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축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2월 28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기독교통일학회(회장 오일환 박사)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 특별학술심포지엄에서 축사한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현 정부의 통일정책과 북한 관련 사항들을 비교적 소상히 전했다.

특히 올해 5월로 예정된 러시아 ‘전승기념일’의 대통령 참석 문제와 관련,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에 같이 하자고 했지만, 우리는 아직 분단 상황이기 때문에 함께 축하할 수가 없다”고 했다.

주 수석은 “통일 준비에 있어 정부가 가장 중심으로 두는 것은 첫째가 ‘좋은 안보’로, 우리의 국가 안보와 방위 역량이 충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면서도 지난해 1월 대통령께서 ‘통일 대박’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네 글자가 통일의 열정을 다시 끌어올리고 되살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째를 맞아 남북한이 기념행사도 하는 등 여러 제안을 하면서 만나자고 했는데, 북한이 고위급 접촉이나 이산가족 문제, 개성공단 등 모든 곳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며 “그렇지만 정부는 남북 주민들의 생활에 관심을 두고 민생협력의 폭을 넓히는 측면에서 인도주의적 지원과 산림 녹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5·24 조치 해제와 관련해서는 “먼저 우리가 (해제)할 수는 없지만, 만나서 이를 토의하겠다는 정도까지는 발전했다”며 “아직 만나지는 못했지만, 만나서 토의하면 길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정부 간 대화가 움츠러든 단계에서, 민간단체 교류는 활성화시키자는 것이 (정부의) 변화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주 수석은 “그러나 지난해 건전한 기독교 단체들의 인도적 접촉이 다른 종교나 시민단체들에 비해 적었다”며 “지금은 건전한 단체들을 대상으로 주민들에게 직접 갈 수 있는 보건·복지 사업이나 인도적 접촉 등은 얼마든지 교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적 지원을 풀려고 했지만, 북한에서 받지 않고 있다”며 “어느 단계를 넘어가면 다시 나오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그는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이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도 결국은 통일을 위한 구상”이라며 “나진 하산 물류사업도 어떻게든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만들고자 노력중”이라고 전했다.

최근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한다는소식이 잇따른 것과 관련해서는 “핵은 한 번의 오판으로 대한민국은 물론, 동아시아와 세계의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라며 “그래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 중이고, 동북아 평화협력 구조 등을 통해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진지한 회담이 재개되면, 핵을 내려놓을 경우 이를 상쇄할 만한 충분한 경제협력의 용의가 있음을 전하고, 국제적으로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주 수석은 “박 대통령은 한반도가 ‘핵 없는 세계’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전 세계를 향해 강조하신다”며 “그래서 중국의 입장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북한과 가까워져 있지만 핵은 안 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것들을 한꺼번에 푸는 길은 통일”이라고도 했다.

그는 “정부는 정상회담에 대한 유혹에 절대 흔들리지 않고 잘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과거 정상회담의 결과가 북한에 핵을 허락한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정부는 남북관계와 정치적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일관되게 통일을 준비해 나간다는 입장이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국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새로운 동북아 질서를 위한 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미얀마처럼 개방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도 “이는 교계와 시민단체가 함께해야 하는 일로, 반드시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많은 구상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주 수석은 “통일을 위해 주변에서 할 수 있는 것들부터 하면 좋겠다”며 “국내에 정착한 탈북민 2만 7천여명이 잘 자리잡게 하고, 이들 중 훈련된 이들은 통일운동에도 참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탈북민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매달 밥 한 끼라도 함께 먹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교회와 종교단체들이 북한에 좀 더 많이 가서 그들의 마음을 사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