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수 목사(꿈너머꿈교회 담임, 한국기독교장례문화연구원 원장, 행복한가정평생교육원 원장).

연이는 우리 교회 새내기 청년이다. 금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자매다. 그런데 우리 교회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갓난아기부터 학생, 청년, 젊은 엄마, 아빠, 장년, 노년까지 집사, 권사, 장로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도 잘하고 상냥하고 말도 잘 듣는다. 우스갯소리로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다.

연이는 어른이 교회를 빠지면 심방도 간다. 집에 가서 어린아이가 있으면 그와 같이 어울려서 놀아준다. 그래서 깊이 사귄다. 또 어린이가 교회에 빠져도 역시 그 집에 놀러간다. 같이 라면도 먹고 재잘거리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그러면서 또 선배, 부모님과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더 성숙해지기도 한다. 내 아이와 친구가 되어주는 그를 보면서 부모들이 싫어할 리 없고 모두가 좋아하는 것이다.

지난주 졸업식장에서의 광경이었다. 연이를 모르는 친구가 없을 정도였다. 전교생 모두에게 인기가 있었고, 그 뿐 아니라 선생님들도 그를 다 알고 있었다.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어울려서 연이를 부르며, 서로가 아쉬워하며 여기저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졸업식에 함께 갔던 엄마와 동생은 뒷전으로 밀려서 따라다니기에 바빴다. 이러한 밝고 환한 모습에 효행상을 받기도 했다. 상장과 꽃다발을 한아름 안고 헤어짐의 사진을 마음껏 찍으며 마음 깊이 간직하는 모습들이 더욱 아름다웠다.

연이는 일찌감치 대학교에 수시 합격을 하였다. 반드시 미리 기도를 받고, 또 시험 당일에도 전화로 기도를 받았고 보고를 하였다. 그날도 면접을 보고 오더니 ‘목사님, 저 요번에 꼭 합격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면접시험에서 교수들이 묻는 말에 본인이 생각해도 잘 대답했다는 것이다. 그 동안 교회에서 듣고 목사님이 하시던 말씀들이 귀에 들려서 자연스럽게 대답할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아닌 게 아니라 합격을 하였고 기뻐했다. 거기에 또 입학 장학금까지 받았다. 솔직히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본인도 놀라고 어찌된 일인가 알아보니 면접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교수들도 이 학생은 우리 학교에 꼭 필요하다고 인정을 했고, 만장일치로 합격됨과 함께 장학금도 받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그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 많다. 이 세상 살면서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 중에 단연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머리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IQ가 높아야 한다. 나도 중학교 시절에 머리 좋았던 친구들을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이 있다. EQ이다. 현대는 이 감성지수가 필요하다. 사람에게는 이 감정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 함께 웃고 울고 이야기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 현대인에게 필요한 능력인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머리가 좋고 감성이 뛰어나도 이것이 없으면 역부족이다. 바로 NQ, 즉 모든 사람들과의 네트워크이다. 상호관계가 없거나 연결이 끊어지면, 좋은 머리도 감성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 그 무엇보다 사람들과의 관계인 네트워크가 필요한 것이다.

이것이 연이를 만든 가장 중요한 힘이 되었던 것이다. 오늘 아침에도 연이는 교회에 나왔다. 자기의 능력을 발휘하여 새벽예배 반주를 했다. 피곤함을 잊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10번 보아도 그때마다 인사를 한다. 그리고 부르면 뛰어 나온다. 언제나 ‘예’라고 대답을 한다. 목소리도 늘 ‘솔’ 음이다. 아주 기분 좋게 표현을 한다. 무슨 말을 하든, 무엇을 시켜도 뒤로 미루지 않는다. 즉각적으로 반응을 한다.

“이제 우리로 화목하게 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 안에서 또한 즐거워하느니라”(롬 1:11) 예수로 화목하고 날마다 즐거워하는 삶이기에 이러한 모든 것들이 가능하다. 연이처럼 어려서부터 믿음·교회생활이 매우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