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임세은 프로그래머, 배혜화 집행위원장, 임성빈 조직위원장. ⓒ이대웅 기자

제12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Seoul International Agape Film Festival)가 오는 4월 23일부터 30일까지 1주일간 서울 대신동 필름포럼 등에서 열린다. 영화제 측은 26일 오후 필름포럼 1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영화제는 ‘생명, 빛, 아이들’을 테마로, ‘세상에 숨겨진 진실한 사랑을 찾아냅니다’를 주제로 하고 있다. 장편 23편, 중편 2편, 단편 28편 등 14개국 총 53편을 상영하며, 프리미어 부문은 월드 5편, 아시아 3편, 한국 1편 등 9편이다.

특히 이번에는 일부 경쟁부문을 도입, 단편경쟁 부문에 출품된 단편 중 예심을 거친 18편을 상영하고, 영화제 기간 중 본심과 관객 투표를 통해 최종 수상작을 선정한다.

시상은 대상(아가페상) 1편(상금 500만원), 우수상(심사위원상) 1편(상금 200만원), 관객상 1편(상금 50만원), 배우상 1편(상금 50만원) 등 총 4편을 대상으로 한다. 심사위원은 영화평론가 달시 파켓(Darcy Paquet)과 김성욱, 영화감독 이무영, 촬영감독 엄혜정 등 4인이다.

▲영화제 포스터. 어른과 아이들이 어울려 하늘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을 통해 다음 세대를 위한 ‘희망과 꿈’을 표현했으며, 작은 아이가 들고 있는 나뭇가지는 ‘생명과 아이들’을 상징한다. ⓒ영화제 제공

기자회견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배혜화 집행위원장(전주대 교수), 임성빈 조직위원장(장신대 교수), 임세은 프로그래머 등이 나섰다.

배혜화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테마인 ‘생명과 빛, 아이들’에는 물론 기독교적 의미도 담겨 있지만, 영화 자체가 ‘빛과 꿈의 예술’로 빛이 있어야 가능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배 위원장은 “12년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헌신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밖에서 인정받고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며 “어렵지만 세상을 좀 더 아름답고 살기 좋게 만드는 일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했다.

지난해 88편에서 대폭 줄어든 53편을 상영하고 외부 상영관을 활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 배 위원장은 “지난해 적은 인원으로 외부 영화관까지 맡으니 봉사자들이 너무 힘들어했다”며 “규모가 적고 아름다운 영화제, 거품이 없고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영화제가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홍보가 잘 이뤄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세상을 섬기는 것인데, 교회들의 이해가 아직 부족하지 않나 한다”고 했다.

임성빈 조직위원장은 “지난해에도 세월호 참사 직후라 무거웠는데, 올해도 세월호 1주기 이후 영화제가 마련됐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했다. 사회가 현재 당파성으로 갈라져 있는데, 동굴의 우상에서 벗어나 서로를 바라보고 나와 다른 이들의 입장과 생각과 마음, 아픔을 돌아보는 일이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의 기반에 ‘돈’이 아니라 ‘생명’이 있어야 한다”며 “이 사회에서 생명과 빛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작은 자’들이고,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잘하라는 것이 성경의 핵심이며, 이 사회 속에서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고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테마를 잡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홍보대사 김유리 씨가 위촉장을 받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번 영화제 홍보대사로는 배우 김유리 씨가 선정돼 이날 위촉장 수여식이 진행되기도 했다. 김유리 씨는 소감을 통해 “이번 영화제 키워드인 ‘생명, 빛, 아이들’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단어”라며 “요즘 바람과 햇살이 피부에 닿는 느낌이 따뜻한 좋은 날씨인데, 이런 따뜻함과 사랑이 영화를 통해 가슴속 깊은 곳까지 닿을 수 있는 시간들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유리 씨는 “홍보대사 공식 활동 외에도, 영화제 기간 동안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의 관객으로서 필름포럼을 찾아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며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시길 바라고, 개인적으로는 이번 영화제 홍보대사를 통해 하나님께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길 기도하고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개막작은 <모두의 천사 가디>… ‘시네아스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별전도

서울국제사랑영화제는 지난 2003년 제1회 ‘서울기독교영화축제’로 출범한 후, 10회째인 2013년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하고 일반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오늘에 이르렀다.

4월 23일 오후 7시 700석 규모의 서울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시상식과 개막 공연, 개막작 상영 등이 진행된다. 개막작은 레바논 아민 도라(Amin DORA) 감독의 <모두의 천사 가디(Ghadi)>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출품됐던 이 영화는 특수장애를 가진 아들에 대한 주변의 무지와 편견에 맞서, 자신의 아이가 어려움을 해결하러 이 세상에 내려온 ‘천사’라는 이야기로 사람들을 설득하려는 한 아버지를 통해 구원과 용서, 수용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개막작 <모두의 천사 가디> 스틸컷. ⓒ영화제 제공

필름포럼 1·2관에서 30일 오후 7시 열리는 폐막식에서는 국제단편경쟁부문, 사전제작지원부문 시상식과 폐막작 상영이 진행된다. 폐막작은 국제단편경쟁 수상작과 2014 사전제작지원 당선작(상금 300만원)이다. 사전제작지원 당선작은 정시영 감독의 <골고다의 방>이다.

주요 프로그램도 공개됐다. 먼저 진실한 사랑의 가치를 지닌 영화들을 소개하는 서울국제사랑영화제만의 고유 섹션인 ‘아가페 초이스(Agape Choice)’에서는 에티오피아의 <디프렛(Difret)>, 프랑스의 <브루클린(Brooklyn)>, 조지아의 <옥수수 섬(Corn Island)> 등, 아이들과 생명의 문제들을 다룬 영화들이 선보인다.

기독교적 가치와 복음의 메시지를 담은 영화제의 정통 섹션인 ‘미션 초이스(Mission Choice)’에서는 아일랜드의 <캘버리(Calvary)>, 미국의 <싱 오버 미(Sing over me)> 등과 다음 달 16일 개봉하는 화제작 <신은 죽지 않았다(God’s Not Dead)>, 김상철 감독의 신작 <순교(The Martyrdom)>, 폴란드 영화 <이다(Ida)> 등이 방영된다.

또 ‘기독 영화인 특별 상영’ 섹션에서는 권순도 감독의 유관순을 다룬 <소녀의 기도>와 최근작 <독도의 영웅>을 마련했다.

▲폐막작 중 하나인 사전제작지원 당선작 <골고다의 방>. ⓒ영화제 제공

스페셜 섹션은 첫째, ‘미래의 꿈, 우리의 학교’를 주제로 학교를 테마로 다룬 프랑스의 <클래스(Class)>, 캐나다의 <라자르 선생님(Monsieur Lazhar)>, 한국의 <시선 1318>, 이란의 <학교 가는 길(Bhddha Clooapsed Out of Shame)> 등이 상영된다. 둘째로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걸어도 걸어도>, <아무도 모른다> 등 가족과 아이들에게 특별한 시선을 갖고 지속적인 작품활동을 해온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들로 꾸민다.

‘해외영화제 단편특선’ 섹션에서는 해외 영화제에 소개된 우리나라의 우수 단편들을 준비했다. ‘낯선 현실’ 부문에는 <이상한 나라의 김민수>, <애드벌룬>, <손님> 등이, ‘쉼과 구원’에는 올해 베를린영화제 단편경쟁부문 황금곰상 수상작인 나영길 감독의 <호산나>를 비롯해 <숨>, <초대>, <울게 하소서> 등이 준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