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추수감사절의 시기를 추석과 일치시키자-감사절을 토착문화에 뿌리내리자’는 제목의 논평을 17일 발표했다.

샬롬나비는 이 논평에서 “한국교회의 추수감사절은 우리 민족 고유의 한가위와 그 의미에서 상통한다”며 “추수감사절을 한국인들이 절기로 지키고 즐길 수 있는 감사를 실천하는 절기와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민속의 절기인 추석이야말로 기독교의 추수감사절의 문화적 등가어(cultural equivalent)”라며 “이것은 오늘날 우리들에게 민속 절기와 기독교 절기 사이의 갈등 해결 실마리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기독교가 한국 문화 속에 토착(土着)해 들어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복음의 상황화라는 측면에서, 추수감사절을 추석의 시기에 지키는 것은 우리 고유의 문화인 추석이라는 절기를 통하여 불신자 전도를 가능하게 한다”면서 “예배와 전통문화의 만남에 있어서 어떻게 둘 사이에 적절한 조화를 만들지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으나, 그러한 시도 자체만으로 기독교에 대해 이질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불신자들이 기독교 복음과 만나는 문화적의 통로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

추수감사절의 시기를 추석과 일치시키자.
감사절을 토착문화에 뿌리 내리자.

한국교회의 추수감사절은 하나님께 한 해의 수확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드리는 절기로 미국의 전통을 따라 매년 11월 셋째주일에 지킨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우리의 추석처럼 연례 최대 행사 중 하나로,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에 열린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청교도의 신대륙 정착을 기념하는 축제이다. 1620년 신앙의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 미국에 정착한 영국 청교도들이, 이듬해 추수를 마치고 하나님께 감사예배를 드린 데서 유래했다. 한국 장로교는 1904년 제4회 조선예수교장로회공의회에서 서경조 장로의 제의로, 우선 11월 10일을 감사절로 지키기로 결정하였다. 1914년 각 교파 선교부 회의를 통하여, 선교사가 처음 한국에 입국한 날을 기념해 11월 셋째 주 수요일을 감사절로 지키기로 결정했다. 그 후 수요일을 일요일로 변경, 매년 11월 셋째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기로 하여 오늘에 이른다.
 
샬롬나비는 추수감사절을 맞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1. 추수감사절의 시기를 추석과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

추수감사절의 시기를 추석과 일치시킬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교회의 추수감사절은 우리 민족 고유의 한가위와 그 의미에서 상통한다.
기독교의 추수감사절은 하나님께 한 해의 수확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드리고, 이웃과 풍성함을 누리는 절기이다. 추석은 천지신명에 대한 자연종교적 감사제이며, 추수감사절은 창조주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감사제다. 삶에 있어 얻은 결과를 자신들의 노력보다는 외부에서 주어진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그러한 축복에 대하여 감사한다는 면에서는 상통한다. 차이점은, 전자는 농경사회의 자연종교에서 나온 축제요 후자는 기독교 청교도 전통에서 유래한 축제라는 것이다. 감사 표현에 종교적 제례를 행하는데, 유교인들은 유교 제사를 드리나 기독교인들은 기독교 예배를 드린다. 기독교에서는 유교제사를 우상숭배로 강력히 부인하고 있어, 제사를 ‘우상 숭배’로 보는 기독교적 가치관과, ‘조상에 대한 효성의 표시’라는 유교적 가치관이 충돌하면서 빚어진다. 하지만 추석의 본래적인 본질은 하늘에 대한 감사라는 것을 인식하고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에 초점을 맞추고 해결책을 생각해야 한다. 성도들은 추석이 바로 한국 선조들의 토착적 추수감사절이었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추수감사절을 한국인들이 절기로 지키고 즐길 수 있는 감사를 실천하는 절기와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 감사의 대상은 다르지만 감사하는 문화를 확산시키고 절기의 시기를 일치시킴으로써 추수감사절과 추석이 서로 접근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된다는 의미이다.

둘째, 복음의 상황화(contextualization)가 필요하다.
복음에는 상황화가 필요하며 다른 문화 속에서 복음의 전파를 위해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민속의 절기인 추석이야말로 기독교의 추수감사절의 문화적 등가어(cultural equivalent)이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들에게 민속 절기와 기독교 절기 사이의 갈등 해결 실마리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기독교가 한국 문화 속에 토착(土着)해 들어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현재 한국교회는 미국장로교회의 전통을 따라 여태까지 11월 셋째 주를 추수감사절로 지키고 있지만, 추수감사절의 시기에 있어 미국과 한국과 문화적 상황은 다르다. 구약성경에 나타나는 맥추절에서 볼 수 있듯이,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추수감사절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국에서의 첫 수확은 11월이 아니라 9월이나 10월이 되어야 한다. 이 시기에 관해서는 우리 민족 고유의 감사절이라고 할 수 있는 한가위를 기준으로 정하다면 가장 무난하다. 이러한 전통문화와 결합된 토착예배는 우리 민족의 특수성을 반영하고 있어,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더욱 부각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제 한국교회는 추수감사절에 대한 원형적 의미(첫 수확을 하나님께 드린다)를 되새기며, 추수감사절의 시기를 추석과 일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그리스도께서 성육신하신 그 의미를 오늘날 한국교회가 오늘날 시대에서 문화적 차원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셋째, 추수감사절이 불신자 전도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
복음의 상황화라는 측면에서, 추수감사절을 추석의 시기에 지키는 것은 우리 고유의 문화인 추석이라는 절기를 통하여 불신자 전도를 가능하게 한다. 다시 말하지만, 햇곡식과 햇과일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의미에서, 한가위와 추수감사절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추수감사예배를 한가위 때에 드리고 있는 각 교회들은,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예배를 재구성하며, 교계와 교인, 그리고 지역주민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추석을 추수감사절로 지키는 시도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불신자들에게도 친숙한 문화로 이해돼, 전도활동에 있어서도 더욱 효과적이라는 평가이다. 예배와 전통문화의 만남에 있어서 어떻게 둘 사이에 적절한 조화를 만들지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으나, 그러한 시도 자체만으로 기독교에 대해 이질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불신자들이 기독교 복음과 만나는 문화적의 통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2. 한국교회는 감사를 생활화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추수감사절의 핵심적인 내용은 감사이다.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지만 감사라는 면에 있어서는 오히려 쇠퇴한 면이 적지 않다. 신문과 방송에서 볼 수 있는 각종 폭력 사건들과 부정부패와 사회적 갈등의 사건들이 그 증거들 중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감사하는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저지르기 어렵고, 감사하는 문화 속에서 나타나기 어려운 사건들이다.
  
신학적으로 보면 감사와 관련된 용어는 grace, gratis, gratitude이다. 은총과 무료와 감사이다. 은총이라는 것은 값을 지불함이 없이 주어지기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이 우러나올 수밖에 없다. 감사를 해야 될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이다. 하나님은 사람들과 환경을 통해서, 또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사람들의 삶을 인도하고 계신다. 모든 삶의 감사할 것들의 근원에는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가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제까지 삶의 부정적인 삶의 측면에 맞추고 거기에 주의를 집중해왔다면 이제는 국민 모두가 그러한 습관을 바꾸고 감사를 생활화해야 한다. 감사절에도 감사하지만 일 년 365일이 감사절이 되어야 한다. 추수감사절의 본질인 감사가 일 년 내내 실천되는 문화와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는 감사라는 신앙적인 실천을 통해 감사하는 사회와 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고 그것이 교회가 한국 사회에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다.

2014년 11월 17일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