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순서대로) 전형준 교수, 김영한 박사(사회), 박종서 목사, 강병오 교수. ⓒ기독교학술원 제공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제44회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가 ‘동성애 이슈와 교회 영성’을 주제로 6일 아침 과천소망교회에서 열렸다. 박종서 목사(양지평안교회), 강병오(서울신대)·전형준(백석대) 교수가 발제했다.

“자본주의 저급함이 바닥까지 내려간 표상”

먼저 ‘동성애에 대한 윤리신학적 관점’을 제목으로 발표한 박종서 목사는 “성 대상 도착이 심하지 않은 동성애자의 경우 이성애로 데려올 수 있는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며 “동성애자이면서 이성과 교제하며 이성을 통해 자녀를 낳는 경험까지 한 양성적인 사람들의 경우도 이성애로 되돌릴 가능성은 있다. 이들을 돕는 일에는 절대적으로 ‘신앙의 은총’과 ‘교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혹 동성애자들이 적극적이고 능동적 자세를 갖는다고 해도 그 이면에는 환경의 벽, 사회적 통념으로 인한 좌절이 숨어 있고, 이 때문에 그들은 다른 누구보다 항상 죽음에 더 가까이 있게 된다”며 “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그들의 삶은 비관적이고 우울하게 마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을 기독교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박 목사는 특히 “성경은 소돔과 고모라의 타락에 대해 오직 동성애 한 가지를 예로 든다”면서 “동성애를 ‘sodomiste’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동성애는 인간의 정신적·심리적 성숙을 가볍게 여기고 감각과 쾌락의 보이는 것에만 치중한 결과다. 자본주의의 저급함이 바닥까지 내려간 표상이 바로 동성애라는 사실을 교회는 인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성애의 간접적 원인에 교회가 참여하고 있다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동성애에 대해 오직 배타적으로 일관하는 교회의 모습은, 곧 자신의 그림자를 외면하고자 하는 무의식적 도피 행각이 아닌지 살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박 목사는 “동성애를 이성애로 바꾸는 것이 기독교인들의 책무는 아니다. 성경도 동성애자가 이성의 사랑으로 바뀌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회개(悔改), 즉 동성애자가 뉘우치고 돌아설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부인되어서는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교회는 그들의 상처를 만지고 사랑하고 그들의 마음을 열어야 한다. 그들도 피해자들”이라며 “단 이러한 긍휼은 개별적 만남으로 제한돼야 한다. 그들이 집단화된 세력으로 또는 운동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한 문제의식을 갖고 조직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회, 법제화 움직임에 침묵하면 안 돼”

강병오 교수는 ‘사회윤리적 관점에서 본 동성애 이슈’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강 교수는 “연구 분석 결과에 의하면, 동성애의 행동은 개인 복지나 사회제도 차원에서 성적 문제, 가족 문제, 보건의료 문제를 야기할 수가 있음을 보여 준다”며 “물론 동성애 성향까지도 사회 문제 요인으로 검토해야 할지 더 연구해야 하겠지만, 동성애 성향과 행동은 확연하게 구별하기 매우 어렵고, 상호 연결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법적 차원에서 연구되어야 할 동성애의 인권 보호와 동성결혼 합법화는 대체로 자유지상주의나 자유주의적 평등주의 이념에 기초해 있다”며 “동성혼은 사실상 사회 전체에 공동선을 이루려는 성의 목적과 의미, 결혼의 목적, 그리고 결혼이 칭송하는 미덕에 부합되지 않는 여지가 다분히 있다”고 했다.

이어 “대부분의 종교조직은 교리의 가르침에 따라 동성애와 동성혼을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다”고 한 강 교수는 “그러나 종교조직이 동성애와 동성혼 합법화를 반대할지라도 동성애에 대한 혐오적인 자세나 극단적 행동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강 교수는 “동성애자들에 대해 사랑과 긍휼, 관용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동성애자도 이성애자처럼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라며 “하나님이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 주시고 사랑하셨듯이, 우리도 동성애자들을 우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개인적 차원에서 말하는 사랑과 관용의 자세”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이 말은 동성애자들이 죄 가운데 계속 있는 것을 수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회개하고 하나님의 온전한 자녀로 돌아오게 될 것을 믿고 바라는 수용”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동성애자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성차별금지법과 동성혼 합법화 등과 같은 일련의 법제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교회가 수수방관하는 자세나 침묵이나 무관심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며 “그러한 일련의 법안들은 사회의 공동선을 실현하는 데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회는 문제성을 가진 제도화에 대해서는 합리적이고도 이성적인 정치적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예수 안에서 회복되도록 인내심 가지고 도와야”

끝으로 ‘동성애에 대한 목회상담학적 대책’을 제목으로 발표한 전형준 교수는 “그 동안 한국교회는 동성애 문제를 도외시했고 배타적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동성애는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인간의 문제이기에 바로 교회가 감당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그는 “물론 교회가 문제를 풀어가는 기본원리는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라며 “그러면서 동성애자를 바로 세우고 살리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목회상담사역을 통해 강조해야 할 것은 성령의 변화시키는 능력이다. 성령의 역사를 통해 인간이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동성애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바르게 접근해 다루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 교수는 “성경은 동성애를 명확히 죄로 규정하고 거부한다. 목회상담에 있어서 이러한 성경적 해석을 명확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동성애에 대한 바른 목회상담을 할 수 있으며, 상담을 통해 동성애자들을 성경적 원리대로 바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 성경적 입장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그러나 동성애가 죄라고 해서 동성애자를 배척하고 정죄해서는 곤란하다. 동성애자들도 목회적 돌봄이 필요하며,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교회가 단순히 동성애에 대해 비난과 혐오의 관점으로 대하기보다는 긍휼의 마음으로 동성애자들을 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교회가 그들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동성애자들은 부모나 교우들에게서 이해와 도움을 얻을 수 없으므로, 그들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사랑해 주는 동성애 집단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전 교수는 “우리는 동성애에 대한 바른 성경적 이해 가운데, 건강한 목회상담사역을 통해 동성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회복되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도와야 할 것”이라며 “오늘날 한국의 목회자들과 목회상담자들이 인간의 심령을 변화시키는 성령의 능력이 나타나는 통로로 쓰임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발표에 앞서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박사는 “동성애는 이성애(異性愛)와 남자와 여자로 이루어지는 가정이라는 창조질서에 어긋난다”며 “동성애자를 노예, 흑인, 여성해방과 유비관계로 보는 것은 성경적이 아니다. 노예제도, 흑인차별, 여성차별 등은 창조의 질서가 아니라 인간의 죄악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김 박사는 “교회는 동성애자들에 대해 편견과 차별을 하는 ‘동성애 혐오증’에서 나와야 한다”며 “교회는 이들을 소외된 인간으로 인격적으로 대면하고 공감과 위로, 격려 가운데서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능력으로 이들이 변화된 인격과 세계관을 갖도록 해주어야 한다. 교회는 이들을 외면하지 말고 이들을 우리 가운데 있는 타자로 대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들을 위한 전문가를 양성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