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로버트. P. 조지 박사(왼쪽)와 사우디 인권운동가 라이프 바다위(오른쪽). ⓒ국제엠네스티 제공

사우디아라비아가 16일(이하 현지시각) 이슬람 가치에 반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했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은 인권운동가 라이프 바다위(Raif Badawi)에 대한 태형 집행을 연기했다.

이슬람을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바다위는 태형 1천 대와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제다에 있는 교도소에 복역 중이며, 지난 9일 처음으로 채찍 50대를 맞았다. 그는 앞으로도 19주간 매주 금요일마다 채찍을 50대씩 맞아야 한다.

바다위의 아내 엔샤프 하이다르는 “건강상의 이유로 남편의 두 번째 태형이 다음 주 금요일로 늦춰졌다”고 밝혔다.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사우디 당국이 교도소 의료진의 권고를 받아들여 연기를 결정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공개 태형이 국제적인 논란을 일으키자, 집행이 연기되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를 상대로 한 테러 이후 실시된 첫 태형이, 이슬람 교리에 관한 많은 관심과 우려를 촉발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공개적으로 평화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시민운동가에 대한 태형은, 편협하고 추잡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엠네스티 중동지부 사이드 부멘호다 부국장은 성명을 통해 “바다위는 웹사이트에서 공개 토론장을 마련해 표현의 자유라는 권리를 행사한 양심수”라면서 그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역시 사우디 당국이 그에 대한 선고를 철회하고 사건을 다시 검토해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프린스턴대학교 교수이자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부의장인 로버트. P. 조지 박사가, 다른 6명의 변호인단과 함께 바다위의 태형을 100대씩 대신 맞겠다고 나서 관심을 끌었다.

21일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조지 교수는 “미국 종교자유위원회 소속 6명의 동료들과 더불어, 라이프 바다위에 대한 끔찍한 고문을 중단해 줄 것을 사우디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사우디 왕국 내 종교 및 표현의 자유의 수호자다. 만약 사우디 정부가 이를 거절할 경우, 우리가 바다위를 대신해 채찍을 100대씩 맞고자 한다. 이를 통해 그의 고통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6명 가운데에는 공화당, 민주당, 자유주의자, 보수주의자, 기독교인, 유대교인, 무슬림이 다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 외무부 당국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안은 법적 문제가 아닌 정치적 문제”라면서 언급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