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교회 이문장 목사 측 교인들이 김진홍 목사에 대한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최근 경기도 구리 소재 두레교회(담임 이문장 목사) 내에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문장 목사 측 교인들이 반대측의 배후로 이 교회 설립자이자 ‘빈민운동의 대부’로 유명한 김진홍 목사를 지목하고 전면적 비판에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두레교회 교인들은 3월 1일 김진홍 목사를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입구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최근 이문장 목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두레교회바로세우기협의회(두바협)’를 김진홍 목사가 조종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 창립기념주일이었던 이날 김 목사가 교회를 방문할 뜻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두레장학회 장학생 출신인 이문장 목사가 2010년 부임할 당시만 해도 김진홍 목사는 이 목사를 적극 지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통합 소속인 두레교회가 합동 출신인 이문장 목사를 영입했다며 교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김 목사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문장 목사를 데려온 것은 내 평생에 있어 가장 치명적인 과오”라고까지 언급하는 등 이 목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문장 목사 측 교인들은 이에 대해 “이문장 목사님이 김진홍 목사님의 말을 고분고분 듣지 않고 자기 소신과 철학대로 목회를 해 의견 충돌이 발생하자, 김 목사님이 이 목사님을 흔들고 있다”며 “김 목사님은 최근 기회가 될 때마다 이 목사님을 비방하고, 노회와 총회에도 영향력을 행사해 이 목사님에 대한 이단성 논란까지 제기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문장 목사 측은 “이 같은 상황에서 김진홍 목사님이 교회에 방문하겠다고 하니, 시무·사역장로 45명이 연대서명해 ‘지금 교회가 분란 중인데 오시면 불 난 데 기름 붓는 격이 되니, 다음에 조용할 때 정중하게 모시겠다’는 뜻을 전했다”며 “교인 30여명이 지난 2월 27일 항의 차원에서 동두천 두레교회에 방문했는데, 처음에는 관계자들이 ‘김 목사님이 출타했다’고 했으나 몇 시간 뒤에 기습적으로 재방문하니 그분은 한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문장 목사 측 교인들은 “교회는 김진홍 목사님이 은퇴할 때 퇴직금과 사택 등을 포함해 약 20억원을 지원하는 등 상당한 예우를 해드렸다”며 “우리는 그분을 좋아하고, 지금도 그분이 뒤로 물러나 후임의 목회를 도와주기만 한다면 좋을 텐데, 자꾸 마치 교회를 어떻게 해보려는 것처럼 행동하니 안타깝다”고 했다.

이들은 또 이날 오전 10시 별도 예배를 드리려던 두바협 측 교인들을 막아서다 충돌을 빚은 것에 대해서는 “그 동안은 불법 예배를 방관해 왔으나, 오늘은 김진홍 목사님이 방문한다는 이야기 때문에 더 강경하게 대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김 목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문장 목사 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김진홍 목사의 의견을 들으려 했으나 김 목사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얼마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내가 나설 입장이 아니기에 기도하고 있다”고 언급, 이 사태에 자신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두바협 측은 “김진홍 목사님은 은퇴하고 이 교회를 떠나 있으신 분으로, 배후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교회 창립기념일에 창립자가 방문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했다. 자신들이 10시에 별도 예배를 드리다 양측의 충돌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드린 예배는) 전혀 불법이 아니고, (교회가 소속된) 평양노회의 목회자가 와서 설교했다”며 “정당한 예배를 (이 목사 측이) 폭력적으로 방해한 것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두바협 측은 “김진홍 목사님은 지난 2월 27일 이문장 목사 측 교인에게 폭행을 당해 건강이 좋지 못해 오늘 오시지 않았다”고 했다. 김 목사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진 교인은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평소 김진홍 목사가 저에게 ‘형님 같다’고 해왔는데, 사조직인 두바협을 이용해 후임을 내쫓으려 하고 두레교회를 분쟁의 소굴로 만들려 한 김 목사에 대한 울분을 참을 수 없어 형님으로서 훈계의 매를 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두바협은 이문장 목사에 대해 “교회 운영을 비민주적이고 불투명하게 하며, 교인들을 편 가르고 갈등을 조장한다”는 등의 문제 제기를 해왔다. 그러나 교회측은 이에 대해 “모든 재정을 교회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행정도 합법적으로 하고 있으며, 교회 분란을 조장해온 것은 두바협 측”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