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 박종천) 일부 교수 및 학생들이 이 학교의 법인이사회 이사장 이규학 목사(인천제일감리교회)에 대해, 교수 인사와 관련한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이사장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며 맞서고 있다.

감신대 교수평의회 이정배(종교철학)·유태엽(신약학) 교수 등과 총학생회 및 총여학생회는 6일 오후 교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이 이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이 제기한 의혹은 크게 두 가지로, K 교수의 승진과 당시 ‘비정년’이었던 L 교수의 정년 전환에 대한 것이다.

먼저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K 교수의 승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사장의 무능은, 아픈 자의 돌봄을 가르쳐야 할 신학대학교를 불신과 반목이 지배하는 학원이 되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에 따르면, 감신대 교원인사위원회는 지난해 초 K 교수의 부교수 승진을 결의, 이를 박종천 총장에게 보고했고, 박 총장은 K 교수에 대한 승진 제청서를 이사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법인 인사위원회는 K 교수의 승진을 유보했다.

이들은 “법인 인사위가 K 교수의 승진 결정에 개인적으로 불만을 품은 한 교수의 일방적인 주장을 편파적으로 수용했다. K 교수에게는 소명의 기회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규학 이사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K 교수에 대한 법인 인사위 심의 과정에서 서류상 문제가 발견됐다. 따라서 서류를 반려했고, 총장 역시 이를 인지했었다”며 “그래 놓고 이제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규정에 따른 정당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이정배 교수 등은 또 “이사장은 2014년 가을학기 L 교수의 정년전환 과정에 개입했고, 교수단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대학교의 직제에도 없는 ‘교양윤리’ 분야를 만들어 임용을 승인했다”고도 주장했다.

유태엽 교수에 따르면, L 교수는 ‘비정년’으로 기독교윤리를 가르쳐 오다 정년전환을 위한 심사를 받았지만, 사실상 통과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당시 총장이 직제에 없던 분야를 만들어 그의 임용을 이사회에 요청했고, 이사장이 이를 허락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교원인사위 역시 L 교수를 전례에 없는 부교수로 임용할 것을 결정했고, 그러면서 급여도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높게 책정했다고 유 교수는 지적했다. 유 교수는 “이 같은 정황을 볼 때, L 교수가 이사장의 측근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규학 이사장은 “물론 최종 인사권은 이사회에 있지만, 교수 개개인에 대한 능력과 자질은 이사회보다 총장을 비롯한 교수들이 더욱 잘 판단할 수 있다”며 “L 교수에 대한 문제도 이사회에 올라 오기 전 이미 총장 등이 결정한 것이었고, 이사회는 이를 승인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