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본명이 니콜라 에르망인 수도사 로렌스(Brother Lawrence, 1611~1691)는 38세 되던 해에 프랑스 파리의 ‘멘발의 까르멜 수도회’에 수사로 들어가 80세까지 수도사로 살았다. 그는 평생을 평수사로 있으면서 부엌일과 샌들 수선하는 일을 하며,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누리며 살았다. 그는 아무리 힘들고 미천한 일을 맡아도 푸념하지 않으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그리스도의 성품을 지닌 사람으로 살았다.

그의 삶을 기록한 책으로 <하나님 임재연습, 로렌스 형제>란 제목의 책이 있다. 규장출판사에서 번역 출간한 이 책은,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일상생활 속에서 누리는 삶이 어떠한 삶인지를 구체적으로 일러 준다. 책 중에서 로렌스가 열여덟 살에 회심(回心)하던 때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어느 겨울날, 그는 잎이 모두 떨어진 앙상한 나무를 보고 있었다. 그러다 얼마 후에는 싹이 돋고 잎이 나고 꽃도 피고 열매도 맺히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순간 그는 하나님의 섭리와 능력에 대한 숭고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그 깨달음은 평생 그를 떠나지 않았다. 그날의 깨달음은 그를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떼어놓았고, 하나님을 향한 지극한 사랑을 심어주었다.”

그날 이후 로렌스는 하나님 아닌 다른 모든 것에 철저히 무관심하였고, 그래서 자유를 누리며 살았다. 그런 철저한 무관심과 완벽한 자유의 삶이 로렌스의 일생이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일이 아니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었다. 그는 일상생활 속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었다. 그런 그의 삶을 책 속에서 다음 같이 일러 준다.

“그에게는 모든 장소, 모든 임무, 모든 것이 동일하였다. 부엌에서 허드렛일을 하든지, 낡은 샌들을 수리하든지, 골방에서 기도하든지 언제 어디서나 그는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이다. 그는 깊은 고독 속에서 만날 수 있는 하나님을 일상의 임무 수행 한가운데서 만나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배하였으므로 특별히 별도의 경건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내가 로렌스 형제의 삶과 영성을 접하며 깊이 생각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누리며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다. 예배드릴 때만이 아니라, 기도드릴 때만이 아니라, 노동하는 현장에서,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일상의 잡다한 생활 속에서도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누리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