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강연회가 열리고 있다. ⓒ김진영 기자

(사)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이사장 이철신 목사)가 주최하고 숭실대학교(총장 한헌수)가 주관한 ‘한경직 목사 기념강연회’가 15일 오후 서울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화해와 평화의 지도자 한경직 목사’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강연회는 김명혁 목사(한복협 회장, 기념사업회 이사)의 사회, 강병훈 목사(남산교회 원로, 기념사업회 이사)의 기도, 이철신 목사(영락교회)의 인사, 정의화 국회의장과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축사, 주제발표, 손봉호 박사(서울대 명예교수)의 응답, 한헌수 총장과 한혜원 목사(故 한경직 목사 아들)의 감사의 말씀, 림인식 목사(노량진교회 원로)의 축도 등으로 구성됐다.

먼저 이철신 목사는 “故 한경직 목사님은 제가 만나 본 사람들 중 가장 예수님을 닮으신 분”이라며 “그분의 온유하고 겸손하며 청빈했던, 그리고 언제나 화해와 평화를 추구하셨던 삶이 이번 강연회를 통해 잘 조명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동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정 국회의장은 “한경직 목사님은 화해와 평화의 지도자”라며 “그분의 정신을 널리 펼쳐서, 한 목사님께서 생전 바라던 나라와 국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황우여 장관은 “이번 강연회를 계기로 그분이 남기신 교훈을 되새겨, 우리가 처한 상황과 문제를 이겨낼 용기와 지혜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살아계셨다면 남북의 하나됨 위해 기도하셨을 것”

이어 주제발표는 정운찬(전 국무총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김영진(전 농림부 장관, 민주희망쇄신연대 상임대표)·장상(WCC 공동회장) 박사, 홍문종(국회조찬기도회 회장) 의원이 각각 전했다.

‘화해와 평화의 목회자’를 제목으로 첫 발표한 정운찬 박사는 “한경직 목사님은 한 세기, 100년 가까이 긍휼과 사랑, 봉사의 삶을 사시는 동안 격동기 대한민국의 역사와 호흡을 같이하신, 민족의 어른이었다”며 “나라가 어려울 때 방향을 제시해 주신 등대이자, 어렵고 소외된 분들에게는 희망의 등불이었다”고 했다.

정 박사는 또 “목회자는 하늘에서 내려오지 않고, 이 땅의 역사 안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분은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고 위로의 말씀이 간절한 이 땅에서 섬김과 돌봄, 비움과 나눔이라는 한 길을 걸어온, 목회자 중의 목회자였다”면서 “해방된 지 70년이 되는 올해까지도 여전히 사회적 갈등과 남북 분단이 지속되는 현실을 보며, 우리는 당신의 메시지를 간절히 그리워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존경하는 한경직 목사님의 가르침 대로 우리 조국 대한민국과 세계 만방에 화해와 평화, 상생과 동반이 봄꽃처럼 활짝 피어나기를 빈다”며 “한국사회에 화해와 평화, 공존과 통일의 봄기운을 불어넣는 데 기독교 지도자 여러분이 앞장서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철신 목사, 한헌수 총장, 정운찬·손봉호·장상 박사, 강병훈·김명혁 목사, 김영진 박사, 홍문종 의원, 한혜원·림인식 목사. ⓒ김진영 기자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영진 박사는 “한경직 목사님은 영락교회를 개척하신 후, 일반적인 목회자로만 머물지 않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 땅에서 가난과 소외 속에 아파하는 이웃을 돌보고 그들의 상처를 싸매주는 성자의 삶을 사셨다”고 했다.

김 박사는 “국제 기독교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템플턴상 수상자이신 한경직 목사님께서는 평생 청빈한 삶을 사셨고, 이웃과 협력·상생하셨다”며 “목사님께서 못다 이루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민족의 하나됨과 선교사역의 확장, 그리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일에 더욱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홍문종 의원은 “만약 오늘날 그분이 살아계셨다면, 남북의 하나됨을 위해 기도하시고 여기에 앞장서셨을 것이며, 우리에게도 그것을 독려하지 않으셨을까”라며 “이 시대 존경할 만한 지도자가 없다고 한다. 더욱이 한국교회의 위기 속에서 우리 모두가 한경직 목사님의 가르침을 따라 몸과 마음을 닦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장상 박사는 “한국교회와 양들을 사랑하셨던 한경직 목사님께서 만약 살아계시다면, 과연 이 시대를 향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실까”라며 “놀랍게도 오늘 한국교회 강단에서는 용서의 메시지가 잘 들리지 않는다. 한국교회의 일치를 위해, 남북의 통일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궁극적으로 용서의 복음”이라고 역설했다.

장 박사는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대체로 정치적·경제적·문화적 차원에서 말한다”면서 “그러나 복음의 차원에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복음은 용서의 메시지다. 그런데 오늘날 강단에서 이 측면이 별로 강조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국교회가 분열과 갈등을 털어내고 하나되기 위해서,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용서의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네 명의 주제발표에 응답한 손봉호 박사는 특별히 한경직 목사의 정신이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실현되기를 바란다며 “한 목사님은 화해와 평화, 용서와 더불어 정의 또한 강조하셨다. 성경의 정의는 고아와 과부 등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국가의 존재 이유 역시 이것이라 할 수 있다. 정치인들이 우리 사회의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