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종교개혁이 필요한 한국교회

제2종교개혁연구소 | 기독교문사 | 390쪽 | 12,000원

“한민족은 세계적 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세계 선교의 사명이요 제2종교개혁의 사명이다. … 그런데 이 세계적 사명을 다해야 할 한국교회는 지금 병들어 있고 위기에 처해 있다.”

책을 엮은 제2종교개혁연구소(Institute of Second Reformation, 소장 임태수 호서대 명예교수)는 2012년 2월 23일 문을 열었다. 한국과 세계 교회가 당면한 위기의 가장 중요한 신학적 원인으로 ‘믿음으로만(sola fide)’의 루터 신학에 있다고 판단하고 ①행함 있는 믿음(fide cum opera·마 7:21)의 신학을 전개하고 ②교회의 터전을 흔들고 있는 역사비평 방법론을 비판하고 극복하는 정경적 방법(Canonical Approach)을 소개하고 적용하는 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이 책의 특징은 무엇보다 ‘화려한 필진’이다. 제1부 ‘한국교회의 위기와 극복 방안’에는 ‘한국교회의 윤리와 세습’을 쓴 손봉호 박사(서울대 명예교수)를 비롯, ‘건강한 사회를 위한 교회의 역할’ 민경배 박사(연세대 명예교수), ‘한국교회의 소생과 사회적 책임 수행을 위한 교회의 개혁’ 오영석 박사(한신대 전 총장), ‘한국교회의 개혁’ 김영한 박사(숭실대 명예교수) 등이 필진을 맡았다.

제2부 ‘제2종교개혁의 성서적 근거’에는 임태수 소장과 함께 ‘믿음은 곧 행함이어야 한다’ 유승원 박사(전 나사렛대 교수, 미 디트로이트한인연합장로교회 목사), ‘오직 믿음만을 강조하는 신앙생활에 대한 성서신학적 반성’ 김득중 박사(전 감신대 총장) 등이 기고했다.

여기에 추천사로는 김영주 박사(NCCK 총무), 박종화 박사(경동교회), 김명용 박사(장신대 총장), 유석성 박사(서울신대 총장), 김경원 목사(한목협 대표회장), 김명혁 박사(한복협 회장) 등이 참여했다.

특히 임태수 소장은 ‘믿음과 행함의 변증법적 통일’에서 “루터의 종교개혁에 나타난 ‘믿음으로 의’라는 구원 이해를 한 주춧돌로 두고, ‘행함으로 구원’이라는 민중신학의 구원 이해를 또다른 주춧돌로 삼아, 믿음과 행함이 변증법적으로 통일을 이루고 조화를 이루는 민중신학적 구원론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고 했다.

임 소장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요 메시야이며 ‘참 하나님이요 참 인간’이라는 전제 하에, 예수 안에서 믿음은 행함을 전제하고 행함은 믿음을 전제하는 상호보완적이며 불가분의 관계”라며 “바울의 칭의론에서 보면 믿음과 행함은 언뜻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생각은 잘못이고, 하나가 다른 하나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변증법적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영한 박사는 한국교회의 개혁해야 할 관행들로 ①교회연합기관 임원 선임 비리 ②교회연합체의 분열 ③세습 관행 ④대형교회 목회자의 각종 비리 ⑤성직 매매와 장로 신분의 권력화 ⑥기복 및 번영 추구의 저급 신앙 형태 ⑦이단감별사들에 의한 임의적 이단 양산 ⑧소속 없는 ‘가나안 교인’ 증후군 ⑨개신교의 비대칭적 교회 구조 ⑩교리적 극단주의 등 10개를 꼽았다.

그 대안으로는 외적 과제로 ①한기총-한교연의 새로운 연합 집행부 선출 ②올바른 직제관 확립, 성직매매 내지 금권선거 추방 ③교회 재정의 투명한 집행 ④금권 배제를 위한 제도적 장치 ⑤장로 임기제 도입 ⑥사이비 이단정죄 규제, 공교회적 이단대책위 구성 ⑦정통 개혁신앙 틀 내에서 열린 중도적 신학 정립 등을, 내적 과제로 ①목회자 각성 및 자정 운동 ②목회자의 피나는 자기 포기와 반성, 회개 운동 ③기복 및 번영주의 신앙 추방 ④내면적·인격적 신앙 ⑤청교도적 하나님의 면전 신앙 등을 각각 제시했다.

김명혁 박사는 ‘십자가의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에서 “오늘 한국교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세속화와 인간화와 분열로 치닫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성부·성자·성령 하나님께로 가까이 가고자, 닮고자 하는 ‘영성’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라며 “세상의 유행과 프로그램과 행사 등에 치우친 우리들의 관심과 시선을 돌이켜,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과 그 주님을 닮은 사도 바울처럼 약해지고 어눌해지고 어리석어지고 멸시를 받게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