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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한 기독교

C. S. 루이스 | 홍성사 | 349쪽 | 15,000원

클라이브 스테이플스 루이스(Clive Staples Lewis, 1898-1963)는 아일랜드의 안락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신의 유년 시절을 ‘좋은 부모님, 좋은 음식, 그리고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정원’이라는, 아이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곳으로 요약했다.

루이스는 글을 쓰도록 자신을 몰고 간 것이 손으로 하는 일에 무척 서툴렀기 때문이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그는 단 하나의 관절만 갖고 있는 엄지로 인해 고통을 받았다. 그것은 아버지에게서 유전된 것으로, 그의 형도 같은 증상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를 ‘어떤 것도 할 수 없을 만큼 철저히 무능하게’ 만들었다. 그는 많은 눈물 속에서 마분지와 가위를 가지고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다른 것을 발견했다. 바로 펜을 붙잡는 일이었다. 그가 이야기를 몹시 좋아한 것도 스스로 이야기를 쓰도록 이끌었다고 한다.

루이스는 거의 평생을 ‘대학 도시’인 옥스퍼드에서 보냈다. 그는 옥스퍼드에서 강의를 가장 잘하는 교수였다. 그의 곁에는 언제나 절친한 친구들이 있었다. 특히 ‘잉클링스(Inklings)’라는 서클은 문학계와 종교계에서 상당히 유명했다. C. S. 루이스와 <반지의 제왕> 작가 J. J. R. 톨킨은 절친한 친구이자 옥스퍼드 중심에 사는 작가들의 모임인 ‘잉클링스(The Inklings)’의 회원이었다.

루이스와 톨킨은 이 모임에서 신화와 서사시를 비롯하여 사회 문화에 관해 토론하며 생각을 공유했다. 그리고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를 토대로 글을 쓴 다음, 서로 돌려 읽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완성도를 높였다.

그는 신앙에 입문하면서 요한복음을 처음에 그리스어로 읽었다. 그 후 성경 읽기를 평생의 습관으로 삼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조금씩이라도 읽어 나갔다. 루이스는 기도할 때, 특히 삶에서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성경을 읽으며 묵상에 잠겼다.

루이스는 1940년대 말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1주일에 평균 100통이 넘는 편지를 받았다. 그는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아낌없이 희생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의문에 정직하게 대답해 주었다. 그는 ‘편지’라는 매개체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한 영적인 조언자였다.

그의 책들이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신뢰받으며 읽히는 이유는 분명하다. 따뜻하고 진실한 루이스의 신앙심이 그의 책들에 깊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비기독교인들도 거부감 없이 읽어갈 수 있는 글을 써낸, 몇 안 되는 기독교 작가 중 한 사람이었다.

▲C. S. 루이스. ⓒ홍성사 제공

<순전한 기독교>는 원래 루이스가 1941년부터 1944년 사이 네 번에 걸쳐 영국방송공사(BBC)에서 시리즈로 행한 방송 연설의 내용을 1952년에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루이스는 “우주의 배후에 과연 누가(또는 무엇이) 있는가”라고 묻는다. 이에 대해 그는 유물론적 관점과 종교적 관점이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어느 관점이 진리에 부합하느냐’이다. 유감스럽게도 과학은 이 질문에 대해 아무런 답을 주지 못한다.

루이스는 이 궁극적 실재(하나님)의 개념과 관련하여 먼저 무신론을 고려 대상에서 제거한다. 이어 그는 범신론과 이원론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배제한다. 남은 것은 결국 기독교 신관 뿐이 됐다.

그는 악의 문제를 다룬 후, 이 세상의 악에 대한 기독교의 답을 제시한다. 물론 악과 고난이라는 주제는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루이스는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속죄가 하나님의 근본적 해결책이요, 악에 대한 하나님의 조치라고 말한다.

C. S. 루이스에 따르면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신앙고백과 함께 일어서거나 넘어진다. 그리스도에 관한 고백에 중립이나 회색지대는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루이스는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도전하고 있다.

“이제 여러분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 사람은 하나님의 아들이었고, 지금도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미치광이거나 그보다 못한 인간입니다. 당신은 예수를 바보로 여겨 입을 틀어막을 수도 있고, 악마로 여겨 침을 뱉고 죽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그의 발 앞에 엎드려, 하나님이요 주님으로 부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대한 인류의 스승이니 어쩌니 하는 선심성 헛소리에는 편승하지 맙시다. 그는 우리에게 그럴 여지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그럴 여지를 줄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C. S. 루이스는 회심한 이후, “모든 시대에 거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공통적으로 믿어 온 바를 설명하고 지켜내는 일이야말로 믿지 않는 이웃들을 위한 ‘최상의 봉사’라고 생각했다.

비록 이 책이 가벼운 책이 아니요 다소 문화적 갭이 느껴지는 저술이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기독교 변증서들 가운데 기독교 신앙의 합리성과 도덕성을 명료하고도 지성적인 필치로 변론한, 가장 뛰어난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많은 회의주의자들과 무신론자들이 이 책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대면했고, 하나님과 인간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기독교의 정통 가르침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치밀한 논리와 풍부한 상상을 통해 믿음을 세워준다.

/송광택 목사(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