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숭실통일리더십연수원(원장 조성기 목사)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이 15일 오후 서울 숭실대학교(총장 한헌수) 한경직기념관 김덕윤예배실에서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은 총 4개의 주제 아래 진행됐는데, 특히 복음주의 및 에큐메니칼 교회의 통일운동과 신학을 각각 분석한 김명혁(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박종화(경동교회 담임) 목사의 발표가 눈길을 끌었다.

▲김명혁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한국 복음주의 교회의 한반도 통일운동과 신학’을 주제로 발표한 김명혁 목사는 “먼저 가족들이, 그리고 동족이, 그 다음에 모든 민족이 만나고 나누며 함께 살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구원 사역이고 기독교 복음의 핵심”이라며 “민족 통일의 신학적 근거는 바로 여기에 있다. 기독교 화해의 신학과 만남 및 나눔의 신학이 곧 통일의 신학”이라고 했다.

이어 김 목사는 “통일은 우리 죄인들과 피조물을 향하신 하나님의 궁극적인 뜻”이라며 “그 뜻은 둘로 갈라졌던 남과 북이 하나를 이루는 것이었고 이방인들과도 하나를 이루는 것이었다. 화해와 평화, 통일은 남북은 물론, 모든 민족과 세계, 우주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과 비전이고 성경의 목표이며, 역사의 완성점”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한국교회와 사회 안에 시급하게 요청되는 것은 화려한 예배나 전통, 진리의 선포 이전에 증오와 분노,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화해와 평화 통일을 이루는 것”이라며 “먼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들 간에 화해와 평화, 통일을 이루는 것이 급선무다. 교회가 먼저 낮은 자세를 지니고 이를 이룰 때, 양극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 사회, 그리고 적대적이 되고 있는 남북도 그것을 이루어갈 것”이라고 했다.

▲박종화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한국 에큐메니칼 교회의 한반도 통일운동과 신학’을 주제로 발표한 박종화 목사는 “교회는 정부가 아니다. 통일 문제에 관한 한, 사랑과 공의를 기반으로 하는 종교적 NGO의 하나”라며 “교회의 대북 상대는 북한 정부나 당이 아니라 북한 백성이다. 사회체제가 다르다 하더라도 ‘민간 대 민간’의 교류협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

또 “당국 차원의 막힌 담을 헐어주는 화해와 소통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당국의 선한 정책을 뒷받침하는 협력적 지원과 동시에, 적대적 정책에는 비판하며 고치게 하는 예언자적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박 목사는 “남한은 물론 북한 땅의 선교와 복음화는 주님의 지상명령”이라며 “그런데 남한과 다른 북한의 오래된 토양을 고려하지 않고 선교나 복음화를 수행해선 안 된다. 예컨대 남한식의 교파 난립의 선교와 교회 세우기는 북한 토양에 맞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의 ‘분단세대’는 분단 극복의 평화, 곧 ‘치유하고 치유받는 평화’를 단계적으로 심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이 나라를, 이 세계를 걸머질 ‘분단 이후의 세대’에게는 고질적 분단의 아픔과 명에를 물려주지 않고, 그들이 생산적이며 건설적인 화해와 평화의 과제를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평화통일 및 선교와 복음화에 있어 우리 모두가 공감하고 공동으로 취해야 하는 ‘세대 간 화해와 협력’의 과제다. 여기에 한국교회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적으로 보장할 열쇠가 있다고 믿는다”고 역설했다.

한편 김명혁·박종화 목사 외에도 이홍정(예장 통합 사무총장)·김성배(숭실평화통일연구원장) 박사가 각각 ‘예장 통합의 통일운동의 역사와 신학’ ‘숭실대 평화통일교육의 방향과 역할’을 제목으로 각각 발표했다.

이홍정 박사는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인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치유되고 화해된 생명공동체이므로, 한민족이 분단의 상처를 극복하고 민족생명공동체로 변화하는 과정에 우선적으로 세계교회와 연대하는 일은 당연한 것”이라며 “세계 각 지역에 흩어진 교회들이 지역적·대륙적·지구적 차원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치유와 화해의 생명망을 함께 짜갈 수 있다면, 그 과정에서 이뤄지는 관계의 치유와 화해를 통해 교회는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를 선도하는 생명공동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성배 박사는 “숭실대는 평양에 뿌리를 둔 기독교 대학으로서, 통일에 대한 남다른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며 “학부나 대학원에서 통일과 관련된 교과목을 개설함으로써 통일교육의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가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통일교육에서 출발하지만, 남북한이 진정한 하나의 통합된 사회가 되도록 하는 일에 숭실대의 역할을 넓혀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논찬자로는 이형기(장신대 명예교수)·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허문영(평화한국 상임대표)·연규홍(한신대 신대원장)·주도홍(백석대 교수)·정종훈(연세대 교수)·임희국(장신대 교수)·장윤재(이화여대 교수) 박사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