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찬송을 부를 때는 ‘아무나 와도 좋소!’라고 하는데, 왜 교회 문은 늘 닫혀 있을까?

필자가 어린 시절에는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늘 교회에 들러 교회 안이나 주변을 살피기도 하고, 기도하며 찬송을 부르기도 했다. 토요일이면 오전 수업을 마치고 교회에 와서 주일에 쓸 주보를 등사기에 밀다 얼굴과 손에 까맣게 묻어 서로 웃기도 하며 지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교회 문이 닫히기 시작했다. 교회가 대형화되다 보니 관리할 직원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작은 교회는 주일을 제외한 날에는 철통같이 대문을 닫고 있다. 큰 교회는 교회를 지킬 경비원이나 직원들이 있지만, 작은 교회는 사례비 때문에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처지이다.

무엇이 그렇게 무섭고 불안하여 교회 문을 닫는가? 다름 아닌 도난 때문이다. 그리고 부랑아나 노숙인들이 교회 안에서 잠을 자거나 음식물을 토하는 것, 또는 방뇨 때문이라고 한다. 필자는 일로 인해 여러 교회를 다닌 경험이 있다. 교회를 정장 차림으로 방문하면 ‘어디서 오셨느냐? 누굴 찾아오셨느냐?’ 하며 예쁘게 안내한다. 하지만 평상시 복장으로 찾아가면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상한 사람이 왜 여길 왔지’ 하며 이상하게 바라본다.

그렇게 불안한가? 혹시 자신을 해치지 않을까, 또는 방화범이 아닐까, 가방을 훔치러 온 도둑이 아닐까, 불안과 염려 때문에 오히려 은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 이러한 생각을 갖는 자체가 정말 이상한 것이 아닐까 싶다. 주일이 지난 월요일에는 교회 문이 철통같이 닫힌다. 도둑이나 방화범, 부랑아나 노숙인들이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 마음을 열지 못하고 닫아버리는 것이 문제임을 모르는 것이다.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자기만의 부정적인 마인드 때문에 모든 것이 불안하고 두려운 것이다.

교회 문은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 필자는 어린 시절 교회 문이 항상 열려 있어 언제든지 주님 앞에 나아와 기도와 찬양을 함께했다. 당시에는 많은 성도들이 때를 가리지 않고 성전에 나와 부르짖었다. 그렇게 구하고 찾으며 두드리기도 한 열정들이 이 나라를 이렇게 강국으로 만들었던 것 아닐까.

그리고 그 당시 교회에 가면 목사님이 교회를 지키고 계셨다. 따뜻하게 머리도 어루만져 주시고, 기도해 주시며, 격려를 잊질 않으셨다. 잘못한 점이 발견되면 훈계도 해 주시고, 미래를 위해 긍정적인 조언도 해 주셨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에 가면 목사님은 ‘부재중’이다. 대신 사찰집사님이 교회를 지킨다. 교회 성도들조차 사찰집사님을 교회를 지키는 분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교회는 모든 성도들이 지켜야 한다.

그리고 교회에는 사택이 있어, 반드시 목사님 계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담임목사 부목사 모두가 교회 안 사택에서 지내야 하는데, 외부에서 출퇴근을 한다. 교회 안에는 사찰이 살림을 하며 지키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교회에 상담을 하러 가면 상담자가 ‘부재중’이다. 다들 무엇이 그렇게 바쁜 걸까?

세상살이에 찌들고 지친 몸으로, 마지막으로 기도나 해 보고 삶의 마지막을 하나님께 의탁해 보려고 교회를 찾는 분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으시는 주님을 생각해 보라! 말로만 잃은 양을 찾을 것이 아니라, 대문을 활짝 열고 ‘아무나 와도 좋소! 누구든지 와서 주님과 대화를 해도 좋소!’ 라고 대문에 써붙인다면, 분명 잃은 양은 제 집을 찾아오리라.

세상 살면서 한 번도 교회에 나오지 못했던 분들도 마지막엔 하나님을 찾을 것이다. 그런데 그 때 만약 교회 문이 닫혀 있다면, 그 한 영혼은 어디로 빠져들겠는가? 자살을 선택할 수도 있다. 교회는 그들을 위해 세상에서 맛볼 수 없는 자비와 사랑의 그윽한 내음이 묻어나야 한다. 누군가 실의에 빠지고 고통을 당할 때, 다정하게 다가가 울려 퍼지는 포근한 사랑의 감동이 전해질 때, 비로소 교회의 소임을 다하고 주님의 뜻은 완성된다.

그런 향기가 묻어나며, 온화하고 포근한 교회를 연출하고 만드는 것은 바로 목사와 성도들의 몫이다. 그러므로 교회 문을 활짝 열자!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주님을 찾아 올 양들이 있음을 기억하자! 길거리 전도도 중요하지만, 주님의 사랑이 그리워 찾아오는 이들도 분명 있다. 먼저 우리의 마음 문을 열고, 교회 대문을 활짝 열자!

이 세상 평화를 위해, 그리고 우리들의 죄를 대신해 죽으시려고 이 땅에 오신 그 주님께서, 교회 문이 닫혀 있어 들어오시지 못한다면 어떻겠는가. 성탄을 앞두고, 한 번 생각해 보자! 그리고 생각을 바꾸자! 주님께 초대받은 자들을 위하여 성전 문을 활짝 열자! 그곳은 빛과 사랑이 넘칠 것이다.

/이효준 장로(부산 덕천교회,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