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과 인터뷰 중인 클라우스 요하니스 당선인. ⓒRomaniaTV.net 보도화면 캡쳐

루마니아에서 루터교(Lutheran) 신자 대통령이 선출됐다.

클라우스 요하니스(Klaus Iohannis·55) 비시우시(市) 시장이 빅토르 폰타(Victor Ponta) 총리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도 우파 기독교자유연맹의 후보로 나선 요하니스 당선인은 최근 14년 중 가장 높은 62%의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선거에서, 56%를 득표해 당선을 확정지었다.

독일루터교 출신이자 전직 물리 교사인 그는, 1990년 독일계 정당에 입당하며 정치에 뛰어든 후 2000년 고향인 중부 시비우시 시장에 당선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번 선거 과정에서는 루마니아정교회 신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가짜 루마니아인”이라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 루마니아인의 90%는 루마니아정교회 신자다.  

폰타는 1차 투표에서 득표율 40%로 요하니스보다 10%p 높았고, 결선 투표에 앞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줄곧 우위를 차지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예상 외의 결과가 나왔다.

AF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요하니스 당선인이 “부패를 척결하고 루마니아를 ‘정상적인 국가’로 되돌려놓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여당 정치인들의 부패 추문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았다고 분석했다.

폰타 후보는 출구조사에서 자신이 패배한 것으로 나오자 “국민들의 선택은 언제나 옳다”면서 “요하니스 후보에게 전화해 당선을 축하했다”고 승복했다. 루마니아의 대통령은 국방과 외교를 책임지고 정보기관과 검찰 총장에 대한 지명권을 갖지만, 행정적 실권은 총리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