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2014 새세대아카데미(원장 곽요셉 목사, 연구소장 김선일 박사) 목회자 컨퍼런스가 ‘21세기 한국교회의 전도,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를 주제로 20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곽요셉 원장의 기조발제 이후 김철홍 교수(장신대)가 ‘바울 선교에 나타난 전도, 회심, 교회 개척의 특징’, 하도균 교수(서울신대)가 ‘세속화 시대의 전도, 평가와 제언’, 구병옥 교수(개신대)가 ‘공동체를 통한 전도: 사례와 평가’, 김선일 교수(웨민대)가 ‘최근 10년간 회심자 심증 이해를 통한 전도의 교훈’을 각각 발표했다.

바울 선교에 나타난 전도, 회심, 교회 개척의 특징

김철홍 교수는 바울의 전도·개종·교회 개척 방법상 특징으로 ①분리 언어(Separation Language) 사용 ②일대일 전도 ③고난과 종말의 예고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바울은 개종을 과거의 자아가 죽고 새로운 자아가 태어나는 ‘강력한 개종’으로 이해했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그는 예레미야 선지자가 받은 소명을 자신의 것으로 보고 파괴와 건설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도했으며, 이는 잘못된 세속적 세계관을 무너뜨리고 복음의 세계관을 새로 건설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분리 언어’에 대해선 “바울은 믿지 않는 자들을 ‘외인(outsiders·살전 4:11-12, 고전 5:12-13, 골 4:5)’이라 부르는 등 안과 밖을 분명하게 구분하는데, 언어세계의 변화가 인식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며 “이러한 구분은 바울의 마음 뿐 아니라 청중들의 마음 속에 어떤 심리적인 선(線)이 있을 때 가능하고, 이런 분리언어는 현대 전도학 이론의 인캡슐레이션(encapsulation), 즉 마치 캡슐에 사람을 넣듯 외부세계에서 분리하는 기법”이라고 전했다.

일대일 전도에 대해서는 “바울은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천막을 만드는 작업장에서 보내야 했지만, 노동을 하면서 전도했기 때문에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할 수 있었다”며 “천막을 만들고 구입하는 이들은 군대와 장거리 무역을 하는 상인들이었기 때문에, 바울은 이들을 통해 지중해 지방 여러 곳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다른 도시에 있는 교회의 내부 상황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고난과 종말의 예고’와 관련해서는 “바울은 개종자들이 우상숭배를 버리고 예수를 믿겠다는 의사를 밝힐 무렵(살전 1:9-10) 고난에 대해 경고하여, 사람들에게 자신의 결정을 다시 숙고하고 믿음을 스스로 확인하는 기회를 부여했다”며 “또 그리스도의 부활과 주님의 임박한 재림을 선포(살전 4:14, 5:1-2, 고전 1:7-8)함으로써 청중이 즉각 복음에 응답할 것을 요구했고, 심판을 피할 길을 가르쳐 줌으로써 우상숭배 중단의 대가를 두려워하는 이들의 결단을 좀 더 쉽게 했다”고 했다.

세속화 시대의 전도, 평가와 제언

하도균 교수는 “복음 전도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차원에서 어떠한 특징이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며 “지난 20세기 한국교회는 경이로운 성장을 이뤘지만 21세기 들어 정체기를 넘어선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는데, 다양한 측면으로 이를 설명할 수 있지만 ‘세속화‘의 관점에서 살펴보겠다”고 했다.

세속화란 그에 반대되는 기독교 전통과 깊은 연관이 있으며, 비시간적이며 불변적인 영원한 종교적인 세계와 대비되는 시간 속에 있는 것이나 이 세상의 삶에 속하는 것, 일시적이며 가변적인 세상을 가리킨다. 세속화는 문화 영역에서 종교적 결정권의 상실을 의미했고, 여기에 영향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반교회주의자나 명목상 교인, 물질주의자가 되는 등 기독교에 가공할 만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자연과학적 인식만이 객관적이고 보편타당한 진리를 말하는 유일한 방식이라 주장, 개인적·주관적인 종교나 도덕은 사적 영역에 머물게 했다.

세속화는 교회 속에도 나타나, ‘번영의 신’, ‘복음전도의 도구화’를 불러왔다. 번영신학은 한국 상황에서 샤머니즘에 근원을 둔 기복신앙에 편승해 활개를 치고 있고, 복음전도는 양적 성장을 위한 도구로 변질돼 장기적으로 교인들에게 피로감과 거부감을 갖게 한다. 이 외에도 전도를 어렵게 만드는 데는 무신론과 포스트모더니즘 같은 종교사상적 요인들, 물질지상주의와 스포츠·연예 문화의 종교화 등 사회문화적 요인들이 있다.

‘세속화 시대에 효율적이고 능력 있는 전도’에 대해 하 교수는 ①복음전도자의 복음에 대한 확신 ②전도 대상자의 필요와 욕구에 대한 이해 ③전도 대상자와의 인격적 관계 형성 ④질문을 통한 진지한 대화 등을 제시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박철홍 교수, 하도균 교수, 구병옥 교수, 김선일 교수. ⓒ이대웅 기자

첫째 항목에 대해 그는 “본질로 돌아가서 기독교가 가진 ‘영원성’을 갖고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세상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갖고 나가야 세속화의 벽을 뚫어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인간 스스로에게서 답을 찾으려 하고 스포츠나 연예 문화 같은 데서 의미를 찾고자 하지만, 그것들에서는 진정한 답을 찾을 수 없지 않느냐”며 “그들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것은 이미 성경에 답이 있는 기독교 뿐”이라고 강조했다.

