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기독교 신앙은 신비다. 신비주의가 아니라 신비 자체이다. 하나님이 사람의 모습으로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신비이다. 세상에는 종교도 많고 사상도 많지만, 성탄절과 같은 사건과 스토리를 담은 종교도 없고 사상도 없다. 하나님이 사람들을 사랑한 나머지 자신이 사람의 모습으로, 사람을 통하여 자신이 지은 세계에 오셨다는 것 자체가 신비 중의 신비이다.

성탄절의 신비 중의 두 번째는 하나님이 세상에 아기로 오시되, 높임 받고 대접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가장 낮은 자리로, 섬기는 자로 오신 신비이다. 세상에 많고 많은 종교들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자연종교 혹은 수행종교이다. 둘째는 은혜종교 혹은 계시종교이다.

첫 번째 자연종교와 수행종교는 인간이 스스로 수행과 고행, 명상과 수도를 통하여 득도의 경지로 나아가는 종교이다. 불교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두 번째 은혜종교와 계시종교는 신이 인간을 찾아와 자신을 계시하여, 사람들로 믿고 구원 받게 하는 경우이다. 기독교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성경적으로 말하자면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어진 상태를 죄(罪)라 규정한다. 우리 모두가 죄 중에 있을 때에 하나님이 우리를 찾아와서 죄에서 구원하여 주셨다. 그 하나님이 세상으로, 우리들 곁으로 찾아오신 날이 성탄절이다.

그래서 역사는 성탄절을 기준으로 하여 B.C. 와 A.D.로 나누어진다. 세계사에 대한 이런 구분은 우리들 개개인들에게도 그대로 적용 될 수 있다. 성탄절의 주인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주인으로 모시기 전과 모신 이후로 삶 전체가 바뀌게 된다.

내 경우는 분명히 그러하다. 대학 시절에 철학을 공부하면서 회의주의에 빠져 들어 세상 살아갈 의미를 잃게 되었다. 고뇌와 방황 속에서 차라리 자살로 내 인생을 끝낼 것인가를 심각히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 선배의 권유로 성경을 공부하기 시작하였다. 1968년 여름이었다. 신약성경 중에서 로마서를 읽기 시작하여 12월에 들어가면서 에베소서를 읽게 되었다. 에베소서 1장 7절을 읽고 지나쳤을 때에 내 영혼에 무언가 빛이 비쳐 들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구속 곧 죄 사함을 받았으니”.

이 말씀을 거듭 읽었을 때 복음에 대한 깨달음이 임하였다. 내가 그렇게 고뇌하고 방황하며 찾던 길이 예수 안에 있음을 온몸으로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연이어 나 자신이 예수의 품에서 안식을 누리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구원의 확신을 얻은 이후로 나의 삶이 변하였다. 예수님 만나기 전 고뇌와 방황의 날들이 기쁨과 감사의 날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나에게는 성탄절이 해마다 감격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