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그레이스, 디스를 벗다

저스틴 S. 홀컴, 린지 A. 홀컴 | 홍성사 | 344쪽 | 17,000원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성폭력으로 입은 피해를 은혜와 구원으로 회복할 수 있음을 설명할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가 겪은 고통 가운데 구체적으로 말씀하시는 분이다. … 거기서 인생이 끝이라는 생각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복음의 메시지가, 완전히 망가진 것 같았던 수치스러운 삶을 은혜로 인도할 것이다.”

영단어 ‘디스그레이스(disgrace)’는 수치, 망신, 불명예’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 단어에서 부정적 의미의 ‘디스(dis)’를 벗기면 그레이스(grace), 즉 ‘은혜’가 된다. 저자들은 <디스그레이스, 디스를 벗다>는 제목처럼, 하나님의 은혜로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지울 수 있다고 격려한다.

부부인 저자들은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희망과 힐링’을 담은 이 책에서 “어떤 형태로든 성폭력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면, 이 책은 우리에 관한 책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책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고 한다. 물론 하나님의 은혜가 절망을 소망으로 바꾼다는 것은 성경과 예배 말씀을 통해 수없이 들었던 하나의 ‘공식’이지만, 막상 자신에게 그 끔찍한 사건이 닥치면 모든 이론과 이성은 정지되고 만다.

저자도 사무엘상 13장에서 다말이 이복오빠 암논에게 당한 성폭력을 예로 들며 “다말이 느낀 바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시며 겪어야 했던 심정과 매우 흡사하다”고 동의한다. 예수님도 가까운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다른 친구들에게 조롱당하고 매 맞고 공개적으로 수치와 굴욕을 당했으며, 하나님께 버림받았다고 느꼈다는 것.

1-2장에서는 성폭력에 대해 진솔하고 정확하게 다루기 위해 성폭력의 정의와 결과, 특히 ‘성폭력 이후’의 심리적 손상에 대해 기술했다. 3-8장에서는 부인, 왜곡된 자아상, 수치심, 죄책감, 분노, 절망 등, 성폭력을 당한 후 일어나는 구체적인 감정들에 대한 해결을 다룬다. 9-11장에서는 성경이 말하는 죄와 폭력, 성폭력과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대해 알려준다.

책은 갈수록 흉악한 범죄들이 기승을 부리는 세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그레이스’만이 ‘디스그레이스’를 이겨낼 유일한 길임을 역설하고 있다. ‘성폭력’의 범위가 얼마나 광범위한지 재인식할 기회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