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한국인들은 상담을 원하지만 상담실에 가지는 않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정신장애를 자신과 가족에게 있어 커다란 수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상담실에 온다는 것은 자기 자신 또는 관련자에게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정신장애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 인식은 심리치료를 지연시키고 문제를 더 심화시키고 있다.

언어로써 얼마든지 심리치료가 가능한 일을, 신체적 질병을 다루는 의료기관이나 무속신앙과 축귀의식에 의존한다. 또한 정신장애를 심리적 요인으로 보지 않고, 신체적 요인으로 돌리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사회의 교육 수준 발달에 따라 심리상담에 대한 의식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무속신앙과 한방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의 화병은 분노의 억제로 인한 심리적 문제이다. 화병의 증상은 분노, 우울, 불면증, 공황, 공포, 피로 뿐만 아니라 소화불량, 식욕부진, 호흡곤란, 두통 등이다. 어떤 요인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정서적 고통을 야기하지만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을 경우에 일어난다.

어떤 사람은 “가슴에서 무언가 치밀어 오른다”, “가슴이 답답해 뛰쳐나가고 싶다”, “아랫배에서 덩어리가 생겨 그것이 위로 치밀어 온다” 등의 신체적 고통을 호소한다. 이러한 증상은 견디기 어려운 삶의 문제가 정서적 고통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내면화되어서 신체로 나타나 결국 화병이 되는 것이다.

화병은 남편, 자녀, 부모 등 고통스러운 결혼생활에서 발생한다. 배우자의 외도, 자녀의 일탈, 알코올 중독, 시부모와의 갈등, 위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이며 말이 안 통하는 배우자로 인해 생길 수 있다.

화병은 또한 사회경제적인 문제로도 발생한다. 사업을 하다 돈을 다 날리거나, 퇴직금을 사기당해 살 길이 막막할 때, 경제적으로 파산했을 때 등의 경우에 나타난다. 무엇보다 운명론에 사로잡혀 도저히 헤쳐나갈 희망을 갖지 못할 때 그러하다.

대부분의 화병의 원인은 심리적인 데 있다. 문제를 표출하여 풀지 못하고 만성적으로 부정적 감정을 억제한 것이다. 그러므로 심리적인 원인을 외과적 수술로 해결할 수 없다. 심리적인 것은 심리적 치료로 해결해야 한다. 자기를 연민하며 팔자려니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화병은 낫지 않는다.

화병은 삶의 고통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한 방식이다. 증상에 따라서 여러 치료방법이 있겠지만, 심리적으로는 삶의 태도와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화를 오늘날 스트레스로 표현할 수 있다. 부정적 감정을 무조건 내 탓으로 돌리며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면, 지속적으로 쌓아 화병을 키우게 된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를 쌓아놓지 말아야 한다.

화병은 대부분 중년기 이후의 여성들에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을 억압하는 문화와 관련이 있는데, 무조건적으로 희생하고 포기하는 삶에서 자아 존중이 병행되는 삶의 양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무언가 고민이 있을 때 마음속에만 담아두지 말고, 신뢰가 가는 사람에게 말하여 풀어내는 습관이 필요하다. 화가 났을 때는 무조건 참지 말고, 그것을 건전하게 발산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뭔가 창조적이고 긍정적인 곳에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 좋다.

지금 너무나도 많이 쌓여서 화병이 생겼다면, 전문가와 하나님께 나아와 마음을 열기를 제안한다.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 6:6) 주 예수님께 조용히 나가 자신의 마음을 쏟아놓으라. 수동적 삶의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 행복의 길을 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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