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교회의 사모가 자신의 남편을 향해 퇴진을 촉구하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했다.

대전중앙교회 이성현 담임목사의 사모인 신보혜 씨는 6일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은혜로교회 측 교인들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서, 최근 대전중앙교회에서 발생한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신보혜 씨가 발언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이날 신보혜 씨는 자신의 남편이 퇴진해야 하는 이유로 대형교회 담임목사로서의 자질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신보혜 씨는 이 목사에 대해 성경을 잘 알지 못하고, 다른 목사의 설교를 짜깁기하며, 기교적·프로그램적 목회를 하고, 가정을 내팽개쳤으며, 자신을 우울증 환자로 매도하고 가정폭력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신 씨는 자신은 여전히 남편을 사랑한다며, 이 목사가 명예를 좇아 목사직을 유지하기보다는 당뇨와 합병증인 녹내장부터 치료받고 가정과 자신부터 돌아보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성현 목사는 교단지와의 인터뷰에서 “목회자로서 부끄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유감을 표명하고, “(아내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태 전에 아내를 찾아가 데려오려고 설득을 시도했지만, 은혜로교회측이 폭력적으로 나와 여의치 않았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사모 신 씨는 지난해 여름께부터 담임목사와 따로 떨어져 과천에 있는 은혜로교회에 출석하고 있다고 한다.

이 사건에 관여된 은혜로교회(신옥주 목사 측) 교인들은 최근 교계 곳곳에서 잇따라 과격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의 이 같은 행보는 이단 규정에 대한 항의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합신은 지난해 9월 총회에서 신 목사를 자의적 성경 해석 등을 이유로 이단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은혜로교회 측은 자신들에 대한 비판이 왜곡·조작됐으며 이단 규정 과정에서 소명 기회도 제공받지 못했다고 억울하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은혜로교회 측 교인 수백 명이 함께 자리했다. ⓒ류재광 기자

한편 신보혜 씨와 은혜로교회 교인들은 대전중앙교회에서도 충돌을 빚었다. 대전중앙교회 측은 이들이 지난 2월 1일, 15일, 22일, 25일 등 수 차례 찾아와 예배를 방해하고 기물을 파손했으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교인들을 감금 및 폭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은혜로교회 측은 신보혜 사모가 광고 시간에 발언하려 했는데 대전중앙교회 측에 의해 끌려나갔고, 동행했던 교인들도 폭행을 당했다고 맞섰다. 이들은 또 대전중부경찰서가 자신들에 대해 과잉진압과 편파수사를 했다고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