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침례회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 러셀 무어(Russell Moore) 위원장과 새들백교회 릭 워렌(Rick Warren) 목사가, 지난 18일(현지시각) 교황청이 ‘남성과 여성의 상호보완성’을 주제로 바티칸에서 개최한 콜로키움에 참석해 결혼과 성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을 전했다.

▲러셀 무어 위원장. ⓒ크리스천포스트

이날 무어 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서양의 문화는 가벼운 성(casual sexuality), 동거, 이유 없는 이혼, 가족의 재정의, 낙태 등을 축하하고 있고, 이를 기존의 가부장제도를 무너뜨리는 성적 혁명(Sexual Revolution)의 일부분이라고 본다”며 “그러나 ‘성적 혁명’은 자유주의가 전혀 아니며, 단순히 형태만 다른 가부장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성적 혁명은 남성들에게 권력·특권·쾌락 등에 기반한 ‘남성우월적 다윈의 환상’을 추구하도록 한다. 우리는 주변의 어디에서나 자아표현으로서의 성적 잔해들을 볼 수 있으며, 이는 단순히 사회적·문화적 현상이 아닌 영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무어 위원장은 또한 “모든 문화는 성에 대해 단순히 ‘꺼지지 않는 불꽃’ 이상의 신비한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가 복음주의적 기독교인의 관점에서 영적인 것을 말할 때에, 가벼운 성적인 만남은 없다”고 했다.

▲릭 워렌 목사. ⓒ새들백교회

릭 워렌 목사는 교회의 실제적인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워렌 목사는 “많은 부분에 있어서, 생명·성·결혼의 정의에 대한 논쟁은 실상 리더십에 관한 문제다. 교회가 대중을 이끌 것인가, 대중이 교회를 이끌 것인가?”라면서 “교회가 성적 혁명에 함몰되거나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문화적 증거를 제공하는 데 실패한다면, 무너져가는 세상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할 수 없다. 우리가 전도를 위해 성과 결혼에 대한 성경적 진리를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이 미스테리하다”고 말했다.

워렌 목사는 이어 에베소서 5장 22~33절 말씀을 인용해, “바울 사도는 결혼의 비밀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마치 그리스도가 교회를 사랑하듯 하라’ 아내를 거룩하게 하고, 그가 스스로 아름다운 신부로 나타나게 하라. 또한 남편들은 아내를 자신의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한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하신 것과 같다. 왜나하면 우리는 그리스도의 지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남자는 그의 부모를 떠나 아내와 연합하게 되었고, 둘은 한 몸을 이루게 된다. 이는 정말 심오한 비밀”이라면서 “이것이 결혼이 가진 깊은 의미이자 목적이다. 이는 또한 결혼이 한 남성과 한 여성 사이에만 존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이유가 된다”고 했다.

전날 연설한 교황 프란치스코는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합”이라고 천명하면서, 가톨릭이 동성결혼과 성에 대한 입장의 변화를 고려 중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최근 가톨릭 세계주교대의원대회(Synod) 중간보고서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포용적 입장을 담은 중간보고서가 발표됐고, 이것이 교황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 내용은 결국 최종보고서에서는 삭제됐지만, 가톨릭 내 뚜렷한 변화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주목받았다.

교황은 “이번 콜로키움은 여러분들이 남성과 여성의 상호보완성을 논의하기에 적합한 자리였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상호보완성은 결혼과 가정의 기초가 되며, 결혼과 가정은 우리와 다른 이들이 가진 은사에 대한 감사를 배우고, 더불어 살아가는 기술을 얻기 시작하는 첫 번째 학교”라고 전했다. 이어 “오늘 결혼과 가정은 위기에 처해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