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USA 동부한미노회가 이번 교단의 동성결혼 수용 결정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국장로교(PCUSA)가 교단 헌법을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정한 가운데, 뉴욕과 뉴저지의 한인교회들이 소속돼 있는 동부한미노회가 25일 오후 1시 금강산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성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동성애에 관한 교단 헌법에 제약을 받지 않는 ‘노회 우산’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신앙양심 절대적 존중… 동성결혼 주례 강요당할 일 없어”

이들은 특히 이번 개정안은 각자의 신앙양심을 절대적으로 존중한다는 유권해석에 의해, 목회자들과 교회들이 동성애 주례 거부 등의 의사를 제약 없이 펼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이는 교단 헌법 차원에서의 동성결혼 인정이 실제 목회 현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다.

동부한미노회는 “이 개정안은 결혼을 집례하는 목사의 양심과 또 결혼 장소를 허락하는 당회의 양심을 절대적으로 존중하고 보장하여, ‘어느 누구도 이를 강요할 수도 강요당할 수도 없다’고 못 박고 있다”면서 “따라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주에 속한 목회자들과 장로들이라도, 신앙양심에 따라 어떠한 결정을 내린다 하더라도 법적 소송 및 피해에서 보호를 받게 된다”고 해석했다. 사실상 개교회의 목회 환경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또 동성애를 반대하는 교회들에게는 한미노회로의 이전을 권했다. 한미노회는 한인교회들이 언어·문화적인 이유로 PCUSA의 승인을 얻어 설립한 비지역 노회로, 대서양한미노회·중서부한미노회·동부한미노회 3개가 존재한다. 동부한미노회의 경우 최근 정기노회에서 투표를 통해 노회원 전원이 동성애를 반대했다.

노회 이전과 관련, 동부한미노회는 “노회의 상위 개념인 ‘대회’ 내에서는 개교회의 자유로운 노회 이전이 가능하며, 현재 경계가 인접한 대회로의 이전까지도 허용이 되고 있다. PCUSA 내 전체 한인교회 중 한미노회에 가입돼 있는 교회는 1/3 가량”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 동부한미노회는 Q&A 자료를 미리 배포해, 이번 PCUSA의 헌법 개정안에 대한 바른 해석을 설명했다. 다음은 그 전문.

Q: 이번에 통과된 ‘결혼 정의’ 개정안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A: 미국장로교의 규례서 (W-4.9000) 에 명시된 “결혼은 한 여자와 한 남자 간에 맺은 시민계약”이라는 기존의 내용이 앞으로는 “결혼은 두 사람 - 전통적으로 한 여자와 한 남자 사이 - 이 평생 동안 서로를 사랑하고 지지하는…”이라는 내용으로 수정되는 것으로서, 즉 전통적인 한 남자와 한 여자 간의 결혼의 정의에 추가로 동성 간의 연합도 포함하여 결혼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Q: 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의 특징은 무엇인가?
A: 결혼의 정의를 확대해서 동성 간의 연합도 인정하는 이번 개정안은, 우리 한인 크리스천들의 정서와는 분명하게 대립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결혼을 집례하는 목사의 양심과 또 결혼 장소를 허락하는 당회의 양심을 절대적으로 존중하고 보장하여, 어느 누구도 결혼 집례와 건물 사용을 강요할 수도 강요당할 수도 없다고 못 박고 있다. 따라서 결혼이 합법화된 주(지금까지 37개)에 속한 미국장로교단의 목사들과 장로들이 신앙양심에 따른 어떤 결정을 내린다 하더라도 법적 소송 및 피해에서 보호를 받게 된다.

Q: 미국 내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교단들이 있는가?
A: 현재 미국 내에서는 성공회(Episcopal), 복음주의루터교(Evangelical Lutheran Church), 그리스도연합교회(United Church of Christ) 등이 이미 동성결혼을 인정해 오고 있다. 한편 미 연합감리교(United Methodist Church)의 경우에는 그 교세가 전 세계에 뻗쳐 있어서, ‘동성결혼’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같은 대륙의 교인들의 반대로 아직 인정되지 못하고 있지만 미국 내 교회들만 따진다면 벌써 인정하고 있는 상태다.

