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제8회 해외석학초청강좌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르네 반 바우든베르그 교수(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가 ‘어두운 사실: 죄의 인식적 영향들’을 주제로 발표했다.

바우든베르그 교수는 “어리석은, 나태한, 무지한…, 이런 단어들은 ‘불의로 진리를 막는’(롬 1장) 죄인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성경적 표현들”이라며 “우리는 죄가 인식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를 ‘어두운 사실’이라고 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죄는 종교적인 영역이지, 심리적이거나 윤리적인 영역이 아니다. 죄는 인간이 처해 있는 상황을 먼저 나타낸다”면서 “필퀸(Phil Quinn)에 의하면 죄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신에게 도전하고, 그것을 죄로 가져온 인간의 잘못에 대한 개념이다. 그러나 의미를 확장하면, 죄는 특정 인간의 행동과 바람, 경향과 생각까지 나타내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바우든베르그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어 “만약 우리가 어두운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 어떤 결과를 낳는가. 우리가 다양한 능력(인지, 기억, 의식, 선인지, 이성, 도덕적 능력, 신적인 감각)들을 보유하고 있다면, ‘죄는 우리의 인식적 능력들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라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죄는 우리의 능력들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믿음을 확신할 수 없게 됐다’는 주장은 분명히 틀린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이것이 참이라면, 우리는 어두운 사실 그 자체도 알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바우든베르그 교수는 또 “우리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알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 그러나 여기에 다음의 것들 중 하나를 추가해야 한다”는 두 번째 주장을 예로 들었다.

추가해야 할 것들로는 △죄에 의해 우리의 능력 일부는 잃었지만, 완전히 신뢰하지 못할 만큼은 아닌 채로 유지되고 있다 △죄를 통해 우리의 어떤 능력도 잃지 않았지만 그 모두는 약화됐다. 하지만 완전히 신뢰하지 못할 것이 되지는 않았다 △죄를 통해서 우리의 어떤 능력도 잃지 않았지만 몇몇은 약화됐다. 하지만 완전히 신뢰하지 못할 것이 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들 중 하나를 주장할 생각은 없다. 칼빈주의자는 다른 기독교의 몇몇 주류보다 멀리 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시에 일반은총 교리는 이 논의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바우든베르그 교수는 “우리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에 하나님의 계시인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연구해야 한다”며 “그 말씀이 우리의 죄로 말미암아 손상된 지성을 비춘다면 우리는 그것을 회복할 수 있다. 하나님의 말씀이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때 진정으로 바른 지식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박사는 “비록 우리가 성화됐다 하더라도 우리는 하나님을 아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성경을 통해 그분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우리는 인식론적 절대주의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해석학적 실재론의 입장을 갖는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해석하는 만큼 우리의 실재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매일의 삶에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읽고 연구함으로써 하나님에 대한 바른 지식을 가질 수 있다”며 “여기서 우리는 기독교 세계관을 정립하게 된다. 인생, 역사, 우주의 의미에 대해 보다 깊은 통찰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