자 살겠다고 도망쳤던 선장과 같은 모습이 없는지 반성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선체 인양, 철저한 진상 규명, 특별법시행령 등 남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 목사는 선체 인양에 대해 “정부 예산이 없다면 국민 성금을 모아서라도, 성경적 관점에서 반드시 해야 한다”며 “세월호를 팽목항에 전시하면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큰 교육과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 일 때문에 선동하고 국론을 분열시키거나 정치적 이익을 보려 하는 움직임이 있어선 안 된다”며 “우리가 국민들 마음속 집단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며 화합을 이루고, 한 생명이라도 중시하며 법을 지키고 안전하고 행복한 선진 대한민국을 세워 소망의 항구로 나아가는 데 희망의 꽃씨로 쓰임받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김영진 장로(한평협 상임대표/전 농림부 장관)의 추모 및 준비위원장 인사, 고훈 목사(시인/안산제일교회 담임)의 추모시 낭독, 황용대(NCCK 회장/기장 총회장)·채영남(예장 통합 부총회장)와 홍문종 장로(국회조찬기도회 회장/국회미방위원장)의 추모사, 임내현 장로(국회조찬기도회 부회장/국회의원)의 봉헌기도, 박주옥 목사(새에덴교회/음악감독)의 추모의노래(소강석 목사 작사), 유가족·순서자·내빈 등의 헌화, 장헌일 장로(한평협 사무총장/한국기독공공정책개발연구원 원장)의 광고, 전용재 감독회장(기감)의 축도가 진행됐다.

▲주요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맨 오른쪽부터 순서대로) 전용태 장로, 고훈 목사, 황용대 목사, 채영남 목사, 김영진 장로, 전용재 감독회장, 소강석 목사, 홍문종 장로. ⓒ류재광 기자

김영진 장로는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일들을 올곧게 할 수 있도록 다짐하자”고, 황용대 목사는 “그대들과 가족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기만 했던 나의 냉정함과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부조리를 용서해 달라”고, 채영남 목사는 “우리는 무고한 희생으로 인한 슬픔에 공감하고,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홍문종 장로는 “성장우선주의와 안전·도덕불감증 등이 생명의 가치를 위협하고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지 않도록 인간존엄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고훈 목사는 ‘4월의 기도’라는 추모헌시에서 “진도를 떠나지 못하고 날마다 쓰러지고 있는 / 팽목항의 남은 자들과 / 여기 있어도 거기 있는 자들을 / 불쌍히 여기소서 // 그러나 우리들은 세월호가 갖고 온 / 아픔만을 보지 않게 하시고 / 그 아픔들이 갖다 준 / 위대한 선물들도 보게 하십시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