Q: 그렇다면, 타 교단에서의 ‘결혼 정의’와 미국장로교단의 ‘결혼 정의’와는 다른 점이 있는가?
A: 동성 간의 연합을 결혼으로 인정한다는 측면에서는 같지만, 목사와 당회의 신앙양심을 존중하고, 더 나아가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결혼 집례와 건물 사용을 거부할 수 있다는 목회적 결정까지도 존중하여,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에서 목회의 자율권을 보장해 준다는 내용은 타 교단에는 없고 유일하게 미국장로교단에만 있는 것이다.

Q: 미국 최대 장로교단이며 한국에 복음을 전해 주었던 미국장로교가 어떻게 ‘동성결혼’을 수용하게 되었는가?
A: 교단 내에서 동성애 문제는 1978년의 총회 때부터 진보적인 성향의 목사들과 장로들에 의하여 토론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초기에는 보수적인 리더들이 진보적인 리더들보다 숫자가 더 많았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교단의 보수적인 리더들이 세상을 떠나는 동시에 진보적인 리더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보수와 진보의 균형이 점진적으로 바뀌어 대략 20년 전부터는 (주로 백인) 교단 지도자들의 보수와 진보 분포가 거의 비등하게 되어갔고, 최근 들어 진보적인 리더들이 과반이 되었다. 즉, 이 개정안은 결코 지난 몇 년 사이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니고, 따라서 현재 교단에 소속된 많은 한인교회들이 개척을 시작하거나 교단에 들어올 때에도 상당수의 목사와 장로들은 이미 동성애를 지지하는 진보적 입장이었다. 우리들이 이러한 결정들에 대하여 놀라는 이유는, 목사님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한인들이 이러한 교단 사정에 어두웠기 때문이다.

Q: 이에 대하여 동부한미노회는 어떤 입장을 취하는가?
A: 4년 전에 개정된 미국장로교 규례서는 그 동안 교단 차원에서 정하고 지켜오던 목회 및 교회와 관련된 많은 결정들을 노회에 거의 다 일임하다시피 해 오고 있다. 즉, 미국장로교는 다민족·다문화·다양화되어가는 미국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더 이상 총회 차원에서 모든 것을 일률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노회를 하나의 교단으로 간주하여 많은 부분에서 자율권을 인정해 오고 있다. 그 좋은 예가 동성애자 (목사·장로) 안수 문제인데, 지난 2012년의 노회에서 결의한 대로 동부한미노회는 동성애를 죄로 보기 때문에, 동성애자에게는 안수를 주지 않고 (동성애자 목사·장로를) 타 노회 혹은 타 교단에게서 받아들이지도 않는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 따라서 이번 결정에 대하여도 동부한미노회 전체는 ‘동성결혼’을 성서적인 결혼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산하 교회에서는 동성결혼 예배와 주례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즉, 우리는 작년 여름 디트로이트 총회에서 이번 개정안이 정식 채택되었을 때에 이에 분명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성명서를 통하여 밝힌 바 있는데, 그 입장에 변화가 없는 것이다.

Q: 이런 현실에서 크리스천들이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면?
A: 분명, 우리는 현재 크리스천으로서 엄청난 시련의 시간을 지내고 있다. 우리가 적어도 크리스천이라면,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도덕·윤리·교리적인 측면을 뛰어넘어 예수님의 가르침에 근거한 신앙적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동성애가 분명히 죄이지만, 인간 안에 있는 많은 죄들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다른 죄들이 십자가의 보혈로 용서함을 받을 수 있다면, 동성애도 동일하게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본다면 동성애를 거부하는 우리들이 하나님 앞에서 동성애자보다 결코 나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도리어 우리들의 모습이 예수님의 지적대로 여성을 보면서 음욕을 품고 있지는 않은지(마 5:28), 아니면 나의 편의대로 이혼을 허용하거나 행하고 있지나 않은지(마 5:32) 돌아보는 등, 하나님의 말씀에 진솔하게 나를 비추어 본다면, 나의 깊은 곳에 자리잡은 죄의 실체를 발견하는, 자기성찰과 참된 회개를 경험하고 용서함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Q: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크리스천들이나 교회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A: 성경은 크리스천을 향하여 ‘세상에 있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은 존재’라고 가르치고 있다. 세상이 급격히 타락하고 교회도 변질되어 가는 듯한 모습이 안타깝고 민망한 것을 부인할 수 없지만, 우리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신앙의 눈으로 냉철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 미국 전체가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현실이 이제 곧 우리 앞에 다가온다. 여기서 진정한 크리스천이라면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하나는 죄가 만연해지는 세상을 가능한 멀리하고 상관하지 않은 채 오직 성결과 거룩함만을 유지하겠다는 선택과, 또 다른 하나는 우리들이 크리스천으로서 비록 완전한 성결과 거룩은 이루지 못할런지 모르지만 세상을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성품과 선한 사역에 참여하여 세상과 특히 세상 사람들과 상관하며 그들에게 예수님을 통한 참 하나님을 알게 하며 살아가겠다는 선택이다. 두 가지 선택 모두 하나님 앞에서는 귀하고 아름다우며, 결코 한 선택이 다른 선택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다는 것이다.

