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5년 3월 22일
본문: 디모데전서 6:13~21
설교: 이수영 목사(새문안교회 담임)
제목: 참된 생명을 취하는 길

▲이수영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이 디모데에게 써 보낸 목회적 권면과 명령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먼저 본문 13-14절을 봅니다: “만물을 살게 하신 하나님 앞과 본디오 빌라도를 향하여 선한 증언을 하신 그리스도 예수 앞에서 내가 너를 명하노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까지 흠도 없고 책망 받을 것도 없이 이 명령을 지키라.”

13절에서 사도 바울은 하나님 앞과 그리스도 예수 앞에서 디모데에게 명령한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그의 명령이 얼마나 진지하고 엄숙한 것인지를 알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여기서 하나님을 말하며 “만물을 살게 하신” 하나님이라 합니다. 사도 바울의 이 말속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었을 것입니다. 첫째는, 하나님은 모든 것에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은 모든 생명의 주인이시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개인적으로 디모데에게 복음을 듣게 하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하심으로써 그로 하여금 영적으로 새로 태어나게 하신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셋째로, 모든 생명의 주인이시고 참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이시기에 디모데를 그 어떤 위험으로부터도 지켜주시리라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또 예수 그리스도를 말하며 “본디오 빌라도를 향하여 선한 증언을 하신” 그리스도 예수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빌라도를 향하여 “선한 증언”을 하셨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다리시기 전 빌라도의 법정에 붙잡혀 가셔서 재판을 받으실 때 그의 질문에 답하시며 “훌륭한 고백”을 하셨다는 뜻입니다. 로마 황제가 임명한 유다의 총독 앞에서 스스로를 유대인의 왕이라고 말하는 것은 목숨을 내놓아야 할 만큼 위험한 일이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셨기 때문에(막15:2, 요18:33-37) 훌륭한 고백을 하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대의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세상 권력자인 총독 빌라도의 법정에 서게 되셨지만 동시에 만물에게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 모든 생명의 주권자이신 하나님 앞에 서계셨기 때문에 빌라도 같은 자를 두려워할 아무 이유가 없으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죽음을 무릅쓰고, 아니 하나님의 뜻을 따라 의도적으로 십자가의 죽음을 자초하시기 위하여 자신이 유대인의 왕이심을 밝히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여기서 디모데에게 두 가지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하나는 바울 자신과 디모데 또한 모든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 앞에 서있다는 사실이며, 다른 하나는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당하심으로써 바울 자신과 디모데에게 새 생명의 길을 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 앞에 서있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생명의 창조자이신 아버지 하나님과 생명의 구원자이신 아들 하나님 앞에 서있는 그들은 세상에 두려워할 것도 없으며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해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디모데도 사도 바울로부터 받는 주님의 명령을 그가 다시 오실 때까지 두려움 없이 수행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명령이란 어떤 것을 말합니까? 포괄적으로 말하자면 디모데가 그의 믿음과 사역에 있어서 지키라고 받은 명령일 것입니다. 보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사도 바울이 오늘 본문 바로 앞에 있는 4-12절에서 쓴 대로 교만과 무지와 변론과 언쟁과 투기와 분쟁과 비방과 악한 생각과 마음의 부패와 진리의 상실과 경건을 이익의 방도로 생각함과 다툼과 돈을 사랑하기를 버리고, 자족하는 마음과 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따르며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고 영생을 취하라는 명령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그가 받은 명령을 지키라고 한 후에 그가 그 명령을 끝까지 잘 지켜나갈 수 있도록 확신과 용기를 주기 위하여 그 앞에 계시고 그를 어떤 위험에서도 보호해주실 하나님이 어떤 하나님이신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킵니다. 본문 15-16절을 봅니다: “기약이 이르면 하나님이 그의 나타나심을 보이시리니 하나님은 복되시고 유일하신 주권자이시며 만왕의 왕이시며 만주의 주시요 오직 그에게만 죽지 아니함이 있고 가까이 가지 못할 빛에 거하시고 어떤 사람도 보지 못하였고 또 볼 수 없는 이시니 그에게 존귀와 영원한 권능을 돌릴지어다. 아멘” 이 하나님 찬양은 디모데를 위해서 뿐 아니라 아데미 신과 로마의 황제를 숭배하는 에베소 사람들 가운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교인들을 위해서도 큰 격려가 되는 말씀이었을 것입니다.
