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운동연구가).

그 시초를 전도의 긴급성 속에 둔 ‘능력 종교’ 운동이 존 윔버(John Wimber)에 의해 시작되었다. 이전에 불신자 재즈 음악인이었던 윔버는 1962년에 크리스천이 되었다. 비록 성경 교사로서 꽤 성공적이었지만, 윔버는 1977년에 기적적 치유와 초자연적 영적 은사들의 확증을 받아들이기 전에는, 자신의 경건생활에 있어서 진정한 즐거움과 능력을 경험하지 못했다. 얼마 후에 윔버는 기도 모임을 시작했는데, 이 모임이 나중에 캘리포니아 애너하임교회, 즉 빈야드 크리스천 공동체가 되었다. 그는 공식적으로 비오순절주의자이자 비은사주의자였지만, 하나님의 강력한 사역의 표적으로서의 기적과 초자연적 은사들의 실천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 공동체가 존재한 지 약 10년 만에, 빈야드 교회는 17명에서 6,000명으로 성장하였고, 전 세계적으로 빈야드 공동체와 제휴된 수백 개의 단체들을 탄생시켰다.

빈야드 공동체의 급속한 성장과 능력 종교에 대한 강조는, 전에 볼리비아 선교사였다가 풀러신학교 세계선교학교 학장이 된 피터 와그너(Peter Wagner)의 주목을 끌게 되었다. 윔버와는 별도로, 와그너는 “기사와 이적은 오순절적 기독교와 특별히 제3세계 국가에서의 괄목할 만한 성장 배후에 있는 주요한 이유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와그너는 이 같은 기사와 이적들에 근거한 사역은 세계기독교선교운동에 있어서 하나의 강력한 전도 도구일 것이라고 믿었다.

와그너와 윔버의 통찰은 이 둘이 함께 “기적과 교회 성장”(MC510)이라는 코스를 가르친 1982년부터 1986년까지 집중되었다. 그 코스에서 실습 기간에 귀신들이 쫓겨나고, 지식의 말씀들이 받아들여지고, 신유가 일어나자, 파사도나학원이 설립된 이래 가장 유명하고도 논쟁적인 강의가 되었다. MC510 코스가 너무 논쟁이 되자 풀러신학교의 교장인 데이비드 허바드(David Hubbard)는 1986년에 이 코스를 중지시켰고, 그 코스가 어떤 형태로 진행되어야 할 것인지를 교수 연구과제로 정했다. 연구팀은 코스를 진행하되, 기적적인 것에 강조를 둔 의심스럽고 실험적인 요구들은 배제하라고 권고하였다.

그 후 윔버는 풀러신학교와의 협력을 유지하긴 했으나, 점차적으로 빈야드에서의 목회 직무에 집중해갔다. 그는 또한 자신의 신학을 두 책을 통해서 명백히 했다: 「능력 전도」(Power Evangelism, 1986)와 「능력 치유」(Power Healing, 1987)다. 두 책의 요점은 “초자연적 현상들은 현 시대 크리스천의 믿음의 실천에 있어서 표준적”이라는 것이다. 기적적인 치유의 형태, 예언적 또는 범상치 않은 발언, 죽은 자를 일으킴, 하나님의 능력 사역이 나타나는 것(이제부터는 ‘능력 종교’라고 표현함) 등은 불신 세계에 기독교의 진실성을 드러내는 가장 확실한 표적이라는 것이다.

