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열리고 있다. ⓒ류재광 기자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9일 오전 분당한신교회(담임 이윤재 목사)에서 ‘내가 닮고 싶은, 존경하는 사람’을 주제로 열렸다. 총 7명이 발제자로 나섰고,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가 기도회 설교를, 전병금 목사(강남교회)가 발제 종합을 각각 맡았다.

먼저 ‘하늘나라에 가신 서만수 선교사님을 추모하면서’를 제목으로 발표한 신동우 목사(산돌중앙교회)는 “선교의 거룩한 부담을 안으시고 열방을 지켜내신 서만수 선교사님, 항상 말씀의 자리를 지켜내신 선한 청지기셨던 선교사님”이라며 고인을 회고했다.

신 목사는 “이제는 천국에 가신 형님 선교사님에게 ‘더욱 잘해드렸어야 했는데’ 하고 후회가 된다. 큰 그릇의 형님께서 작은 그릇의 아우들을 챙겨주시는 배려는 잊지 못할 추억”이라며 “생사의 기로에서 의식을 회복하던 날 제가 손을 잡아 드렸을 때, 눈물을 흘리시며 ‘아직도 할 일이 남았어, 어서 일어나야지’ 하시던 모습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추모했다.

유관지 목사(북한교회연구원 원장)는 ‘전적인 순종과 헌신의 삶, 중국선교의 개척자 故 홍종만 선교사’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유 목사는 “홍 선교사님은 원래 일본 선교를 원했으나 비자 문제로 홍콩으로 방향을 돌렸다”며 “홍 목사님은 홍콩한인연합교회 3대 담임자로 목회하면서 교민사회의 인정과 사랑을 받고 있었다. 당시 홍콩은 외부세계와 중국의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홍 선교사님은 그 점을 활용해 중국선교에도 깊이 관여하면서 뜨거운 열정을 기울이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홍종만 선교사님은 한국교회의 중국선교 재개기의 여명을 장식하신 분”이라며 “한 중국선교 전문지에 홍종만 선교사의 아들인 홍성직 집사가 ‘아버지 홍종만 선교사’라는 글을 기고했다. 그 글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 실무자들이 많이 놀랐다고 한다. 해외에서 ‘그분은 나의 진정한 스승이셨다’라고 하는 분도 있었단다. ‘이런 신앙인, 이런 성직자, 이런 헌신의 모습을 계속해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새롭게 가져본다”고 했다.

다음으로 김윤희 박사(FWIA 대표)는 ‘내가 닮고 싶은 사람, 보넷 브라이트 여사’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보넷 브라이트 여사는 국제CCC(현재 이름은 Cru) 창립자인 빌 브라이트 박사의 아내이자 국제CCC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다.

김 박사는 “여사는 자신이 믿는 대로 살고 말하는 분이다. 전 세계의 CCC 간사들에게, 또한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도전해 온 지상명령 성취의 꿈은 그냥 공허한 외침이 아닌 ‘불가능에 대한 믿음’의 도전이었던 것”이라며 “저는 여사를 만날 때마다 한없이 작아지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그것은 힘을 빼는 것이 아니라 저를 겸손하게 하면서 ‘이런 신앙의 모습이 가능하구나’를 느끼게 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브라이트 여사를 회고하며 여러 차례 울먹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분은 내적인 힘을 북돋워 주는 묘한 영적인 도전을 준다. 인간이 예수 그리스도의 대사라면 보넷 브라이트 여사야말로 내가 만난 분 들 중 가장 예수 그리스도를 잘 대변해 주는 멋진 여성이자 가장 존경하는 신앙의 선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복협 김명혁 회장(맨 오른쪽) 등 참석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이어 ‘잔느 귀용의 영성’을 제목으로 발표한 이윤재 목사(분당한신교회 담임)는 “귀용은 ‘고난을 그만큼 많이 겪은 사람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고난의 풀무불을 지났고, 그런 중에 예수님을 열정적으로 만나 정금같이 단련된 사람이다. 자기를 죽이고 예수로 산 사람”이라며 “잔느 귀용이 온갖 고난 속에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고 씨름했던 영성적 주제는 오늘 우리 목회자들에게 주어지는 과제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 목사는 잔느 귀용이 씨름한 영성적 주제를 △자기 포기 △낙심하지 않는 연습 △유혹이 올 때 △영적 메마름 △공급 △하나님과의 연합 등 여섯 가지로 꼽았다.

