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좋은 관계를 장기적으로 이어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바람직한 관계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비로소 지속될 수 있다. 특별히 연애관계, 부부관계, 자녀관계 등 모든 관계는 언제 깨어질지도 모르는 힘겨운 관계이다. 왜 관계를 지속할 수 없는 것인가?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에 부모와 자신을 돌봐준 사람들과 나누는 감정적·육체적 교류는, 어른이 되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영향을 미친다. 건강한 가족에서 자란 아이는 성공적인 관계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성격을 형성해나가지만, 일반적인 경우 부모와의 부정적인 교류를 부정적인 패턴으로 받아들여 내면화시킨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긍정적인, 그리고 부정적인 교류 모두를 가정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부모가 자신의 실수를 깨닫지 못하면, 자녀에게 파괴적인 행동 패턴을 그대로 물려준다. 관계를 파괴하는 행동은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경험하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이는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모르고, 잘못하고 있는지 잘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이다. 아이가 자라나면서 때로는 타인에게 받아들여지고 때로는 거절당하면서, 나름대로 터득한 요령으로 살아남게 마련이다.

문제는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었을 때, 어린 시절의 부정적인 패턴이 남아 있다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다행히 성장과정에서 익힌 부정적인 행동 패턴을 고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지만,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는 모험을 하여야 한다.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평화하라”(롬 12:18)고 성경은 말한다. 그러면 어떻게 관계를 파괴하지 않고 좋게 유지할 수 있을까? 심리학자 랜디 건서에 의하면, 인간은 모두 관계파괴자라고 한다. 관계파괴자란, 좋지 못한 행동으로 관계에 위험을 빠뜨리는 나쁜 사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건서가 주장하는 관계파괴자란, 성공적인 관계를 원하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행동을 하여 관계를 서서히 망가뜨리는 사람을 말한다.

자신의 부정적인 행동 패턴을 깨닫기 위하여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친구 또는 배우자에게 들었던, 본인에 대한 불만이 비슷한 점이 있었는가? 변화를 바라는 친구 또는 배우자의 요청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는가? 친구 또는 배우자가 힘들어할 때 자신의 입장만을 옹호했는가? 상대방이 자신의 행동을 싫어하면 오히려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잘못을 지적하려 드는가? 관계 형성이 지속되지 않는 이유는 상대방을 잘못 만났기 때문인가? “그렇다”는 대답의 빈도가 높을수록 자신의 관계파괴성을 숙고해 봐야 한다.

우리는 쉽게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나는 저 사람과는 잘 안 맞아” “그 사람은 전혀 나를 이해 못 해” “좋은 관계를 아주 오랫동안 유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라며 자신을 합리화시킨다.

관계가 파괴되었는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깨닫지 못하는 경우, 본인은 잘못이 하나도 없는데 상대방이 떠난 경우,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관계가 서서히 무너져 가는 경우 등의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스스로 내가 의도하지 않게 관계파괴자가 아니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관계파괴자가 되지 않기 위한 출발점은 원인을 자신 안에서 찾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 그 회복의 방안을 제시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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