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하고 탐스러웠던 머리카락이 윤기와 탄력을 잃고, 세면대와 베개에는 빠진 머리카락이 눈에 띈다면, 또 손만 살짝 대도 힘없이 머리카락이 딸려 나온다면, ‘탈모’가 시작된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대한민국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탈모를 겪고 있는 ‘탈모 인구 천만 시대’, 날로 빠지는 머리카락을 보며 한숨짓고 한 가닥 머리카락에 슬퍼하는 것이 마냥 남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탈모가 막 시작된 사람들은 약물 치료나 두피 관리로 머리카락을 잡으려 노력하고, 이미 탈모가 진행됐다면 가발이나 순간증모제, 일명 ‘흑채’ 등으로 머리카락의 빈 자리를 가리려 애쓴다. 하지만 노력도 잠시, 관리의 번거로움과 가발의 답답함에 사용을 중단하는 사람도 많다.

일반적으로 탈모 초기로 진단되는 경우, 약물 치료나 두피 관리로 어느 정도 탈모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탈모가 진행돼 빠진 머리카락을 다시 나게 할 수는 없다. 결국, 탈모를 치료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모발 이식 수술인 셈이다.

모발이식 수술은 뒷머리나 옆머리에서 모발을 채취해 탈모가 진행된 정수리나 앞머리 부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탈모 유전인자가 작용하지 않는 뒷머리나 옆머리의 성질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완전히 이식된 후에는 더 이상 탈모가 진행되지 않는다.

하지만, 탈모의 유형에 따라, 혹은 상태에 따라 모발이식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탈모가 너무 심하게 진행된 환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탈모부위는 넓은데, 모낭을 채취하는 공여부인 뒷머리의 모발이 가늘어졌거나, 숱이 많이 적어진 경우 모발이식술을 해도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모발 이식을 결정했다면, 탈모가 더 진행되기 전, 가급적 빨리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물론 탈모 진행 상태나 향후 재이식 수술 필요 여부 등 다양한 측면의 가능성을 예상한 후 이식을 진행해야 한다.

이전에 이미 뒷머리의 두피를 떼어내 이식하는 ‘절개 이식 수술’로 모발 이식을 받았을 경우에도 두피를 떼어낸 자리에 12~20cm 정도의 긴 흉터가 남기 때문에 2차 모발 이식이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엔 모낭만을 적출해 이식하는 ‘비절개이식수술'로 이식이 가능하다. 비절개이식수술의 경우 흉터는 남지 않지만, 모낭을 적출하기 위해 이식 부위의 머리를 밀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이 단점을 보완한 ‘노컷퓨(No hair Cut FUE, 편의상 NoCutFUE)’ 수술이 도입됐다. 보편화된 모발이식 수술 방법인 절개 방식은 통증과 흉터가 발생했고, 비절개 방식의 이식은 수술 편의를 위해 삭발을 전제로 진행돼 수술 전후 일상 생활이 어려웠다. 노컷퓨 수술은 절개를 하지 않으므로 통증이 덜하고 흉터도 남지 않으며, 삭발이 불필요해 수술 후 생활에도 지장이 없다.

또한, 노컷퓨 수술은 특정 부위에 국한되지 않고 입체적으로 모낭을 선별하여 가장 자연스럽게 이식할 수 있어, 기존 모발 이식의 모든 단점을 보완한 입체적 모발이식 수술이라 할 수 있다.

취업 면접이나 결혼을 위해 젊고 활기찬, 건강한 이미지를 얻고 싶어하는 남성, 다이어트와 불규칙한 식습관, 스트레스로 이마와 정수리의 머리카락을 잃은 여성 등 2, 30대도 모발 이식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시술에 대한 부담이 적은 노컷퓨 시술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물론 모발 이식 시술 후에도 진행될 수 있는 탈모의 예방과 개선을 위해 꾸준히 두피와 모발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머리를 감을 때는 미지근한 물로 모발과 두피를 충분히 적셔 피지와 각질을 불린 후, 손끝으로 마사지하듯 샴푸해 두피 속 이물질을 씻어내야 한다.

또한, 모발의 건강을 돕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단백질 영양소가 담겨 있는 현미, 검은콩, 비타민 A, B, D가 많이 함유된 어패류, 브로콜리, 호박, 이밖에 미네랄을 함유한 멍게, 굴, 해삼, 미역, 다시마 등도 모발 건강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발 이식 시술 전 소중한 머리카락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의료진을 선정하는 것이다. 모발 이식은 모발의 방향과 기존 모발의 밀도, 전체적인 디자인 등을 고려해 이식한 모발이 자라나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전문 의학 분야다. 따라서 풍부한 수술 경험을 갖춘 전문의에게 시술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탈모 탈출의 천리길, 이식 수술을 시작하는 첫걸음을 잘 떼야 한다.

글: 강성은 모드림모발이식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