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동광교회 전경. ⓒ홈페이지

예장 통합 소속 광주동광교회(담임 김민식 목사)의 전모 간사가 지난 2008년부터 5년간 약 3억 7천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교인들이 담임목사와 장로들의 행동을 믿지 못하겠다고 이의를 제기해 내홍을 겪고 있다.

전 간사는 횡령 과정에서 교회 헌금 등을 임의로 사용할 경우 교회 장부상 잔액과 교회 명의인 새마을금고 계좌의 잔액이 불일치하게 돼 교회 감사에서 적발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에 교회 장부상 잔액과 광주동광교회 명의인 계좌 잔액을 일치시키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간사는 2008년 1월 중순경 광주 동광새마을금고 동림지점장 오모 씨에게 “회계상 이유로 광주동광교회 새마을금고 계좌 거래내역을 조작할 필요가 있다”며 “매달 알려주는 금액 만큼 허위 입출금 거래 내역을 입력해 달라”고 부탁했고, 오 씨는 이를 승낙했다. 광주동광교회가 설립한 동광새마을금고(이사장 김충남 동광교회 재정장로)는, 이사 및 직원들이 모두 이 교회 교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 간사는 2002년 2월부터 2013년 9월 30일까지 광주동광교회 간사로 근무하면서, 교회 계좌를 관리하며 입출금 및 회계 업무를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업무상 관리하던 동광교회 자금 일부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기로 마음먹고, 이를 위해 동광교회와 거래하는 동광새마을금고 동림지점장에게 2008년 1월부터 2013년 4월까지 128회에 걸쳐 계좌이체와 현금인출을 부탁한 것이다.

오 씨는 금고 통합단말기를 통해 동광새마을금고 전산망에 접속해 광주동광교회 명의 계좌에 돈이 입금된 것처럼 허위로 조작하여 교회 장부 잔고와 계좌 잔고를 일치시키고, 다시 위 금액 만큼 현금으로 출금하거나 다른 하나 또는 여러 계좌로 출금된 것처럼 조작했다. 이를 통해 계좌거래내역을 위조해, 마치 진정한 거래 성립처럼 새마을금고 중앙회 담당 직원에게 전산으로 보냈다.

이들은 횡령을 숨기기 위해 2008년 1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약 5년간 총 253회에 걸쳐, 광주동광교회 새마을금고 5개 계좌의 거래내역을 무려 37억 원 가량 조작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전 간사에 대해 공소시효상 5년 전인 지난 2008년부터 횡령액을 조사했고, 전 간사는 2010년 11월부터 횡령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횡령액은 2008년 1월부터 2010년 11월까지만 약 1억 9천만 원이고 2010년 12월부터 2013년 4월까지는 1억 8천만 원으로, 총 3억 7천만 원 가량이다. 전 간사가 일했던 기간 중 2002년부터 2007년까지는 조사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서 전 간사는 2010년 11월부터 횡령한 1억 8천만 원을 변제했다고 했을 뿐, 나머지 2008년 1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횡령한 1억 9천만 원에 대해서는 ‘변제했다’와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와 관련한 판결문에도 상당 부분 변제했다고만 돼 있을 뿐, 정확히 얼마를 변제했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 이에 교인들은 김민식 목사에게 전 간사가 횡령한 3억 7천만 원에 대한 변제 증거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지만, 김 목사가 이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 간사는 횡령액 3억 7천만 원 중 1억 8천만 원을 변제하는 과정에서 동광새마을금고에 남편과 시집 및 친정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동광새마을금고에서 7천만 원, 광주은행에서 3천만 원을 대출받았다.

그러나 2008년 1월부터 120여 차례에 걸쳐 전산 조작을 통해 횡령하게 하고 253차례 허위 입출금을 했던 동광새마을금고에서 담보대출 7천만 원을 또 받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담보물 가치가 정확하게 평가됐는지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민식 목사는 2013년 5월 5일 임모 회계집사에게 ‘전 간사가 돈을 유용했다’는 보고를 받아 이를 처음 알게 됐고, 4개월 후인 9월 임시당회에서 ‘1억 원의 헌금 사고가 있었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9월 10일 교회 감사인 김휴섭 장로에게 ‘8천만 원이 더 있다’면서 면제를 요구한 것에 비춰 볼 때, 9월 임시당회에서 3억 7천만 원 횡령 건을 1억 원으로 축소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사고 있다.

교회에서 횡령 건을 조사했던 조사위원회 한 관계자도 “전권을 위임받아 모두 조사했는데, 조사 전 이미 김민식 목사를 비롯해 회계집사와 재정부장 등 몇 사람이 함께 이를 조사했던 것 같다”고 했다. 즉 횡령을 인지했을 때 바로 당회에 보고해서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조사한 것이 아니라, 몇몇 사람 선에서 해결하려고 해 의혹이 커진 것 같다고 했다.

이러한 일처리 방식 때문에, 교인들과 목회자 사이에는 불신이 쌓여가고 있다. 실제로 동광교회 재정부장이자 동광새마을금고 이사장인 김충남 장로는 경찰 조사에서 “회계집사의 보고로 횡령 사실을 알고 담임목사와 이야기해 조용히 처리하기로 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광주지방법원은 2014년 11월 27일, 교회 돈 3억 6천을 횡령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전산기록을 위조 작성한 전 간사와 오 씨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현재 검사는 항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