윔버와 그의 동료들은 특별히 능력 전도를 세속화된 서방 국가들에게 전달하는 것에 민감하였는데, 그들의 상대편인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 그리고 아시아 교회들이 이 은사들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서방 교회들이 성장과 갱신을 경험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윔버에게 있어서 능력 전도란 자발적으로 성령에 감동된 능력에 힘입은 복음의 제시이다. 능력 전도는 초자연적인 하나님의 임재의 나타남에 의해 이끌리고 뒷받침되는 전도이다. 능력 전도에서, 복음에 대한 저항은 초자연적 사건들 속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능력의 구현에 의해 정복된다고 본다. 윔버는 능력 전도를 프로그램식 전도, 즉 기사와 이적을 드러냄 없이 합리적인 논증을 통해 피동적인 청중에게 복음을 제시하는 것과는 비교하였다. 프로그램식 전도가 가시적인 하나님의 능력의 구현에 근거하고 있지 않고 있어, 복음 전도에 있어서 충분한 형태가 아니라고 윔버는 비평하였다.

윔버의 빈야드 운동(Vineyard Movement)은 현대 복음주의에 있어서 하나의 역동적이고도 성장하는 세력임이 분명하다. 그 운동은 개념화시키기가 어려운데, 그 이유는 그 운동이 성령의 은사들에 대한 전통적인 오순절적·은사적인 강조를 반복하고 있는 반면에, 오순절적·은사적인 전형적 범례들은 피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능력 대결을 통해 사단의 왕국과 전투하기 위해 인간의 역사를 뚫고 들어 온 하나님나라에 대한 초점은, 성경이 초자연적이고 기적적인 것을 인정한다고 믿는 많은 복음주의자들에게 매혹적이다. 윔버의 교훈 배후에 있는 전도적인 근거는, 영혼들을 기독교적 믿음 속으로 인도하려는 복음주의자들의 역사적 관심에 큰 공명을 가져다 준다. 뿐만 아니라 빈야드 운동이 지닌 내세성(otherworldliness)은, 자연주의와 물질주의에 찌들어 있는 현대 문화에 대단히 매혹적인 대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독교에 대한 ‘기사와 이적’의 접근은 많은 복음주의자들에게 불충분한 것으로 비판받아왔다. 팀 스타포드(Tim Stafford)는 신학자 패커(J. I. Packer)의 견해를 인용하는데, 패커는 “많은 크리스천들이 왕국의 능력들이 전개되는 것을 보고 있는데, 육체적인 기적들보다는 차라리 주로 중생, 성결, 위로자로서의 성령, 그리고 내적 삶의 변화 등에 있다”고 말했다. 패커는 “진실한 하나님의 능력은 고통을 제거하는 기적들의 시행에서 증거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심연 속에서의 경건생활의 능력에 있다”고 한다.

월리스 밴(Wallace Benn)과 마크 버킬(Mark Burkill)은 윔버가 -펼쳐진 왕국을 사이에 두고 기적들과 능력 대결에 의해 두 신들이 전투하고 있는- 하나님과 사단 사이의 형이상학적인 이원론을 구축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이 같은 접근이 인류를 단순한 전당물로 제한할 뿐 아니라, 인간의 모든 영역을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우주성을 감소시킨다고 불만을 토하고 있다. 끝으로, 도날드 캠머(Donald Kammer)는 윔버가 그의 「능력 치유」에서 크리스천들에게도 귀신이 붙을 수 있다거나 불행히도 악령에 의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사로잡힐 수 있다고 강도 높게 부르짖은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 동안 빈야드 운동은 특히 신학적으로 일부 세대주의(世代主義)나 개혁주의(改革主義) 노선에 서 있는 복음주의 신학에게 적지 않은 저항을 받아 왔다. 빈야드 운동에서 방언이나 병 고침 등 성령의 나타남을 ‘사도적 표적’(Apostolic Sign)과 동일시하게 될 때는, 표적은 사도 시대 후 끝났다고 보는 세대주의적 신앙관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현상을 피할 길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빈야드 운동의 지도자들은 성령의 나타남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 좀 더 분별력 있는 신학 작업을 통해 교회 앞에 덕을 세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빈야드 운동의 여러 양상에 대해서 복음주의 신학에서 비판하고 있는 점들에 대해서, 성경적인 안목으로 수렴하여 온건한 성령운동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