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국성공회 교회의 예배 모습.

영국성공회의 보수파 지도자들이 최근 런던에서 회의를 열고, “여사제와 동성결혼 등에 대해 보다 교단의 원칙에 부합하는 ‘유사(parallel) 교회’를 조직하는 사안”을 다뤘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와 관련,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영국성공회가 전례없는 분열 위기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4년 영국성공회는 사상 처음으로 여성에 대한 주교 서품을 허용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 2015년 1월 스톡포트 사제인 리비 레인이 첫 여주교가 됐다.

영국성공회는 여전히 “한 남성과 한 여성 간의” 전통적인 결혼을 지지하고 있다. 또한 동성결혼한 사제들에게 성직자로서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우간다가 반동성애법을 제정하면서, 성공회 교단 내에 논란이 일었다. 이 법에 따르면 반복적인 동성애 행위자들을 사형에 처할 수도 있다.

우간다의 스탠리 엔타갈리(Stanley Ntagali) 대주교는 지난해 3월 “이번 결정은 동성애와 동성결혼에 대한, 국가와 교회의 관점을 존중하는 것이다. 만약 이 같은 우리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교단을 탈퇴해)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아프리카성공회는 지난 2008년 남미·동남아 주교들과 함께 새로운 성공회 기구인 세계성공회미래회의(Global Anglican Futures Conference)를 창설했다. 아프리카·동남아·남미의 보수적인 주교들은 2008년에 열린 람베스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대신 같은 해 예루살렘에서 세계성공회미래회의를 시작한 것. 이들은 “여자의 머리는 남자(고 11:3)”하는 성경 말씀을 인용하며 여주교 임명에 반대했다. 또한 “성경이 금하는 동성애를 찬성하면 죄를 범하는 것”이라며 동성결혼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 12월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영국성공회가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논쟁으로 분열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었다. 그는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갈라졌다가 뭉치는 현상을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영국기독교법률단체(Christian Concern for Our Nation) 안드레아 윌리엄스 대표와 같은 보수적 성공회 교인들은 “만약 영국성공회가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 입장을 끝내 포기하게 될 경우, 교회 내 분열은 현실이 될 것”이라며 “결혼에 대한 성경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며, 교회는 동성애 이슈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만약 그렇게(동성애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취하게) 된다면, 이는 (분열의) 결정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