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회장인 채수일 총장(오른쪽)이, 자신이 받은 꽃다발을 신임 회장인 유석성 총장(가운데)에게 다시 선물하는 모습. 왼쪽은 부회장인 신민규 총장. ⓒ이대웅 기자

전국신학대학협의회(KAATS) 제50차 총회 및 한국신학교육연구원 연구협의회가 3월 27일 오전 서울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예배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총회에서는 채수일 총장(한신대)이 회장직을 이임하고, 지난 1년간 수석부회장을 맡았던 유석성 총장(서울신대)이 신임 회장에 선출됐다. 임원 선출은 총장들로 구성된 전형위원들의 협의에 의해 진행됐다.

유석성 총장은 독일 튀빙겐대학교에서 세계적 신학자인 위르겐 몰트만 박사의 지도 하에 ‘본회퍼 기독론에 대한 연구’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서울신대 총장과 한국신학대학총장협의회 회장, 한국기독교학회 회장, 한국기독교윤리학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유석성 총장은 이로써 한국 기독교 신학계에서 연구와 교육 및 정책을 총괄하는 기구의 수장직을 동시에 맡게 됐다.

유 신임 회장은 “한국 기독교는 하나님나라를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펼쳐 왔다”며 “그리고 한국 기독교의 역사는 신학교육의 역사이기도 하다. 해방 70주년과 분단 70년을 맞아, 한국 기독교는 평화통일을 위한 일에 앞장서는 것이 역사적 사명이자 하나님의 명령이요, 그리스도의 가르침”이라고 전했다.

유 신임 회장은 “오늘의 한국 신학교육은 내일의 한국교회와 한국 사회의 모습으로, 특별히 한국교회와 한국 민족, 세계를 바라보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역사 속에서 다시 크게 공헌하고 교회가 교회다워지며 십자가의 정신과 제자의 길을 바로 가려면, 신학교육이 바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임 회장인 유석성 총장이 소견을 밝히고 있다. ⓒ이대웅 기자

특히 “이 민족의 통일을 준비하고, 내일의 한국 민족을 위한 신학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이 땅에 사랑과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좌표를 설정하며 목표와 비전을 세워, 새롭게 변화하고 출발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한·중·일 등 동북아 신학대학들이 아시아 신학을 주도하고, 정의와 평화를 공동으로 성찰하기 위한 ‘동북아신학대학협의회’ 구성 의욕도 내비쳤다. 유 총장은 “주제강사로 방한하신 일본 루터대 총장님과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동아시아 신학생 워크숍을 개최하고, 안중근 의사 서거 105주년을 맞아 KAATS 회원교 총장들과 하얼빈 유적지와 여순 감옥 등을 탐방하면서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방안을 찾아나설 계획이다.

부회장에는 기존 노영상(호남신대)·신민규(나사렛대) 총장 외에 이정구(성공회대) 총장이 추가 선임됐다.

총회에서는 이 외에도 회원교 점명, 개회 선언, 회순 채택, 전회의록 낭독, 보고, 임원 선거, 신·구임원 교체, 감사패 증정, 사업계획안 및 예산안 심의, 안건토의 및 결의, 기도, 폐회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이에 앞서 개회예배와 주제강연도 마련됐다. 개회예배에서는 이영미 교수(한신대) 사회로 채수일 전임 회장이 ‘지식과 지혜(마 13:51-58)’를 제목으로 설교했으며, 유석성 신임 회장이 성만찬을 인도했다.

환영사를 전한 김상근 원장(연세대 연신원장)은 “올해 연세대 개교 130주년과 신과대 설립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라며 “여러분이나 저나 ‘한국 고등교육의 위기’ 또는 ‘인문학적·신학교육 위기’라는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실 텐데, 이렇게 함께 모여 진지한 토론과 고민을 통해 중지를 모으고 지혜를 나누면서 한국 대학교육 뿐 아니라 신학교육의 미래가 밝아지는 변화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제강연으로는 일본 루터대학교 총장 나오즈미 에토 박사가 ‘디트리히 본회퍼와 신학교육: 21세기 동아시아에 사는 우리에게 본회퍼의 신학이 가지는 함의’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