인격적 관계 형성에 대해선 “익명성으로 인해 의미 있는 인간 관계 결핍 때문에 외롭고 소외된 자들에게,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은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외롭고 소외된 자들의 친구로 오신 예수님을 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도자가 그들의 친구가 돼야 한다”고 했다. 진지한 대화에 대해서는 “그들은 일방적 강의보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대화 중에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궁극적이고 실존적인 질문을 통해 전도 대상자는 자신의 실존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고, 자신의 사고가 잘못됐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공동체를 통한 전도: 사례와 평가

구병옥 교수는 5세기 성 패트릭의 ‘소속에서 믿음으로’ 켈트족 전도와 18세기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의 소그룹을 통한 전도, 국내 한 교회의 ‘목장교회’ 사례를 통해 “한국교회가 총체적 난국을 타개할 방법은 새로운 전도방법 모색보다는 교회의 공동체성 회복”이라고 지적했다. ‘조직 중심의 목회’를 속히 탈피하고, ‘삶과 실천 중심의 목회’, ‘유기적 공동체’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

구 교수는 이러한 변화 방향의 타당성과 함께 적용점으로 ①공동체를 통한 전도를 위해서는 교회가 역동적 소그룹을 제공해야 한다 ②역동적 소그룹을 위해서는 웨슬리의 지적처럼 가르치는 리더보다는 섬기고 모범을 보이는 리더를 세우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③이러한 리더를 배출하려면 효과적 양육체계가 필수적으로, 지식전달이 아닌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양육이 돼야 한다 ④전도와 회심의 과정적 측면을 충분히 인식하고, 단기적 처방보다는 시간을 갖고 교회의 공동체성 회복에 매진해야 한다 등을 제안했다.

또 ⑤‘소속에서 믿음으로’라는 패러다임을 받아들인다면, 방법론적 소그룹 제공보다 성도들의 삶 변화에 관심을 갖고 변화와 치유를 가져오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⑥삶의 변화와 소그룹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서는 삶의 적용을 돕는 설교가 돼야 한다 ⑦역동적 소그룹과 교회 공동체를 만들려면 남성의 소그룹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이는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⑧역동적 소그룹은 교회보다 자유로운 분위기가 제공되는 가정에서의 모임이 효과적이다 등을 덧붙였다.

▲올해 「전도의 유산」을 펴낸 김선일 아카데미 연구소장이 이야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회심자 심증 이해를 통한 전도의 교훈

김선일 교수는 韓·美·英 등에서 최근 10년간 회심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설문조사들을 토대로 그 특징과 한국교회에 주는 교훈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최근 10년간 회심자들의 특징으로 “기독교 신앙 여정에 들어서게 된 계기는 ‘아는 사람의 권유(52%)’가 압도적으로, 수련회나 전도집회(12%), 노방전도나 축호전도(1명) 등 계획된 시도보다 많았다”며 “‘특별한 계기가 없다’며 스스로 출석했다는 응답도 10%를 차지했다”고 보고했다.

또 회심 이전 상태나 신앙을 가지려 할 때 망설이는 요인은 다양했고, 신앙 여정에 들어설 때 ‘가족들이 도움을 줬다(43%)’는 대답이 많았다. 교회 결정의 기준은 ‘설교’가 많았고, ‘시설과 프로그램’은 고려하지 않았던 요인 중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김 교수는 설문 결과가 한국교회 전도에 주는 교훈으로 ‘복음 선포의 중심성’을 첫 손에 꼽았다. 그는 “신앙을 처음 탐색할 때는 아는 사람의 권유와 인도를 통해 교회와 접촉하지만, 신앙이 형성될 때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은 설교였다”며 “그들이 기억한 설교는 ‘복음의 중심 메시지’를 다룬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또 “사람들이 신앙에 관심을 보이고 교회의 문을 두드릴 때는 기독교 가르침의 진수를 알고 싶어한다는 것”이라며 “특히 그들에게 더욱 다가오는 메시지는 인간의 실존과 운명에 대해 결정적 도전을 던지는 죄와 용서, 영생, 은혜를 통한 구원,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같은 ‘하드코어 복음’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물론 처음부터 이러한 메시지를 들으려 교회와 연결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지만, 전도의 목표가 회심이고 온전한 회심은 단순히 교회에 등록하는 것 이상”이라며 “온전한 회심은 구원의 확신 뿐 아니라 가치관 변화를 수반하고 교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 되는 것이기에, 복음의 중심성이야말로 전도 사역을 의미 있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김 교수는 ‘일상의 힘’, ‘가족의 중요성’, ‘목회자의 역할’, ‘시설과 프로그램의 효과 검증’ 등을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교회에 나오게 되는 계기들은 특별한 전도집회나 전도하기 위해 고안된 집중적 케어가 아니라, 자신과 친분이나 안면이 있는 사람들의 지속적이고 진실한 관심과 배려였다”며 “그리고 사람들은 대체로 교회의 특별한 행사보다는 일상적이고 정기적인 예배를 통해 복음을 접하게 된다”고 말했다.

곽요셉 원장은 컨퍼런스에 앞서 “이 시간을 통해 성경으로 돌아가 참 본질을 회복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진방주 목사(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가 ‘최근 10년간 성장 교회들의 배경과 특징적 사역에 대한 고찰’을 발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