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예장 통합(총회장 정영택 목사) 광복 70주년 기념세미나가 ‘3.1운동과 기독교’를 주제로 23일 오후 서울 종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채영남 목사(부총회장)의 설교로 드린 예배에 이어, 임희국·이치만(이상 장신대)·황홍렬(부산장신대) 교수의 발제와 강성열 교수(호남신대)의 논찬, 김치성 목사(교육자원부 총무)의 정리 및 마침기도 순서로 진행됐다.

임희국 교수는 ‘기독교의 관점에서 본 3.1운동의 평화사상’을 제목으로 첫 발표를 했다. 임 교수는 “기독교의 평화는 성경의 증언에 기초해 인간이 자력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이라며 “예수의 평화는 물리력, 곧 군대의 힘으로 침묵케 해 조용한 세상을 만든 로마제국의 평화(Pax Romana)와 같지 않다”고 했다.

이어 ‘그 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로 시작하는 구약성경 이사야 11장 6~9절을 예로 든 임 교수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또 인간과 모든 피조물의 관계가 정의를 바탕으로 각각 자유를 누리고, 수평적 평등 속에서 평화의 세계를 추구하라는 말씀”이라며 “3.1운동 독립선언서가 추구한 동양평화론과 조화를 이룬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이 평화운동은 3.1운동 당시 한국의 독립으로 성사되지 못했고, 국제 정세 또한 크게 변화시키지 못했다”며 “이로써 이 평화는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선물로 주셔야 이루어진다는 점을 확인하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광복 70주년과 분단 70주년을 맞이해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세계의 평화가 보다 더 절실한 올해 3.1절에, 우리는 하늘에서 종말론적으로 임하는 평화를 기다리되 세계 모든 민족과 나라가 평등한 지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자유를 누리면서 서로 연대하고 연합하는 정의로운 평화를 간절히 기다린다”고 역설했다.

다음으로 ‘3.1운동과 장로교의 역할’을 제목으로 발표한 이치만 교수는 “기독교계에 있어서도 3.1운동은 전국적으로 골고루 전개됐다. 또한 기독학생 및 기독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며 “이처럼 다양한 지역과 계층의 기독교인들이 가졌던 독립운동 경험은 사회운동의 실천에서 다소 소외됐던 기독교 대중의 자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3.1운동에서 나타난 기독교계의 특징으로 정치적 현실주의를 들 수 있을 것”이라며 “3.1운동 과정에서 기독교인의 정치의식이 분화되어 나타났는데, 완전독립을 통한 민주공화국 건설의 입장과 현실적 지배세력을 인정하면서 자치를 통한 점진적 독립국가 건설의 입장이 그것이다. 이는 향후 기독교 민족운동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였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치성 목사(사회), 강성열·황홍렬·이치만·임희국 교수. ⓒ김진영 기자

끝으로 황홍렬 교수는 ‘3,1 정신과 한국교회의 평화선교와 평화통일을 위한 과제’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황 교수는 “3.1운동의 평화사상은 민족의 독립과 자주가 동양평화 및 세계평화와 필수적으로 연계되며, 그 바탕에는 인화가 있다고 봤다”며 “그리고 평화를 이루기 위한 방법은 에큐메니칼 운동과 종교 간 연대, 비폭력 평화운동이었다”고 했다.

황 교수는 “3.1운동의 평화사상을 오늘 한국교회의 평화선교 과제로 적용하려 할 때 전제가 되는 것은, 3.1운동 당시 문제가 정치적 예속이었다면 지금은 경제적 예속이라는 점”이라며 “오늘의 한국교회가 정교분리를 넘어 자본주의와의 혼합을 넘어서야 평화선교 등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교회는 반공 이데올로기를 넘어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는 사람의 통일, 북한이탈주민 선교, 나눔을 통한 평화통일 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발제에 앞서 ‘교회는 세상의 희망’(마태복음 5:13~16)을 제목으로 설교한 채영남 목사는 “3.1운동 당시 기독교인들은 순교적 신앙과 십자가의 영성으로 이 운동에 참여했다”며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는 이 같은 정신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는 다시 그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그래서 빛과 소금으로 거듭나 세상의 희망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