아울러 그는 “목회자이기 이전에 하나님 앞에 선 한 인간으로서 나는 얼마나 자기를 포기하고 순간 순간 하나님에 만족하는가, 과연 모든 염려를 던져버린 채 낙심하지 않고 있는가, 유혹이 올 때면 어린이처럼 하나님 품으로 달려가는가, 영적 메마름 앞에서 조급해하지 않고 오직 주리고 목마른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가, 하나님 은혜의 공급을 젖 빠는 아기처럼 기다리고 있는가, 그래서 하나님과 연합하며 살고 있는가……. 우리가 매일, 그리고 매 순간마다 스스로에게 묻고 점검할 제목”이라고 역설했다.

‘순교적 신앙을 가르쳐 준 주기철 목사님’을 제목으로 발표한 최이우 목사(종교교회 담임)는 “주기철 목사님은 신앙애국인이다. 주님을 사랑하는 바른 신앙의 길을 간 것이 신사참배 반대로 나타난 것이지, 신사참배 반대운동을 위한 애국으로 신앙이 더욱 공고히 된 것이 아니”라며 “나는 주 목사님의 신앙에서 이 신앙의 정도를 배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주기철 목사님은 오직 신앙을 지키다가 그 신앙으로 주님 앞에 가셨다. 주 목사님께 배워야 하는 것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주님께 우리의 생명을 드리는 것”이라며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 된 주기철 목사님의 그 숭고한 순교의 삶이, 이 시대 한국교회를 사랑하고 섬기는 모든 사역자들과 그리스도인들에게 강력한 외침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다음 발제자로 나선 이철 목사는 ‘내가 본받기 원하는 목회자, 손양원 목사님’을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 목사는 “손양원 목사님에게서 본받기를 원하는 가장 아름답고 큰 것은 그의 용서와 화해의 삶”이라며 “그는 정상인이셨으면서도 장애인들, 병자들 세계에 뛰어드셨다. 심지어는 자기 두 아들이 살해당했지만 그 사이에서 위대한 용서의 사랑을 실천함으로 화목을 도모했다”고 평가했다.

이 목사는 “결국 그에게도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서 그렇게 살 수 있었고 목회할 수 있었으며 순교할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할 때, 손양원 목사님은 정녕 우리가 본받기 어려운 선배가 아니라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하는 모범”이라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손양원 목사님이야말로 우리 시대에 하나님이 보여주신 참 목자상이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내가 닮고 싶은, 존경하는 사람 정암 박윤선 목사’를 제목으로 발표한 안만수 목사(화평교회 원로)는, 140여명의 인물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며 집필한 책 「박윤선과의 만남」의 내용을 소개했다. 아래는 그가 인용한 것들 중 하나.

“그분의 삶 속에 그의 신앙과 신학이 녹아나 있으십니다. 철저히 겸손하시고 진실하시고, 과장이나 가식적인 것이 전혀 없는 신앙인의 ‘참 모습’을 나는 그분에게서 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끔 나는 그런 분하고는 너무 거리가 멀구나 하고 어떤 의미에서 양심의 가책을 많이 받습니다.”(손봉호 교수/만남 1권/73쪽)

▲이정익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이들의 발제를 종합한 전병금 목사는 “누군가 존경하고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런데 그 인물을 다른 사람들에게 제시한다는 것은 동시에 책임감이 따르는 일”이라며 “그분들이 걸어가신 그 길이, 그 분들을 존경하고 닮고자 하는 우리의 발걸음으로 계속 이어지고 완성되기 때문이다. 오늘의 발표를 통해 소개된 분들의 신앙과 삶이, 보다 많은 한국 교회 성도들의 삶으로 이어져서, 한국교회를 치유하고, 더욱 성숙하게 하는 데 크게 이바지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기도회에서 ‘닮고 싶은 사람’(행 10:1~8)을 제목으로 설교한 이정익 목사는 로마의 군인 장교였던 고넬료를 소개하며 “고넬료는 항상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을 살았다. 그는 또 백성을 구제하며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이러한 모습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다. 참된 모습을 지닌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인데, 고넬료의 모습이 바로 그런 지도자상”이라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한복협 회장 김명혁 목사는 이날 발표회에 대해 “요즘 다들 너무 세상을 닮으려고 하는데, 우리가 선배들을 닮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마련했다”며 “존경할 선배가 없는 사람은 아주 불행하다. 기독교 역사 속에 훌륭한 선배들이 많다. 이론이 아니라 살과 피와 삶으로 복음을 보여주신 분들이다그런 면에서 정말 귀한 발표들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총회에서는 진재혁 목사(분당지구촌교회), 고명진 목사(수원중앙침례교회),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 이광태 목사(화평교회), 권오륜 목사(발음교회),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조봉희 목사(목동지구촌교회), 주승중 목사(주안장로교회)를 중앙위원으로 위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