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도 상조가족을 싣고 온 버스 두 대가 목격되는 등, 추모공원은 영업을 하고 있었다.

벽제중앙추모공원(이하 추모공원)의 소유주 예장 합동 은급재단이 납골당 영업의 원상회복을 위해 현장을 방문했으나, 현재 점유하고 있는 최모 권사 측의 ‘비협조’로 수모만 당하고 돌아왔다.

이 교단 은급재단 실무국장을 비롯해 5~6명의 직원들은 3월 30일 오전 11시경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 소재 추모공원을 방문했다. 추모공원 실소유주로서 은급재단 직원을 파견해 현장을 점유하고, 제기되는 여러 실태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들 방문단은 추모공원을 장악하지도 못했고, 중요 서류를 한 장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치된 납골기 사진을 찍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특히 실랑이를 벌이는 데 시간을 다 보낸 오전 이후, 점심을 먹고 들어온 일행들에게 추모공원 관계자들은 주요 사무실을 걸어 잠그고 컴퓨터를 열어주지 않는 등 고의로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합동측 관계자들은 실사를 하지 못하고 오후 3시경 성과도 없이 허망하게 총회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날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최모 권사(회장)와 그의 아들(사장) 및 오빠(고문) 등 추모공원 점유자 일가는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이날 현장에는 정체 모를 사람들이 내외부에 배치돼 기자들의 취재를 막으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장에 당도한 은급재단 관계자들에게 기자들이 접근하려고 하자 밀어내기도 했다. 가끔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도 들렸다. “여기는 예장 합동총회 재산인데 왜 취재를 막느냐?”는 질문에 “나한테 그런 것 따지지 말고 나가라”고 윽박질렀다. 하지만 이는 권한이 없는 이들의 일방적인 행위다. 예장 합동이 소유하고 있는 추모공원을 이들이 점유한 채 주인 행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법원이 추모공원에 대해 영업금지 가처분을 내렸기 때문에, 2014년 1월 1일 이후부터의 모든 영업행위는 불법이다. 그런데도 이날 오전에만 상조회 버스 2~3세대를 비롯해, 납골을 위한 고객들이 추모공원을 찾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앞서 은급재단은 추모공원 점유자들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영업행위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예장 합동 은급재단 직원들이 방문한 그 시간에도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은급재단 직원들이 지켜보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영업행위를 함으로써,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라’고 시위하는 듯했다.

또 얼마 전에는 납골당 영업을 위한 내부 리모델링 작업도 은급재단과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이뤄진 사실도 확인됐다. 리모델링된 곳은 이들이 온세교회라고 주장하던 1층 종교시설로, 납골기 안치를 위한 공사가 최근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은급재단 직원들은 오전 11시가 넘어 현장에 도착했으나, 우려됐던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직원들은 추모공원 점유자의 안내로 시설로 들어갔다. 그러나 점유자들이 거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충성교회와 짜고 왔다”며 일방적으로 공격, 긴장상황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은급재단 직원들은 오후에 추모공원에 남아 실사를 벌이겠다는 통보를 한 후, 설치권자 김장수 목사의 안내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나섰다. 그러나 오후에 추모공원으로 들어간 은급재단 직원들은, 낱낱이 실사하겠다는 애초의 의지를 실현하지 못하고 추모공원을 나서야 했다.

▲기자들에게 오전 만남에 대해 설명하는 예장 합동 은급재단 우종철 법인국장.

오전 만남 후 추모공원을 나서던 우종철 법인 국장은 기자들의 상황 설명 요청에 “식사 이후에 3명이 이 자리에서 남아서 충분히 우리 교단이 인정하는 시간까지 살피고 여러 가지를 볼 작정”이라며 “과연 지금 납골 분양된 납골기기 현황이 어떤지 영상으로 다 촬영을 할 것이고, 그 다음에 행정적인 면, 쉽게 말하면 봉안증서 분양 현황이나 컴퓨터에 들어 있는 자료들을 살펴봐야겠다”고 말했다.

또 “최근 한 달 전쯤 여러 기자들이 우리 설치권자인 온세교회가 유령교회라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며 “(온세교회가 있던) 1층 공간은 납골 단치단이 ‘디귿(ㄷ)’ 자로 돼 있었다. ‘우리와 전혀 상의도 없는 이러한 시설이 왜 있느냐? 이렇게 하니까 문제가 생기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고도 전했다.

이어 “앞으로 상세히 파악되고 저희들이 인정될 때에 거기에 따라 이사회에 보고하여, 이사들이 법적 권한을 가지고 협의하고 논의해서 결론지어주는 대로 현실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후에 추모공원 점유자들의 방해와 비협조로 이러한 의지는 ‘바람’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