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회에 앞서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사)우리민족교류협회와 (사)평화한국이 주최한 ‘한국교회 지도자 및 통일 관련 단체장 조찬기도회’가 27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됐다. 이 기도회는 이날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 통일, 그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드레스덴 선언 1주년 기념 PEACE KOREA 국제심포지엄’의 시작을 알린 행사였다.

기도회에 앞서 드린 예배는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의 사회, 김영진 장로(국가조찬기도회 초대회장)의 기도,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의 설교, 김원일 목사(신생교회)의 봉헌기도, 김동엽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의 축도로 진행됐다.

▲오정현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복음적 평화통일을 위한 목자의 심정’(에스겔 3:14~17)을 제목으로 설교한 오정현 목사는 “모든 교회나 기독교 단체에는 두 가지 중요한 사역이 있다. 바로 성도들을 품고 돌보는 제사장적 사역과 시대 앞에서의 선지자적 사역”이라며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오 목사는 “그러나 선지자적 사역을 감당하다 보면, 답답한 시대적 상황 앞에서 때로 비관하고 비판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다시 한 번 제사장적 책임론으로 돌아가, 피 흘림이 없는 복음적 평화통일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오늘 이 자리가 바로 그런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보네베르거 목사가 강연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예배 후에는 독일 라이프치히교회 성직자인 크리스토프 보네베르거 목사의 강연과 엄신형 목사(한기총 명예회장)가 인도한 특별기도가 이어졌다. 보네베르거 목사는 지난 독일 니콜라이교회 크리스천 퓨러 목사가 시작했던 ‘평화기도회’ 공동 지도자다. 라이프치히 시민운동 25주년을 맞아, 독일 통일의 도화선이 됐던 ‘월요일 시위’에 참여한 모든 시민들을 대표해 독일 정부 훈장을 받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보네베르거 목사는 이날 독일 통일의 불씨가 됐던 라이프치히의 ‘평화기도회’에 대해 설명하며 “여러 방해에도 불구하고, 지난 1982년부터 드레스덴에서 매주 월요일 기도회를 진행했다.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했는데, 이후 이것이 라이프치히로 이어졌다. 더 많은 기도의 그룹들이 모였고 지난 1991년까지 열렸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이 기도회에서 독일의 통일을 포함해 평화와 인권 등을 놓고 기도했다. 사람들이 폭력과 억압에서 어떻게 벗어나고, 독일이 무엇으로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며 기도했다”면서 “나는 지금도 사회적 문제들의 평화적 해결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진실과 사랑으로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보네베르거 목사는 이날 조찬기도회 후 따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이 자리에서 그는 “(한반도 통일을 위한 교회의 노력이 남한이나 북한 중) 어느 한 쪽에만 치우쳐선 안 된다. 다양한 통로를 통해 서로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강석 목사(맨 앞) 등 주요 참석자들이 두 손을 들고 기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편 기도회 후 이어진 국제심포지엄은 이날 오후 4시 폐회 전까지 기념행사와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의 분야별 전문가 발제로 진행된다. 정종욱 박사(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 남성욱 박사(고려대 북한학 교수), 이배용 원장(한국학중앙연구원), 김광진 연구위원(국가안보연구원) 등이 강사로 나선 가운데, 종교 분야에선 주도홍 교수(백석대 기독교학부)가 ‘통일 독일에서 바라본 남북통일에서의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다.

주 교수는 미리 배포된 자료집에서 “통일에 있어서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사람의 통일”이라며 “사람의 하나됨은 통일에 있어 매우 본질적인 과제다. 교회는 사람의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순수한 박애정신에 입각해 북한 주민을 섬길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북 기독교 NGO의 활동이 보다 왕성하게 살아나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이제 국가는 교회를 신뢰해야 한다. 한국 정부도 교회가 자신들의 통일 파트너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남북관계에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한 통일연구가 전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한국교회가 자신의 위치에서 통일을 위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