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아 무슬림권역 선교전략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강혜진 기자

미전도종족선교연대(UPMA·대표 정보애 선교사)가 20일 사랑의교회 4층 국제홀에서 ‘서남아시아 무슬림권역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서남아 무슬림권역의 중요성과 한국적 무슬림 선교 제안’을 주제로 발제한 정마태 선교사(이슬람파트너십)는 “서남아시아는 무슬림 인구가 가장 밀집돼 있는 결정적 모델인데, 이곳 무슬림들은 기독교 복음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1,400년간 ‘기독교 복음’이 아닌 ‘정치적·군사적 기독교’를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선교사는 그런 면에서 서남아 선교에 한국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힌두인도 아니고 흑인도 아닌 우리를 하나님께서 무슬림을 향해 보내고 계신다”며 “우리가 굉장히 중요한 역사적 상황에 서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무슬림 가장 많지만 선교 자원은 가장 적어

정 선교사는 서남아 무슬림권역이 중요한 10가지 이유로 ▲가장 많은 무슬림이 존재한다 ▲여러 영향력 있는 무슬림 운동의 근원이다 ▲최초의 이슬람 근대 국가들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들이다 ▲다른 형태의 이슬람이 주된 이슬람이다 ▲영국과 한국의 이슬람에 지배적인 영향을 준다 ▲가장 큰 미전도 무슬림 종족들이 있다 ▲기독교 선교 자원은 가장 적다 ▲최대의 종족 회심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북부와 인도 북부에 사는 파탄족은, 세계에서 가장 전도가 안 된 종족이다. 약 3천만명의 파탄족 중에서 예수님을 믿는 이들은 극소수라고 한다. 이들 안에 탈레반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 지역은 지구상에서 가장 영적으로 어두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구 신학 부족한 부분, 비서구가 보완해야
제도적 교회보다 관계중심적·가족적 접근을

정 선교사는 이러한 배경들을 감안하면서 한국적 무슬림 선교를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했다. 먼저 서남아권 이슬람 선교에 대한 건강한 신학적 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선교사는 “좋은 신학이 늘 좋은 선교를 낳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신학이 없거나 나쁘면 확실히 나쁜 신학을 낳을 것”이라는 짐 테베(Jim Tebbe)의 말을 인용해 “이슬람과 서구 기독교가 부딪혀 오면서 발전된 그들의 신학의 부족한 부분을, 비서구가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정 선교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따르면, 한국 선교의 가장 강점은 희생적인 헌신, 기도생활, 전도, 제자 양육, 교회 개척 순으로 나타났다. 정 선교사는 “무슬림권 내의 교회 개척에 있어서는 수많은 도전들이 있다. 그 중에 재정비되어야 할 과제는 바로 교회론이다. 핍박이 가세되는 서남아 무슬림권역의 현황에서 한국적인 제도적 교회를 발전시키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제도적인 교회에 익숙한 한국과 서구 교회들이 무슬림권에서 사도행전적인 가정교회를 격려하면서, 1세기적인 교회의 모습에 더욱 충실할 것을 제안해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도행전 16장에 나타난 루디아 가정 모임, 빌립보 간수 가정 모임을 무슬림권 내 최소교회 형태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바울이 순회하며 섬겼듯이, 박해와 도전이 심한 이슬람권에서 가정교회(모임)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1세기적 가정교회처럼 성숙한 현지 지도자들을 장로와 목사로 세워서 순회하며 여러 흩어진 가정교회들을 돌보게 함도 매우 좋은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정 선교사는 또한 “건강한 제자 양육을 통해 현지에 적합한 교회가 형성되도록 하자”면서 “관계중심적이고 가족적인 접근이 서남아 무슬림권역에서 매우 요긴하다. 무슬림 회심자들에게 성경을 직접 읽게 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그들의 문화와 말로 표현하게 하며, 쌍방으로 배우는 등, 현지 문화에 적접한 여러 방식들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나를 양육·훈련시켜 주고 싶어했으나, 어느 누구도 나의 친구가 되려고 하지 않았다”는 현지 무슬림 회심자의 말을 인용한 뒤, “제자화는 지식을 주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맺어가는 관점의 변화가 일어나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기도와 성령의 역사를 통한 상황화 적용을 강조하자 ▲삼자 파트너십(한국과 현지와 국제협력)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자 ▲차세대 크리스천을 시급히 준비하자고 했다.

정 선교사는 마지막으로 “서남아 무슬림권역에 사역의 열매가 맺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도가 심겨야 하고 더 많은 헌신자들이 있어야 한다. 더 많은 사랑과 인내로 준비된 사역자, 즉 전문성을 가진 사역자들이 필요하다”면서 “현지어를 비롯해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고, 한국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단점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지에서 성육신적으로 현지인들과 진정으로 친구가 되는 사역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 추진하는 ‘서남아 전략회의’와 같은 컨설테이션을 통해, 교회와 사역자들과 사역자 후보자들의 전략적인 유대가 이뤄지고 지속적인 연합과 교류와 격려가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대 미전도종족·전방개척권이자 기회의 땅
한국선교의 성숙 위해서도 돌파해야 할 과제

또 다른 발제자인 정보애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보다 더 전방개척적인 선교를 하기 위해 서남아 무슬림권역인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는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한국선교는 아시아의 경우 주로 동북아에서는 중국·몽골, 인도차이나에서는 태국·캄보디아·베트남, 동남아에서는 인도네시아를 위주로 이뤄져 왔다”면서 “그 결과 중국과 중국문화를 이해하고 그들과 동반자 선교를 하는 데는 좀 더 유연하지만, 인도와 인도문화에 대한 이해는 대단히 왜곡돼 있거나 거의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정 선교사는 “사실 인도차이나 불교권(태국·베트남·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과 동남아시아 무슬림권(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부르나이)은 중국과 인도라는 두 제국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이 각 국가와 장기간 함께 살면서 새로운 문화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면서 “이슬람권·불교권은 허공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현실 삶의 공간에서 독특함과 기회가 발견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교회에 인도와 인도인에 대한 이해는 반드시 필요하고 지금이 적시로 보인다”고 했다.

정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서남아 무슬림권역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쳣째, 세계에서 가장 큰 미전도종족·전방개척권이기 때문이다. 5억이라는 인구에서 그렇고, 필요해서 그렇고, 근대 국가로서의 형상이 이제 막 되고 있는 기회의 땅이기 대문이다. 결코 더럽거나 탈레반의 두려움의 땅이 아니다.

둘째, 현재와 미래 선교 방향에서 힌두권과 이슬람권이 한국교회의 중요한 미전도종족·전방개척권으로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민속종교·정령숭배·불교는 상대적으로 잘 이해하지만, 힌두교·이슬람교에 대한 이해는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선교의 질적인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돌파해야 할 과제다.

셋째, 한국교회가 인도와 인도문화, 서남아 무슬림의 실제를 바탕으로 서남아권을 올바로 이해한다면,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성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선교는 아시아교회가”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주도성도 아니다. 글로벌 세계교회의 선교 책임 가운데, 아시아에 있는 한국교회가 글로벌 동반자 선교를 하는 데 그 역할이 한편으로는 중국교회와 더불어 또 한편으로는 인도교회·파키스탄교회·방글라데시교회와 더불어 연합해야 하는 때가 왔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이 밖에도 서남아 각국 현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이 참여해 각자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