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받은 히잡을 쓴 제시 이간의 모습. ⓒ이간의 페이스북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미국 여성이 사순절 기간 외출할 때마다 무슬림들이 사용하는 히잡을 착용하기로 해 이슈가 되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투데이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제시 이간(Jessey Eagan)은 일리노이주 피오리아 소재의 이마고데이(Imago Dei)교회에서 아동부를 맡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미국에서 난 백인 중산층으로서 다수에 속해 있다. 그런데 ‘아웃사이더’가 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자각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사순절 기간 동안 무슬림 이웃의 신발(이나 히잡)을 착용함으로써 그들에게 친절함(hospitality)을 베풀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우리 공동체 내에서 무슬림을 향한 백인 미국인들의 반감이 다시금 커지고 있는 이 때, 이러한 경험이 특별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러한 생각이 조금 염려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간은 자신의 블로그에 “#히잡40일(#40daysofhijab)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암만과 요르단에서의 삶 이후, 이번 도전으로 고무되었다”고 적었다. 그녀는 7년 전 남편과 함께 18개월 동안 요르단에 거주했었다. 당시의 경험에 대해 그녀는 “나를 둘러싼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난 너무나 눈에 띄는 아웃사이더였다. 요르단에서 금발과 푸른 눈은 ‘도서관에서 서서 소리를 지르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버즈피드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녀는 “이렇게 히잡을 착용하는 이유는 사람들을 돕고 싶기 때문이다. 특별히 백인 기독교인들에게 어떻게 ‘차이점’을 인식하고, 끌어안고, 관계성을 맺어갈 수 있는지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은 이웃, 이방인, 원수까지 사랑하라고 하셨다. 때로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 말씀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론에게 많은 영향을 받아서, 두려움이 우리를 삼키도록 하고 사랑에 대해서는 잊는다. 두려움은 사랑의 반대말”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에는 피부를 검게 화장한 후 밖에 나가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그녀는 “친구가 나에게 ‘백인 무슬림과 갈색 무슬림은 서로 다른 경험을 한다’고 했다. ‘이슬람 공동체 안에서도 피부가 검은 무슬림은 차별을 경험한다’고 했다”면서 이 모든 일이 백인 기독교인들을 위한 것임을 다시금 강조했다. 그녀는 “이는 친절함에 대한 것이고, 친절함은 아웃사이더였던 사람들을 사랑과 이해의 마음을 갖고 공동체 안으로 이끄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