여기서 사도 바울은 먼저 “기약이 이르면 하나님이 그의 나타나심을 보이시리라”고 합니다. 온갖 어려움을 헤치며 사도 바울을 통해 받은 주님의 명령을 끝까지 지켜나가야 할 디모데에게는 하나님께서 때가 되면 반드시 자신을 나타내시리라는 것보다 더 크게 용기를 주며 격려가 되는 말은 없었을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어서 기약이 이르면 자신을 나타나실 하나님이 어떤 하나님이신지를 말합니다. 그는 본문 15절 하반절에서는 “복되시고 유일하신 주권자이시며 만왕의 왕이시며 만주의 주시라.” 하며 본문 16절에서는 “오직 그에게만 죽지 아니함이 있고 가까이 가지 못할 빛에 거하시고 어떤 사람도 보지 못하였고 또 볼 수 없는 이시니 그에게 존귀와 영원한 권능을 돌릴지어다. 아멘” 합니다. 이런 하나님이 함께하시며 지켜주실 것이라는 믿음보다 주님의 사역을 위해 더 큰 힘이 어디 있겠습니까? 사도 바울은 디모데가 그런 믿음으로 자기가 받은 명령을 끝까지 잘 수행해 나가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와 같은 신학적 가르침에 이어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윤리적인 교훈을 디모데에게 줍니다. 곧 재물을 대하는 그리스도인의 자세에 관한 교훈입니다. 바울이 이렇게 재물문제를 다루는 데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은 에베소가 물질적으로 부요한 도시였고 교인들 중에도 부자들이 많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본문 17-19절을 봅니다: “네가 이 세대에서 부한 자들을 명하여 마음을 높이지 말고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사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두며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 이것이 장래에 자기를 위하여 좋은 터를 쌓아 참된 생명을 취하는 것이니라.”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않되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대로의 재물로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사람들이 되는 것이 참된 생명을 취하는 길이라는 것은 오늘날 명심해야 할 가르침인 것입니다. 물론 재물을 선하게 씀으로써 우리가 참된 생명을 취하는 것은 아닙니다. 참된 생명은 하나님께서 은혜로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된 생명을 얻게 된 이들이 취할 도리는 재물을 하나님의 뜻대로 선하게 쓰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사도 바울은 마지막으로 영지주의 이단을 경계할 것을 당부하며 디모데전서를 마칩니다. 본문 20절입니다: “디모데야, 망령되고 헛된 말과 거짓된 지식의 반론을 피함으로 네게 부탁한 것을 지키라.” 여기서 “네게 부탁한 것”이란 디모데에게 맡겨진 것입니다. 즉 정통 기독교인들에게 맡겨진 기독교진리를 말합니다. 이 진리를 따르지 않고 망령되고 헛된 말과 거짓된 지식을 따르면 기독교신앙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라고 사도 바울은 경고합니다. 여기서 “망령되고 헛된 말과 거짓된 지식”이란 바로 영지주의 이단들이 자기들이 가지고 있고 가르치는 진리에 의해서만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그 진리를 가리킵니다. 그러나 그 영지주의자들이 말하는 지식에 대해 사도 바울은 본문 21절에서 단호하게 말합니다: “이것을 따르는 사람들이 있어 믿음에서 벗어났느니라.”

오늘 본문은 결론부분이라 할 수 있는 19-21절을 빼면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앞부분인 13-16절에서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뒷부분인 17-18절에서는 재물을 대하는 그리스도의 바른 자세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바로 알고 그리스도인의 물질관을 바로 정립하는 것은 사실상 기독교신앙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이 디모데에게 준 명령은 디모데뿐 아니라 에베소 교회 신자 모두에게 준 명령입니다. 그리고 그 명령은 또한 바울 당시의 에베소 교회 교인들 뿐 아니라 오늘날까지 모든 그리스도인이 따라야 할 명령입니다. 우리는 사도 바울이나 디모데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 앞에 서있음을 항상 기억하고, 그 누구 앞에 서든지 그 어떤 상황에 처하든지 그 누구도,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우리의 신앙을 당당히 고백하고 진리와 정의를 따라 말하며 행동할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바로 알고 하나님의 뜻대로 물질적 삶을 영위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