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박해에 연합해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가톨릭·성공회·동아프리카장로교회 및 케냐교회협의회 지도자들은 13일(이하 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의지가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4일 케냐의 몸바사 가리사대학교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알샤바브가 테러를 벌인 후, 회동을 통해 뜻을 모았다.

성명에서 이들은 “그리스도의 양 떼를 이끌고 있는 우리 목자들은, 사랑하는 교우들과 케냐 국민들, 그리고 선의를 가진 모든 이들에게 이번 사건이 ‘종교로 인해 사람이 공격을 받은 또 다른 사건’이었음을 애통하는 마음으로 알려드린다”며 “희생자 대부분은 기도 중이던 젊은 기독교인들이었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케냐 전역에서 발생하는, 기독교인들을 상대로 한 조직적 정보 수집, 사회적 고립, 학살을 이제는 멈추어야 할 때”라면서 “우리 기독교인들은 평화를 조성하는 이들이 되어야 하지만, 교우들이 학살을 당하는 지금 더 이상 침묵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지도자들은 앞서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나이로비 내 추모관을 방문해 애도하기도 했다.

앞서 알샤바브는 “이번 공격은 케냐 정부가 소말리아 정부군을 지원해 우리들과 맞서 싸우도록 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가리사에서 사역해 온 프랑시스 오몽디 성공회 주교는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알샤바브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반기독교적인 테러를 정당화하기 위한 핑계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그들의 전쟁은 정치적인 것이 아닌 종교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테러와 관련, 미국 허드슨연구소 테러리즘 전문가인 폴 마샬 박사는 “알샤바브가 보여준 폭력성은 이슬람국가(IS)가 보여준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이들 이슬람 테러단체들은 꾸란을 해석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와하비즘을 신봉하고 있으며, 폭력성은 이 같은 사상에 내재되어 있는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소말리아 자생 테러단체인 알샤바브가 나라 밖인 케냐에서 테러를 일으킨 것은, 이들 역시 알카에다·IS와 같이 영향력을 확산하려는 야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