Q: 미국장로교에 속한 한인교회들의 미래는 어떠한가?
A: 솔직히 많은 한인 목사님들과 교회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장로교에는 전국적으로 총 171개의 노회가 있는데, 그 중에 3개의 한미노회를 제외한 나머지는 지역으로 구분된 미국 노회들이다. 동성애를 거부하는 3개의 한미노회에 속한 교회들(전체 한인교회 숫자 중 약 1/3)은 별 영향을 받지 않지만, 미국 노회, 특히 진보적인 성향의 노회에 속해 있는 한인교회들에게는 타격이 큰 것이 사실이다. 여기서 다행인 것은, 한인교회들은 사정과 형편에 따라서 가까운 지역(synod)에 있는 한미노회로 소속을 옮길 수 있도록 총회가 이미 문을 열어놓았다는 것이다. 이번 소식을 접하면서 여러 한인 목사님들과 교회들이 한미노회로의 이전을 희망하는 줄로 알고 있다. 현재로서는, 인접한 지역(synod)에 있는 한미노회로 옮기는 것이 허용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지역관할(synod boundary)을 뛰어넘어 자유롭게 옮길 수 있도록 총회와 대회 등 여러 경로를 통하여 시도할 것이다.

Q: 한인교회와 한인사회 전체가 가질 수 있는 건강한 시각이 있다면?
A: 미국장로교가 겪고 있는 아픔의 현실을 같이 나누지는 못할지 모르지만,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근거한 비난과 비이성적이고 비성서적인 비판은 자제해 주었으면 한다. 우리는 동성결혼을 포함한 이 모든 현실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 있고, 엄밀히 말하면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이 진행되도록 허용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우리의 희망이 될 수 있음을 고백한다. 우리의 심정은 마치 바벨론에 끌려가는 포로들과 같을 것이다. 힘도 없고 무엇을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동성애를 거부하는 교단에 속한 교회들과 성도들은 예루살렘에 남아 있는 백성들과 같다. 같은 신앙을 가진 형제자매들로서, 비난과 손가락질 대신 진정으로 위하여 기도해 주며 하나님의 뜻을 간구하는 것이 피차 간에 필요할 때이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사실은, 망가졌던 이스라엘의 회복 주역들이 바벨론 포로들과 그 후예들이라는 사실이다. 그들이 이스라엘 회복의 주역이 된 것은 단순히 포로로 잡혀갔었기 때문이 아니다. 포로생활 가운데, 말씀을 떠나 있었던 자신들을 돌아보며 회개하고 말씀을 회복하였고, 하나님을 향한 강렬한 마음들을 기도로 모았으며, 결단의 때에 신앙의 결단들을 했었기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하여 이스라엘의 회복이라는 복을 허락 하셨다. 에스겔, 다니엘, 모르드개, 에스더, 느헤미야 등등이 모두 그러했다. 포로로 잡혀가는 자나 남아 있는 자나 진정한 회개와 말씀의 회복과 간절한 기도에 근거한 참된 신앙의 길을 걸어갈 수 있다면, 우리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황폐되어가는 세상을 회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