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가 ‘2015년 부활절 맞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신복현·황문찬·안준배·김태현 목사. ⓒ류재광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가 23일 오전 ‘2015년 부활절 맞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부활절예배는 ‘공공성 회복’에 중점을 두고 ‘NCCK다운 부활절 준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NCCK 교회일치와협력위원회의 위원장 황문찬 목사와 부위원장 안준배 목사, 신복현 목사(기감), 일치협력국장 김태현 목사, 홍보실장 강석훈 목사 등이 참석했다.

NCCK는 부활절예배를 부활절인 4월 5일 새벽 5시 서울 후암동 중앙루터교회(최주훈 목사)에서 드릴 예정이다. 올해 주제를 ‘그리스도의 부활, 우리의 부활!’로, 성구를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눅 24:45~48)로 각각 정했고, 고난주간 동안 ‘세월호 참사’ 관련 묵상집 발표 등의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NCCK는 최근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는 고난주간 기도집’을 발간했다. 기도집에는 세월호 유가족이 직접 작성한 기도문 등이 실려 있다.

특히 NCCK는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한다는 취지에서, 고난주간 성목요일과 성금요일(4월 2~3일)을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팽목항에서 지낸다. 이 기간 ‘침묵의 순례’, 세월호 유가족들을 상대로 한 ‘세족식’, 세월호 침몰 지점에서의 ‘성금요일 예식’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황문찬 목사는 “NCCK의 역사적 전통과 사회적 의무를 염두에 두고, 우리가 한국사회와 함께 아파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한 끝에 이 같이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교단 연합’ 차원의 부활절연합예배를 함께 드려왔던 NCCK가 올해 별도의 부활절예배를 드리는 이유와 배경에 대한 질문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황문찬 목사는 “둘로 나뉘었다기보다 역할분담을 했다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김태현 국장은 “이전처럼 연합예배를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안 되는 상황이라면 한국교회의 다양성을 표현하는 계기로 이해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대신 ‘교단 연합’과 ‘NCCK’ 양측이 서로의 부활절예배에 대표를 파송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단 연합’ 측과 어느 정도 의견 충돌이 있었음도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번 부활절 준비 과정에서 NCCK 측이 누차 강조해온 ‘2005년 합의’의 기본 정신은 ‘공공성 회복’, ‘연합기구(한기총과 NCCK)가 번갈아가며 주관·실무’, ‘상설화에 따른 부작용 방지’ 등이었는데, 2014년도 준비위가 2015년도 준비위를 자임하고 연합기관 완전 배제를 선언하는 등 이를 위배했다는 것. ‘교단 연합’ 측이 설교자도 명망가 중심으로 선정하고 대형집회에 함몰됐다고도 비판했다. 그러나 ‘2005년 합의’의 또 다른 한 축인 한기총과의 교류 내지 연합 계획은 눈에 띄지 않았다.

김태현 국장은 “NCCK는 1947년 최초의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린 기관으로서 부활절예배를 포기할 수 없다”며 “그래서 ‘2005년 합의’의 핵심인 ‘공공성 회복’에 초점을 맞춰 ‘NCCK다운’ 부활절 준비를 하기로 했다. 세월호, 비정규직 노동자, 남북의 미래 등이 교회가 2015년에 관심 가져야 할 선교 과제이며, 이것이 사순절에서 부활절까지 NCCK의 부활맞이에 포함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들은 현재 NCCK 활동을 보류하고 있는 통합측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의견 차이일 뿐”이라며 조만간 갈등이 잘 봉합될 것이라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