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5일 CNN과 인터뷰하던 엔샤프 하이다르. ⓒCNN 방송화면 캡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 블로거에게 태형 1,000대를 선고한 것과 관련해 인권단체들의 비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형 집행이 3주째 연기됐다.

사우디 출신 블로거 라이프 바다위(Raif Badawi)의 부인 엔샤프 하이다르는 1월 30일(이하 현지시각) 캐나다 오타와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편의 건강이 1차로 매 50대를 맞은 후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면서 “인간이 매주 50대씩 20주에 걸쳐 1,000대의 매를 맞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인권운동가 수백 명도 자리를 함께해 바다위의 석방을 촉구했으며, 유럽의 주요 도시들에서도 사우디의 인권 탄압을 비판하고 바다위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지난 21일에는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회원 7명이 사우디 정부에 공개 서한을 보내, 바다위 대신 자신들이 각각 백 대씩 맞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바다위는 지난 2012년 블로그를 통해 사우디의 정치·사회·종교를 비판해, 이슬람을 모욕했다는 혐의로 징역 10년과 벌금 26만 달러, 그리고 태형 1,000대를 선고받았다.

바다위는 지난 9일, 제다의 한 사원 앞에서 공개적으로 매 50대를 맞은 뒤, 상처가 아물지 않아 태형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공개적으로 평화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시민운동가에 대한 태형은 편협하고 추잡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엠네스티 중동지부 사이드 부멘호다 부국장은 성명을 통해 “바다위는 웹사이트에서 공개토론장을 마련해 표현의 자유라는 권리를 행사한 양심수”라면서 그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역시 사우디 당국이 그에 대한 선고를 철회하고 사건을 재검토해줄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